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 & Ins [669448] · MS 2016 · 쪽지

2016-07-10 10:50:31
조회수 11,472

[사회] 혼자 있는 시간이 중요합니다, 특히 요즘 세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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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이 중요합니다, 특히 요즘 세상에는




by Scott Campbell

스콧 캠벨은 미시건대학 전기통신공학과 교수로 특히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미디어의 사회적인 영향력을 조사하는 연구를 한다.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한 의사소통 패턴이 이를테면 소셜 네트워크와 시민 활동과 같이 사회 생활의 사적 그리고 공적 측면 양면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 몇몇은 서로 다른 여러 사회와 더 넓은 국면의 미디어 환경 하에서 모바일 통신 기술의 역할이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알기 위해 비교 접근법을 사용한다.







좋은 선택을 했다. (사진: 로이터 / 야니스 코토글루)





혼자 있는 것은 장점이 많다. 생각과 행동이 자유로워진다. 창의력이 증가한다. 상상력이 배회할 땅이 생겨난다. 고독은 또한 타인과의 연대감을 풍요롭게 한다. 친밀감과 감정 이입을 향상시키는 관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물론 고독이 항상 긍정적인 경험은 아니다. 때로,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는, 고독이 외로움과 고립의 느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고독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들, 가령 음식이 그렇듯이 말이다. 음식과 마찬가지로, 일상에서 경험하는 고독 역시 그 질과 양을 유념하면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는 일부러 만들어낸 고독에도, 뜻하지 않게 마주하게 된 고독에도 마찬가지다. 두 가지 고독 모두 위에서 언급한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후자는 적어도 몇몇 사람에게는 멸종 위기에 처한 존재가 된 것 같다.


지금까지 사회심리학에서 고독은 물리적으로, 혹은 신체적으로 혼자 있는 상태정의되고 그렇게 평가되었으며, 가끔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지만 같이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가리켰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고, 다른 사람과 “같이 있는” 가능성도 바뀌었다.


“숲 속에서 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는데 주변에 아무도 없어 그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그 나무는 소리를 내는 것인가?” 이 오래된 철학적 질문은 익히 들어보았을 것이다. 필자는 지난해 여름 고독을 다룬 연구 문헌을 샅샅이 뒤지다가 이 질문을 새로이 해석한 질문을 접했다. “어떤 사람이 숲 속에 혼자 있는데 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지만, 그 사람은 문자를 보내느라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 역시 고독으로 보아야 하는가?”



혼자 있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모바일 기기와 소셜 미디어 덕분에 이제 우리는 늘 자신의 네트워크를 지니고 다닌다. 이렇게 타인과의 접촉이 끊임없이 계속되는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가 열리면서 고독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고독을 어떻게 경험하느냐뿐만 아니라, 어떻게 연구하느냐에 대한 문제도 있다. 고독에 대한 생각과 판단에 대한 지금까지의 견해가 더 이상 소용이 없다면, 이제 우리에겐 고독에 대한 이해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과학적 도구가 없는 셈이다. 디지털의 세계에서 사람들이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를 통해 서로를 연결하는 방식을 고려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얼마나 고독을 느끼는지, 고독에서 혜택을 받는지 고독 때문에 괴로워하는지, 또는 고독을 경험하는 방식은 어떻게 다른지 전혀 알 길이 없다. 지난해 여름 고독에 관한 읽기를 마친 후, 필자에게 남은 것은 고독에 대한 연구가 막다른 지경에 몰렸으며, 재시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재시동은 지난해 가을, 셰리 터클 MIT 교수의 저서 <대화 되찾기(Reclaiming Conversation)>가 나오면서 시작되었다. 디지털 미디어와 직접 대면하는 대화의 몰락을 비평한 이 책은 아낌없는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 여기에 대한 논쟁을 잠시 젖혀두자면, 는 디지털 시대에 고독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내는 데에도 일조하고 있다. 


터클 교수의 주장 가운데 하나는, 언제 어디서나 타인과의 연결이 가능하다는 것은 원하지 않는 고독을 경험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이 주제에 대해서는 루이스 C.K.의 코믹한 불평도 볼 만하다). 이것이 문제인 이유는 터클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는 고독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 스스로를 준비시킨다.” 터클이 볼 때 근본적인 문제는 기술, 특히 모바일 통신 때문에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재미없는 지루함을 너무나 쉽게 피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지루함 말고도 한가한 시간에 생각에 잠기는 대신 스마트폰을 집어들게 만드는 핵심적인 이유는 몇 가지가 더 있다. 혼자 있음의 혜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일부러라도 고독한 시간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도 그런 것들이다.



항상 연결되어 있고, 자동화는 더 심해졌고


우리는 접근성에 대한 기대가 높은 시대에 살고 있다. 사회학자 리치 링은 모바일 통신이 당연히 누려야 하는 새로운 무언가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마치 현대에 들어와 누구나 손쉽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듯이 말이다. 모바일 통신이 신기한 기술이었던 시절에는 “하루 종일” 통신에 연결된다는 것은 특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접근성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연구한 링의 이론은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설문 조사의 결과로도 뒷받침된다. 이 조사에서 십대의 80%가 폰을 매 시간마다 체크한다고 답했고, 72%는 메시지가 오면 즉각 답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했다.


모바일 통신이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자리잡으면서 인간의 인지처리에도 모바일 통신이 그 배경으로 침투하고 있다. 사람들은 손목시계나 스테이플러 같은 흔한 인공물을 사용할 때 의식적인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데, 이제 매일의 일상에서 당연히 존재하는 모바일 기기가 그런 인공물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 사람들이 운전 중에 문자를 보내고 받는 행위를 하는 것도 모바일 폰을 사용하는 것이 무심한 습관, 즉 덜 의식적인 행위가 되어가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제 모바일 통신은 새로운 혁신이 아니라 우리 곁에 늘 붙어 있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모바일 기기가 신호를 보내면 사람들은 대개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반응을 한다. 심지어 우리의 모바일 기기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데도 “상상 진동(역주: 휴대폰이 진동하지 않는데도 진동이 느껴지는 것 같아 자꾸 확인하게 되는 증상)에 자동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모바일 기기에 집착하는 습관은 정서적 상태와 환경이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몇 년 전 필자는 몇 명 안 되는 무리에 섞여 마이애미 근처 영장류 보호구역에 갔다. 이곳의 특이한 점은 인간은 우리 속에 들어가 있고 영장류들이 마음대로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보호구역 관리 측에서 잠시 우리를 열어주었는데, 다음 순간 사람들은 친구를 사귀고 싶어하는 거미원숭이들에게 빈틈없이 둘러싸였다(물론 견과류와 건포도를 갖고 있어야 친구 자격이 있었다). 처음에는 당장이라도 모바일 기기를 꺼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인생의 놀라운 순간에도 생각을 하지 않고 모바일 기기를 꺼내든다면, 의도하지 않은 고독이 찾아왔을 때도 같은 일을 할 확률이 크다. 이런 성향은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 통신에 접근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악화되고 있다. 필자는 모든 사람이 삶에서 고독을 더 느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고독을 더 이상 강제로 접하지 않게 된 지금, 일부러라도 혼자 있는 시간, 장소, 행동을 만들어내는 생각을 좀더 해보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 싶다. 원자와 분자로 이루어진 물리적 세계에서뿐 아니라 비트와 바이트로 이루어진 디지털 세계에서도.



이 기사는 본래 The Conversation 에 게재되었다. Twitter 계정은 @ConversationUS 다.







출처 : Quartz

원제 : The importance of being alone in the digital 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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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15 · 400390 · 16/07/10 18:30 · MS 2012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Shean.T(이서현) · 253967 · 16/07/10 19:55 · MS 2008

    "내가 카톡을 보냈는데, 답을 안 하고, 페북에는 들어와있더라. 나쁜 놈."이라는 말을 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 개인적으로, 카톡이 왔을 때 즉각 답을 해야하는 '의무'는 없는데 말이죠. 업무에 관한 게 아니라면, 카톡 답은 하고 싶은 시간에 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하는 게 참 중요해지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 분노의뚱만이 · 497583 · 17/03/15 04:48 · MS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