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신 [690357]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24-06-24 19:41:08
조회수 16,031

평범한 35살의 대학교 시절 이후 인생

게시글 주소: https://mission.orbi.kr/00068531265

안녕하세요^^
제 커리어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조그마한 impact라도 줄 수 있길 기대하며 글을 적어봅니다.

저는 현재 전략 컨설팅 회사에서 이사 직급으로 재직중인 35살의 평범한 남자입니다.

아마 여기 계신분들은 취업보다는 대입 입시가 더 주된 관심사이겠지만,
저 또한 한참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대입을 고민하는 시점부터 조금 더 폭넓게, 더 장기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별도로 저는 대학생 및 취준생들 대상으로 커리어 관련된 강연을 별도로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강사이기도 합니다.

저는 커리어 상 탁월한 업적을 내거나 'named'가 된 적은 없지만, 졸업 이후 커리어 측면으로 꽤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장점과 단점을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1. 대학 시절 ~ 첫직장 (대기업 구매팀)
- 공대를 졸업했습니다. 평범한 학점과 스펙으로 무난히(?) 대기업에 입사를 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기업 취업 또는 대학원의 선택지를 두고 고민했고, 저 또한 이 두가지 외의 선택지를 넓히는 고민은 충분히 하지 못한 채 제조업을 주로 하는 대기업에 입사했습니다.
- 다만, 저는 학부시절부터 공학이 저랑은 정말 안맞았습니다. 일단 재미가 없었고 조금 더 세상을 크고 폭넓게, 기업에 취직한다면 조금 더 전체적으로 회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 그래서 구매팀이 제 첫 커리어였고, 어찌저찌 일도 열심히 하고 인정 받다보니 2년 쯤 뒤 전략기획이라는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2. 전략 컨설팅을 처음 알게 되다. (Local 전략 컨설팅 firm)

- 전략기획으로 배정받고 나서 혼자 해외출장 가서 큰 계약도 성사 시켜보고, 여러가지 굵직한 경험들을 한 것은 좋았습니다.  다만, 내가 이 회사에서 정말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계속 들었습니다. 아무리 날고 기어도 회사의 성장 속도나 시스템의 크기 안에서 제 자신은 너무 작고 보잘것 없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 그러던 와중, 회사가 중장기 전략이라는 주제로 전략컨설팅을 받게 되었는데, 처음 그 회사의 PM(Project manager)이란 분의 발표를 들으면서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말을 논리적으로 잘하고, 아주 단기간 내에 우리 회사가 풀지 못한 숙제를 차근차근히 수행해 가는 professionalism에 매료되었던 것 같습니다.
- 이후 해당 회사와 관련있는 Local firm으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 컨설팅에 관한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대기업 기존 연봉 10% 삭감은 꽤 납득할만한 조건이어서, 별 고민 없이 커리어 체인지를 처음으로 하게 됩니다

3. Local 컨설팅 firm에서
- 회사 규모가 작다보니, 주로 중견기업이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해가며 컨설팅 일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 요새도 사실 컨설팅에 대한 무용론 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개인적 측면에서는 다양한 function과 sector에 대해 빠른 learning curve를 그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기 때문에, 워라밸이 없더라도 저는 매우 열심히 일을 하며 빠르게 성장을 해 나갔습니다.

4. 금융 Sector로..
- 2년 남짓 구르다보니, 꽤 제법 컨설팅에 대한 이해도가 쌓였고, 저는 조금 더 큰 프로젝트 그 중에서도 PE (Private Equity)를 주 고객으로 삼고, 기업 자체에 대한 value를 높이기 위한 회사로 이직하게 됩니다.
- 자본 시장의 정점, 그리고 최첨단기술을 보유한 회사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게 되면서 또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5. Global major consulting firm으로
- 그럼에도 대기업 프로젝트는 많지 않아서 글로벌 컨설팅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됩니다. 이 때 연봉이 꽤 많이 뛰었고, 연차가 쌓이다보니 senior role을 맡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 시간이 1,2년쯤 지나 저도 어느덧 하나의 프로젝트를 총괄해서 진행하는 Project manager를 하게 되었습니다.

6. 창업
-회사를 열심히 다니면서도 제가 관심있어 하는 sector가 있어 IT 창업을 별도로 했습니다. Exit도 아니고 심지어 사업화까지 이어지지도 못했으나 (여러 법적인 issue를 직면하였습니다.) 이때 여러 networking을 하면서 알게된 분들이 저에게 생각치도 못한 좋은 기회를 주게 되었습니다.

7. 스타트업 취업
- 창업 관련 networking 하다가 건너건너 알게된 스타트업 대표님 (업력이 10년이 넘어 중견기업 규모가 된 기업) 과 좋은 인연이 생겨 꽤 이른 나이에 특정 목표를 부여 받은 임원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 해당 스타트업에서 그간 쌓았던 전략컨설팅이란 것이, 꽤 밥값을 하게 해준다는 확신이 숫자로 증명되어 좋았습니다. 매출은 상승하고, 비용이 줄어들어 기업가치가 오르다보니 꽤 좋은 가격에 exit을 할 수 있었고, 저도 특수 목적을 이루다 보니까 좋은 조건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8. 다시 컨설팅 회사로
- 다시 글로벌 컨설팅 회사로 오게 되었습니다. 직급이나 연봉이 상향되어 별 고민 없이 옮기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 그래도 현재 가장 오랜 기간 다니고 있는 회사이긴 하지만, 아직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지 않아 갈등입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을까..?


제 커리어 roadmap 상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저는 명확한 vision이나 목표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Top- down으로 커리어가 개발되지 않고 bottom-up으로 그때 그때 가능성 있어보이는 곳으로 옮기다보니, 성장 속도나 제 커리어의 혁신의 impact가 한계가 있던 것 같습니다.

반대로 vision이 명확하고 Top-down으로 커리어를 개발하시는 분들을 보면 매우 빠른 성장속도와 내적 동기부여가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업무 성과도 훨씬 큰 것 같습니다.

내 인생의 Vision과 Mission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이 되고 싶은가?는
어릴때부터 치열하게 탐색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생각의 저변을 넓히고 넓어진 그릇 안에서 많은 경험이 담기다보면
꽤 빠른 시간 안에 인생 목표가 생기고, 그렇게 자신만의 북극성을 잡고 있는 사람이 더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경험하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다보니 저도 커리어 강연을 하면서 이런 자신만의 꿈을 구체적으로 찾아가는 법에 대해 매우 강조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찾으시는 분들이 훨씬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고 설계하시는 것이 큰 기쁨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현시점에서 가장 많은 고민의 비중을 차지 하는 것이 높은 수능점수를 기반으로 한 좋은 학교, 좋은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겠으나,
"나의 선택, 나만의 Why"에 대해 답하기 위해 많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고, 한번쯤은 깊은 고찰을 하는 것이 어떨지 감히 조언 드려봅니다.

감사합니다.
 - 어느 여의도 높은 빌딩에서 프로젝트 막바지 일하기 싫어 글 쓰는 한 평범한 직장인이...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