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통약 [376042]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23-09-15 19: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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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국어 - 인지 심리학적 접근

게시글 주소: https://mission.orbi.kr/00064418264



수능 국어 인지심리학적 접근


이 글을 보시기 전에



https://orbi.kr/00064418220

전국 30등이었던 내가 알고 보니 ADHD였던 건에 관하여



이걸 먼저 보세요!!



자 다른 글에서 위통약이 주장했습니다.

스키밍 스캐닝을 통해서 전략적인 수능 국어 풀이가 가능하다.

모든 선지를 분석해 치환하고 비교하자!




이거 시간 너무 걸리는 거 아니냐?

지문을 대충 읽고 선지를 발췌독 하는것은 사파다!!

한번에 완벽하게 읽고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반론들이 나올 수 있겠죠.


이해합니다.




한번에 잘 읽고 잘 푸는 친구들 많아요! 제가 가르친 친구들 중에서도 많았어요.


그런데 그 정도 실력을 가지고도 100점이 아닌 이유?

그리고 열심히 노력했던 나머지 친구들이 왜 그 친구들 수준까지 올라가지 못했나?


여기서 필요한 개념이 아까 이야기한 인간의 개체 차이입니다.



그리고 작업 기억에 관한 과학적인 이해가 필요하죠.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간은 문도처럼 심플하지 않다.



다양한 기억의 구조와 학습 전략에서

최소한의 기준치를 잡고 문제를 풀려면 작업 기억에 한번에 몰아넣는 완벽한 독해는 최상위권 줘버리고

우리는 순차적으로 작업기억을 활용하여 목표를 달성하자.



그리고 그걸 조금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기억 구조는 단순히

??: 본다! 이해한다! 기억한다!


라는 문도식 알고리즘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논문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나눌 수 있는데 여러분이 이걸 다 공부하면 빡세니까 제가 설명해줄게요.





다중저장고 모델 (multi-store model)


가장 유명한 이론이고 여러분도 들어봤을 듯?


보통 기억의 순서는

감각 기억 →단기 기억 → 장기 기억

순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감각 기억은 쉽게 말해서 단순히 듣거나 본 것 (감각 기관의 자극)을 신경정보로 전환한 후 담고 있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유지되고

의미가 없는 내용으로 판단되면

시각 정보는 약 1초, 청각 정보는 4~5초 정도 지속됩니다.



무언가를 보고 고개 돌리자마자 가끔

‘내가 방금 뭘 본거지???’ 라고

잊어버릴 때가 있는데



이는 감각 기억 상태에서 단기 기억으로 변환되지 않고 금방 사라져 버린거죠.


우리가 감각 기억들에 **‘주의’**를 기울이면 (집중을 하면) 이는 단기 기억으로 옮겨집니다.


여기서 한 20~30초가 지속되는데 이를 암기하지 않으면 역시 빠르게 소멸합니다.

또한 단기기억으로 붙잡기 유리한 건 ‘듣는’내용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조금 더 잘 기억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속발음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시각적인 내용을 청각적인 정보로 변환하는 것이 단기 기억에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해서 얼마나 정보들을 확보할 수 있을까??


연구에 다르면 단기 기억의 수 (정보 처리 용량의 한계) 는 7±2개 입니다.

이 단위는 청크(chunk)라고 하는데

단순히 음절, 단어 의 개념이 아니라 최대 유의미 단위(의미를 구성하는 줄기) 라고 이해하면 편합니다.



즉 대부분의 인간인 우리는 적으면 5개, 많아봐야 9개의 의미 있는 청크들을 머리속에 저장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여기 들어간 청크들이 조금 더 오래 남아있으려면 장기 기억에 저장되어야 합니다.


장기 기억에 저장되는 방법은 반복(rehearsal)입니다.

크게 두가지인데 다 여러분이 이미 공부할 때 쓰고있는 방법입니다.


유지 리허설 : 처리된 정보를 속으로 반복 암기하는 것

정교화 리허설 : 유입된 정보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고 기존 장기 기억의 정보와 결합시켜 의미부여


즉 끝소리 규칙을 예로 들자면

눈에서 보고 (감각 기억) → 이 끝소리 규칙의 의미를 이해하고 (단기 기억)

→ 속으로 ㄱㄴㄷㄹㅁㅂㅇ! 가느다란물방울! 이라고 바꾸었다? (정교화 리허설)

→ 이걸 계속 반복해서 외운다 (유지 리허설)

→ 결국 장기기억으로 변환되어 여러분은 지식을 득템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꺼내쓸 수 있는 지식으로 머리에 저장하는 셈입니다.




작업 기억 (Working memory)


가장 쉽게 설명하려면 컴퓨터를 떠올리시면 편합니다.

뭔가 입력이 들어오죠? 그럼 그걸 계산하기 위해 잠깐 메모리에 담습니다.


메모리에 담겨있는 정보는 용량도 작고 금방 날아가니까 그걸 CPU가 처리해줍니다.

이해를 하든 뭐 암산을 해서 답을 내든 빠르게 사용하고 이제 필요한 건 암기해서 하드(장기기억) 에다가 넣어 버리는거죠.


그러면 평소에 지문을 보면서 눈으로 보고 그걸 이해하거나

혹은 이해 못하지만 일단 정보를 머릿속에 밀어넣는것 →

역시 작업기억 용량을 차지합니다.


거기서 그걸 완벽하게 소화해서

30초 이상의 긴 시간동안 기억한 뒤 (장기 기억화)

5분 넘도록 문제를 풀면서 선지를 판단하고 답을 낸다?


누가? 내가?




근데 그렇게 하는 사람들 있잖아?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건 개체 차이입니다.


뭐 작업 기억 검사 같은 거 받아보신 분들 있겠지만

작업 기억 폭(working memory span) 검사들도 있고 이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물론 키울 수 있지만 애초에 모두가 같을 수 없는 능력이죠.


심지어 기억 회생속도 , 기억 처리속도, 회상 정확도, 기억 용량 등 다양한 면에서

개인마다 강점, 약점이 있습니다.



저는 지문을 의미있는 내용으로 연계해서 이해하는 기억 처리 속도 (읽기 능력)는 좋았지만

이를 저장하는 총 용량(작업 기억 용량)이 좀 작아서 동시에 여러가지를 머리에 담지 못했고,

회상 정확도가 떨어져서 그 잠깐 시간 사이 왜곡된 결과물로 선지 판단을 그르친거죠.



물론 장기 기억으로 바뀌는 비율도 적었습니다!

그러니 국사가 저따위 성적으로 나왔죠.

암기가 너무 싫어서 최대한 암기 없는, 혹은 의미를 연계해서 이해할 수 있는 사탐으로 바꿨습니다.



여기서 같은 시간 지문을 읽어도

잘 기억하고 완벽하게 이해해서 선지를 모두 판단할 수 있는 케이스는

이렇게 설명됩니다.




배경 지식들이 많고

그 맥락과 지금 받아들이는 정보를 연결해 기억하는

일화기억(episodic memory)를 통해서 기억함.


완전 새로운 정보를 처음 접하더라도

대상간의 관계나 단어 의미들 사이의 논리적 관계를 지식화 하는

즉 의미 기억(sementic memory)화 하는 능력이 뛰어남.



뭐 부러운 일이죠. 하지만 우리는 우리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지 심리학적 전략



많은 사람들이 인간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떻게하면 더 효율적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저도 그런 대가들의 발자취를 조금이나마 느끼며

어떻게하면 나 그리고 학생들에게 이를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고민합니다.



인간 정보처리의 기본적 특성과 사람마다

수행수준 (기억용량, 저장시간, 인출시간)이 다르기에

우리는 문제 해결 전략을 알아야 합니다.




그중 뉴웰과 시몬이라는 똑똑한 분들이 정립한

어림법이 주목할 만 한데

문제 해결의 전략 4가지를 이렇게 분류합니다.


수단-목적 분석

하위 목표 설정

유추

그림 그리기


이중 1번과 2번을 국어 지문 독해에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수단-목적 전략이란

문제의 현재 상태와 목표 상태 간의 차이를 줄이는 조작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현재 상태는 뭐죠?

내가 판단해야하는 지문의 선지입니다.


목표 상태는?

이게 맞나 틀리나 판단하는거죠.


그럼 그 차이를 줄이는 게? 바로 스캐닝입니다.


선지를 하나의 질문이 아닌 여러개의 판단 가능 영역으로 쪼갠 뒤

지문에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는 단어와 치환해가면서

내가 판단해야하는 간격을 줄입니다.


당연히 그냥 쌩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소모되는 시간을 줄이고 정확성을 높입니다.


그리고 하위 목표 설정은


지문 전체를 다 이해하고 머리에 넣는것이 어렵다면

더 작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스키밍이 이 전략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최종 목표 - 지문을 이해하고 선지를 판단해서 답을 낸다.


하위목표 -

1. 지문의 큰 줄기를 이해하고 전개 위주로 기억화한다.

2. 선지를 나누어 판단 가능한 조각들로 바꾼다.

3. 조각들이 묻는 내용이 실제 어떤 지 지문의 줄기에서 탐색한다.

4. 탐색결과와 비교하고 판단한다.



사람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종종 잘못된 선택을 합니다.

저도 그랬고 여러분도 그렇습니다.


때로는 하위 목표 (스키밍 스캐닝 과정)에서도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위목표들을 달성하고 행동을함에 따라,

그리고 하위 목표들의 달성이 가까워짐에 따라

바른 선택이 어떤 것인지가 점점 뚜렷해지며 오류 또한 줄어듭니다.

(D. E. Egan & J. G. Greeno, 1974)


역시 스키밍 스캐닝에서

스키밍을 조금 잘못 했다 하더라도

스캐닝을 통한 행동과정에서

교정작용이 일어나게 됩니다.



스키밍 스캐닝 전략에 대한 내용은
제가 쓴 다른 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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