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잼 [527768] · MS 2014 · 쪽지

2015-02-07 16:44:00
조회수 9,224

[재수후기] 고3 수능 등급합13 -> 재수 수능 등급합6. 고대 경영 합격수기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mission.orbi.kr/0005668116


저는 작년(2014)에 재수를 했고, 서강대 경영에 최초합하고, 고려대학교 경영 예비 받았다가 엊그제 합격한 학생입니다. 재작년 고3때 첫 수능(41143)을 본 이후에 저는 대학을 가기 위해 열심히 논술을 보러 다녔고, 올해 수능(11211)이 끝나고 나서는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수시를 보러가지 않았습니다. 저는 제가 재수에 성공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고, 제 경험이 이제 수험 생활, 특히 재수를 하시게 될 후배님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나름대로의 합격 수기를 씁니다.

아래 내용들은 제 나름대로 정리한 성공 요인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제 경험이라서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만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나름의 tip이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1. 큰 입시전문학원이면서 가까운 학원을 선택해라

일단 독학재수만큼은 피하세요. 작년에 저는 처음에는(2) 노량진 쪽으로 학원을 다니다가 그만두고(5) 독학재수를 해보다가(6) 너무 힘들어서 다시 부천에 있는 학원에 들어가서 수능 때까지 공부를 했습니다. 저희 집이 부천이거든요. 처음에 노량진에 있는 학원을 다니니까 수업이 많기도 하고 통학시간도 길어서 자습량이 줄어드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의지만 있다면 독학 재수가 더 좋지 않냐, 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학원을 그만두고 독학을 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지나니까 그게 저의 자만심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구요. 이렇게 계속 독학을 하게 되면 고3때랑 똑같은 결과가 나올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겁이 났습니다. 3, 넘쳐나는 자습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관리가 잘 되지 않았고, 자만심 때문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도 있었고, 과목별 공부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막연하게 문제만 풀다가 결국 수능을 망쳤던 것이 악몽처럼 떠올랐습니다. 결국 독학재수를 해서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다시 학원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1시간 자습을 해서 자력으로 깨닫는 양보다, 그 시간에 수업을 통해 얻는 것이 월등히 효율적이고 자습을 통해서는 보충할 수가 없는 것들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학원을 다닐 때는 가능한 한 큰 입시 학원이면서 가까운 학원을 고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두 학원을 경험해 보았는데요, 두 학원 모두 큰 입시학원이어서 강사들을 학생들이 평가하는 시스템이 학원마다 갖춰져 있기 때문에 두 학원 선생님들 전부 베테랑이었습니다. 처음 갈 때는 막연히 서울에 있는 학원이 좋을 것 같아서 갔는데, 오히려 나중에 다닌 가까운 학원이 학생 관리나 컨설팅 같은 게 더 좋았습니다. 노량진 학원에서는 강사, 사감, 학생이 완전 분리된 느낌이라, 선생님은 수업만 하고, 담임한테 상담을 가도 학생기록에 상담 횟수만 올리지 잘 해주시지도 않고, 미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사감은 남녀대화=퇴원 같은 식으로 감시만 할 뿐 학생 개개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훈계나 배려는 없었습니다. 실례로, 화장실에서 렌즈를 변기에 떨어뜨린 여학생이 소리를 질렀다는 이유로 퇴원시켰습니다. 저는 이런 실질적인 자습 효율보다는 감시에 초점을 맞춘 학원이 저에게 너무 맞지 않아서 나왔었습니다. 그러나 부천에서 다닌 학원은 정말 사감선생님이 자습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식사시간부터 학생들을 융통성 있게 다루셨으며, 때로는 따끔한 훈계도 해주셔서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처음 다녔던 학원보다 자습 분위기가 훨씬 좋았습니다. 컨설팅 또한 원서 마감 10분 전까지 저와 상담해주셨고, 그 덕분에 제 성적으로는 약간 불안했던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에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노량진에서 공부한 제 친구는 수능을 잘 봤지만 수능 이후에 선생님과 연락이 안돼서 본인 성적보다 낮은 대학교에 논술을 보러가 납치됐다고 하네요. 학원 선생님께 나중에 물어보니 이런 일이 전에도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학생이 할 일은 수능 점수를 올리는 것이고, 선생님들이 잘 컨설팅을 해줬어야 하는데, 친구 입장에서 정말 화가 났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저에게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가까운 재수학원을 고른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되었습니다.

 

 

2. 수업은 꿀이다

특정 수업을 들을 것인가 말 것인가의 판단 기준은, 그 시간에 본인이 자습을 해서 혼자 더 많은 내용들을 깨달을 수 있다면 안 들어도 됩니다. 그러나 만약 그런 능력이 본인에게 있었다면 재수를 할 필요도 없었을 겁니다. 수업은 정말 꿀입니다. 자습이 정글링이라면 수업은 몰려오는 cs같은 녀석입니다. 선생님들은 수능에 관해서만큼은 각 분야별 전문가들보다 월등히 잘 아시고, 가르치십니다. 어떤 개념이 필요하고, 어떤 사고의 흐름을 가져야 하는지 전부 연구하시고 알려주시기 때문에 재수생은 최대한 그것들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3. 타협하지 마라

타협은 매 순간 일어납니다. 자습 도중에 매우 졸릴 때 10분을 자면 후에 1시간을 더 집중할 수 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드는 식으로 말이죠. 독학재수를 하면 그게 더욱 심해집니다. 그러나 만약 학원을 다니실 거라면, 적어도 학원에서 정한 자습시간은 자습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만약 학원 자습 시간을 전부 활용했는데도 공부량이 부족하다 싶으면 집에서도 일정 시간을 정해서 자습을 더 하면 됩니다. 더불어, 자신이 편하게 느끼는 공부 방법을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으로 생각할 수가 있는데, 그렇게 자신과 타협할 틈이 없도록 과목별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공부 방법을 따라가면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4. EBS교재는 질이 나쁘다. 그러나 필수

EBS는 그저 연계가 되기 때문에 수험생이 필히 봐야할 책일 뿐, 그것으로 공부해서는 본인의 근본적인 실력을 향상시키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합니다. EBS교재를 쓰신 분들은 그렇게 친절하지 않아요. 현 상황에서 고3EBS만 가지고 공부해도 되는 과목은 영어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작년의 이야기지 올해는 어떨지 모릅니다.

국어는 비문학은 연계가 제대로 된 연계가 아니고, 눈에 익은 문학작품이 나왔을 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얻을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안정감이 좀 많이 중요하므로 필히 봐야합니다.

수학은 작년과 비교해서 EBS교재에서 특이하게 중점적으로 다루거나 새로운 유형이 나왔을 때 그것에 대비하는 정도로만 활용됩니다. 만약 나온다면 역시 심리적으로 안정되겠죠.

영어는 너무 많은 지문이 있기 때문에 쌓아온 기본기를 연습해 가며 지문을 눈에 익히는 교제입니다. 다른 것들을 보기에는 EBS 지문의 양이 매우 많을 겁니다. 만약 이것들을 지문을 암기하기 위해 본다면 정말 시간낭비입니다. 이 지문들을 활용해서 기본기 역시 탄탄하게 만들어야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문들을 암기만 하는 거라면 마지막 파이널 강의 1달만 들으면 그만입니다.

따라서 EBS는 학원 선생님들이 분석해주시는 내용들을 위주로 공부하되, 국어나 영어에서 지문 암기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100점 받기 위해 공부하는데, 심리적 안정감만 가지고서는 EBS 지문 전부 알아도 100점 받는 건 아니니까요.

 

마지막으로, 진짜진짜 죽어라 공부해야 합니다. 시간 최대한 아껴 쓰시구요!

 

바로 엊그제 합격 통지를 받고 지금 이 글을 쓰는데도 솔직히 기분 진짜 좋습니다. 글을 너무 못쓰기 때문에 진짜 어수선한 글이 되어 버렸지만, 이 글을 읽은 분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서 내년 이맘 때 저처럼 좋은 기분 느끼고 이렇게 또 글 쓰시고 하시면 좋겠습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