오늘의 역사 잡지식 : 삼국유사의 저자는 일연?
또 오랜만에 돌아온 나
최근 자주 보이는 것은 시험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시험 기간엔 뭔들 재밌음
플러스로, 오늘은 간단히 치고 갑니다.
일반적으로 삼국유사의 저자는 일연으로 알려져 있죠.
그런데 일연의 단독 서술만큼은 절대 아니라는 게 최근 들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후소장사리> 기사의 말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 이상의 내용은 무극이 기록한다
'무극'이라는 서술자가 등장하는 걸 확인할 수 있죠
또 <전후소장사리> 기사는 삼국유사의 다른 부분과 좀 다른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기사는 '사건의 서술->찬하는(기리는) 시'의 형식을 거의 갖추고 있는데
이 기사는 '사건의 서술->찬하는 시->사건 서술에 대한 비판'의 형식을 갖추고 있죠
여기서 '사건 서술에 대한 비판' 부분의 끝에 무극이라는 사람이 등장하는 거구요
그래서 실학자인 안정복은 일연의 호가 무극이라고 해석했지만,
지금은 무극이 일연의 제자였다는 게 정설입니다.
또 <고조선>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주석이 붙어 있습니다
~~~ 개성의 동쪽에 있다고 했으니, 지금의 백악궁이다
자칫 지나가기 쉽지만, 이 백악궁이라는 건물, 14세기 후반에 지어집니다
근데 일연은 13세기의 인물이란 말이죠
일연이 기록할 수 없는 사실이 삼국유사에 남아있는 겁니다
물론 일연이 삼국유사의 저술에 일절 참여하지 않은 것은 아니구요
일연이 주 저자인 것도 맞습니다
실제 일연이 머물렀던 곳에 관한 기록이 다른 곳의 서술에 비해 매우 양이 많기도 해요
중요한 건, 일연의 단독 저술로만 삼국유사를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이는 삼국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삼국사기도 김부식 혼자서 쓴 건 아니거든요
덧붙여, 일연 그 자신은 삼국유사를 저술한 걸 인생의 큰 부분으로 생각한 거 같지 않고,
제자들의 생각도 그와 비슷했던 거 같고, 후대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거 같아요
일연의 행적을 기록한 인각사 보각국사비에는 삼국유사에 관한 기록보다는 다른 활동에 관한 기록이 주를 이루고 있고 조선 대에도 실학자 안정복을 제외하면 삼국유사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거든요
[오늘의 역사 잡지식 1 : 서동요와 선화공주] https://orbi.kr/00037641895
[오늘의 역사 잡지식 2 : 축성의 달인 가토 기요마사] https://orbi.kr/00037667479
[오늘의 역사 잡지식 3 : 진평왕의 원대한 꿈] https://orbi.kr/00037964036
[오늘의 역사 잡지식 4 : 앙리 4세의 유언] https://orbi.kr/00037996176
[오늘의 역사 잡지식 5 : 신항로 개척과 임진왜란] https://orbi.kr/00038174584
[오늘의 역사 잡지식 6 : 일기토] https://orbi.kr/00038313181
[오늘의 역사 잡지식 7 : 라스카사스 - 반식민운동과 노예 장려] https://orbi.kr/00038777847
[오늘의 역사 잡지식 8 : 동방의 예루살렘, 한국의 모스크바] https://orbi.kr/00039353742
[오늘의 역사 잡지식 9 : 마라톤 전투의 뒷이야기] https://orbi.kr/00039446583
[오늘의 역사 잡지식 10 : 투트모세 4세의 스핑크스 발굴] https://orbi.kr/00039547389
[오늘의 역사 잡지식 11 : 천관우-한국사학계의 먼치킨] https://orbi.kr/00039562829
[오늘의 역사 잡지식 12 : 연천 전곡리 유적] https://orbi.kr/00039716742
[오늘의 역사 잡지식 13 : 고대 문자의 보존] https://orbi.kr/00039737161
[오늘의 역사 잡지식 14 : 쿠릴타이=만장일치?] https://orbi.kr/00039810673
[오늘의 역사 잡지식 15 : 러시아의 대머리 징크스] https://orbi.kr/00039858565
[오늘의 역사 잡지식 16 : 데카르트를 죽음으로 이끈 여왕] https://orbi.kr/00039928669
[오늘의 역사 잡지식 17 : 권력욕의 화신 위안스카이] https://orbi.kr/00040043207
[오늘의 역사 잡지식 18 : 간단한 기년법 정리] https://orbi.kr/00040188677
[오늘의 역사 잡지식 19 : 4대 문명이라는 허상?] https://orbi.kr/00040209542
[오늘의 역사 잡지식 20 : 토머스 제퍼슨의 토루 발굴] https://orbi.kr/00040310400
[오늘의 역사 잡지식 21 : 그들이 생각한 흑사병의 원인] https://orbi.kr/00040332776
[오늘의 역사 잡지식 22 : 홍무제랑 이성계 사돈 될 뻔한 썰] https://orbi.kr/00040410602
[오늘의 역사 잡지식 23 : 영정법의 실효성] https://orbi.kr/00040475139
[오늘의 역사 잡지식 24 : 상상도 못한 이유로 종결된 병자호란] https://orbi.kr/00040477593
[오늘의 역사 잡지식 25 : 상나라의 청동 기술] https://orbi.kr/00040567409
[오늘의 역사 잡지식 26 : 삼년산성의 우주방어] https://orbi.kr/00040800841
[오늘의 역사 잡지식 27 : 익산이 백제의 수도?] https://orbi.kr/00040823486
[오늘의 역사 잡지식 28 : who is 소쌍] https://orbi.kr/00040830251
[오늘의 역사 잡지식 29 : 석촌동의 지명 유래] https://orbi.kr/00040841097
[오늘의 역사 잡지식 30 : 광개토왕비(1) 재발견] https://orbi.kr/00040874707
[오늘의 역사 잡지식 31 : 광개토왕비(2) 신묘년조 발견] https://orbi.kr/00040947507
[오늘의 역사 잡지식 32 : 광개토왕비(3) 넣을까 말까 넣을까 말까 넣넣넣넣] https://orbi.kr/00040958717
[오늘의 역사 잡지식 33 : 쌍팔년도] https://orbi.kr/00040959530
[오늘의 역사 잡지식 34 : 광개토왕비(4) 여러분 이거 다 조작인 거 아시죠?] https://orbi.kr/00040970430
[오늘의 역사 잡지식 35 : 광개토왕비(5) 텍스트의 한계를 넘어] https://orbi.kr/00040997516
[오늘의 역사 잡지식 36 : 발해 왕사 미스터리] https://orbi.kr/00041005448
[오늘의 역사 잡지식 37 : 도조 히데키의 마지막 작전] https://orbi.kr/00041049555
[오늘의 역사 잡지식 38 : 수상한 반란] https://orbi.kr/00041114108
[오늘의 역사 잡지식 39 : 숨겨진 전쟁, 2차 여요전쟁] https://orbi.kr/00041175117
[오늘의 역사 잡지식 40 : 중국에서 발견된 단군신화?] https://orbi.kr/00041200103
[오늘의 역사 잡지식 41 : 홉스 왕립학회 짤린 썰] https://orbi.kr/00041234691
[오늘의 역사 잡지식 42 : 이사부의 성씨] https://orbi.kr/00041392205
[오늘의 역사 잡지식 43 : 대통령이 된 과학자] https://orbi.kr/00041412750
[오늘의 역사 잡지식 44 : 고구려의 국성은 해씨?] https://orbi.kr/00041584826
[오늘의 역사 잡지식 45 : 가톨릭 두쪽나다, 아니 세쪽?] https://orbi.kr/00041754585
[오늘의 역사 잡지식 46 : 이 성유물을 거짓이다!] https://orbi.kr/00041867048
[오늘의 역사 잡지식 47 : 슬픈 변경] https://orbi.kr/00041921792
[오늘의 역사 잡지식 48 : 사냥꾼인가 처리반인가] https://orbi.kr/00041987200
[오늘의 역사 잡지식 49 : 장수의 비결?] https://orbi.kr/00042601633
[오늘의 역사 잡지식 50 : 광해군의 중립 외교?] https://orbi.kr/00043677568
[오늘의 역사 잡지식 51 : 프리드리히의 비밀] https://orbi.kr/00054442499
[오늘의 역사 잡지식 52 : 원쑤가 된 북한과 중국] https://orbi.kr/00054997784
[오늘의 역사 잡지식 53 : 흔한 국왕의 드립력] https://orbi.kr/00056394074]
[오늘의 역사 잡지식 54 : 한글 창제 이전의 한국어] ]https://orbi.kr/00056519702
[오늘의 역사 잡지식 55 : 제망매가부터 무량수까지] https://orbi.kr/00056714818
[오늘의 역사 잡지식 56 : 예송논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https://orbi.kr/00057017304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제 내게 남은 이명학 실모는 2개뿐.. 점수 꼬라지는 여전히.. 아니 진짜...
-
오늘 10시에 내년 두각 시간표가 뜨니까...
-
뭘 더 추천함?? 타임어택 ptsd 있으면 쌍지가 맞겠죠?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9월 모의평가 시험지를 살펴 볼 때 전에는...
-
방법 아침 아아 샷추가 점심 바닐라라떼 아니면 밥 반공기랑 반찬 조금 저녁 안머금...
-
근데 난 5수예정임...
-
국황님들 컴컴 5
22학년도 수능 22번 시 관련 문제인데, 만약 여기서 1번 선지서 묵화에서 묵이...
-
그게 아니면 점수가 한달만에 이렇게 떨어질 리가 없음ㅆㅂ
-
여자만 4
수능볼때 ㅂㄹ 불편해서 안하고싶은데 좀 그러려나?
-
과연 점수는 ㄷㄷ 채점해볼게여
-
진짜 ㅈ같다
-
2키로쪘으니까...응시발
-
이 임티 개웃김 3
얼마나 카톡임티 내달라는 말이 많았으면 ㅋㅋㅋ
-
국어 소설에서 인물 어디서 뭐했는지 묻는 문제 어케 푸냐 ㄹㅇ 5
ㅅㅂ 이거 어케 하나하나 다 기억합? 누가 어디서 뭐햇는지 이거 어케 푸노
-
8번 소수민족도 그렇고 10번 동아리 공식조직도 그렇고
-
조언 부탁드려요…. 11덮 83 나왓는데(언매1틀 문학1틀 나머지 독서)...
-
노인네는 자기집 개 이름 맘에 안드는 놈 이름으로 지어서 돌려까고 거기에 또철이는 발작하고
-
이감 6-9 랑 강x 16회 지하실 저점 달성함 씨발 뭐지
-
재수하는 비율이 60퍼가 넘어 올해는 70퍼임 그래서 외롭지 않아! 우하하
-
돈을 만원을 넘게 냈으니 알아서 잘 보정해줄거라 굳게 믿는중
-
쿠쿠리 어디감? 2
어디갔써
-
국어 실모 0
2회 분량 정도만 수능 전까지 주당 한개 풀고 싶은데 낱개로 파는 실모 있을까요?...
-
톡할사람은 톡 하겟지 진짜 혐오스러운애로 스토리 도배된거 못보겠다
-
사상 자체가 형이상학적인 거고 이걸 언어로 표현하는 게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음...
-
님들 이거 어디가 틀린걸까요,,,지로함수 쉬운4점,, 5
객관식에 제 답이 없어요,,,
-
얘 카톡에서도 쓰고 시픔
-
입으로 말하는거 말고도 글로 표현하는 능력도 퇴화했어요. 그래서 무슨 현대예술을...
-
노래 왤케좋음?
-
정법 질문점 3
1심의 판결에 대해 항소한 뒤 항소법원(합의부든 고등이든) 의 결정에 이의를...
-
안하도록하겠습니다
-
수능 샤프 필기감이 도저히 손에 안잡혀서 연필 쓰려고 하는데 추천해주실 만한거 있나요?
-
뒷쪽의 실모 풀어보신 분 있나요?? 다른 실모는 점수 다 잘 나왔는데 수완 실모...
-
사진도. 다시 찍어야함
-
문제를 많이 틀렸기 때문임
-
오늘 11덮 이감6-9 풀었는데 둘이 점수가 똑같음 8
이감은 심지어 엔제처럼 걍 쉬면서 풀었는데... ㅋ.ㅋ ㅅㅂ
-
어떻게함요... ..
-
ㅜㅜ?닉 언급 밴?? 하면안대는거임?
-
쉽다 생각하고 풀었는데 문학 의문사가 많네요…
-
이거 많이 빡센거 맞겠죠? 하나하나가 무겁네.....
-
네
-
이지영 임정환 중에 하나 풀까 싶은데 뭐가 좋나요 어렵고 새로운 개념이 있는 것보단...
-
개어렵네 이걸 시간내에 다푼사람은 도대체 뭐야
-
나만 그럼?
-
앞으로 600.
-
물2가 많넹
-
그만큼 흉기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기때문입니다 교수님 (휴학중)
-
댓글 달면 대신 분석해 드립니다 나중에 유산소 하면서
자기 학과에 대한 만족도가 1000%
ㄹㅇㅋㅋ
설대 역사학과가 너무가고싶은...
역사학부는 열린 무우우우우운~
이것과 별개로 삼국사기는 괴력난신에 대해선 논하지않는 것이 철칙이잖아요?
반대로 삼국유사는 특히 설화도 거리낌없이 다루었는데
일연이 승려여서 좀더 불교적인? 그러니까 비현실적인 이야기에 대해 거부감없이 서술했다고 생각하는데 맞나요?
'불교적인' 것을 '비현실적인' 것과 동치시키는 건 어려울 거 같구요
일연은 불교 관련 서술에 주목했기 때문에 불교와 관련된 것이라면 비상식적인 것이라도 서술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사실 삼국사기가 '괴력난신'을 완전히 배제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유교적 합리주의 사관을 표방하긴 했지만, 고려시대에 유교에 완전히 경도된 사람이 나오긴 힘들 거라고 생각하구요, 단적으로 삼국사기에 박혁거세 설화랑 주몽 설화는 다 나오거든요
삼국유사의 핵심은 '유사(버려진 역사)'와 불교에 있다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불교
삼국사기를 비롯한 기존의 서술에서 배제되었(다고 일연 등이 판단했)던 사실을 역사의 한편으로 격상시키는 한편, 불교와 관련된 서술에 매우 치중했어요
일반적으로 삼국유사라고 하면 고조선이나 가야에 대해 서술한 걸 떠올리시지만, 삼국유사는 5권 중 3권을 불교 관련 이야기에 할애한, 대단히 불교적인 서적이란 걸 알아두셔야 해요.
국사학과 오세효…
멋져요
아닌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