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결 [425768] · MS 2012 · 쪽지

2013-11-13 23:23:50
조회수 3,819

고대 논술 파이널을 대비한 최종 복습 루틴: 골자 발골법

게시글 주소: https://mission.orbi.kr/0003944276


안녕하세요. 오르비 논술팀에서 비주얼을 맡고 있는 이안입니다.

이제 시험 전 마지막 실전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겠죠?

고대 파이널 인강 수강생들도, 오르비 현강 수강생들도 하루 12시간씩 원고지에 매달려 있는 걸 보면 안쓰럽고, 뭘 어떻게 더 해줘야 할지 몰라 안타까운 시기입니다. 말로는 1주일인데 그걸 못 참냐 하루 4시간 자라고 닥달하지만, 답답하고 속상한 건 강사들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인강 수강자들 중에서도 독학으로 첨삭을 해나가는 사람들을 위해 마지막 복습 노하우를 전하고자 글을 씁니다.

바로, 골자 체크! 입니다. 글자 체크가 아니라 골자 체크예요. 뼈 골.

윤강로 시인이 표현의 뼈다귀까지 깎고 깎으라고 했다지만,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도 그와 유사합니다.

우선, 준비물은 첨삭이 끝난 답안지 하나입니다. (자신이 작성하고 첨삭받은)

그리고, 이 답안과 제시문을 나란히 놓습니다. 

그리고 제시문과 겹치는, 제시문에서 말을 조금 바꾼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싶은 것들(교수님들 강평 식으로 말하자면 제시문을 그대로 옮겨적은 것에 불과한) 문장들을 지웁니다. 생선살 발라내듯이 발라냅니다.

그리고 나면, 정말 순수하게 '내가 이 문제를 읽고 그에 답하기 위해 제시문을 재료로 논리적으로 생각해낸' 문장들만 남습니다.

이 순수한 창작물이, 저 같은 경우 한 4-5문장밖에 되지 않습니다. 학생들의 경우, 아예 없는 경우부터 5문장 이상까지 다양합니다.

일단, 1-2문장 이하: 이게 바로, 제시문 그대로 옮겨적은 것에 불과하다, 자신의 언어로 서술하지 못하였다..등등 교수님 강평에 단골로 씹히는 바로 그 나쁜 답안의 예죠.

서너 문장 이상: 좋습니다. 하지만 끝난 게 아니에요.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제, 발라낸 골자와 '문제'를 나란히 놓습니다. 이 골자는 결국 주어진 문제에 대해 여러분이 만들어낸 답의 정수잖아요? 과연 문제가 요구한 내용, 요구한 형식에 맞는 골자가 남아 있는지 살펴봅니다. 아마... 아닐 겁니다. 뭔가 이건 문제가 원하는 답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이런 문제는,

1. 구체화 단계에서 일반론으로 끌어올려 두괄식으로 서술하는 방식을 마스터하지 못했거나 - 이 경우 채점기준상 어떤 불이익을 받는지는 설명했지요? 글의 내용 이해(구체화)는 체크되어도, 논리구조 분석(일반론) 파트를 체크받지 못하겠지요. -

2. Q to A 연습이 아직 덜 되었거나  -  이건 프레임의 문제죠? 발문이 요구하는 논제를 골자들이 다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 대답이 덜 되었거나, 제시문만으로 대답해 버렸다 라는 것이죠 -

3. 동의어 치환에 실패한 겁니다 - 결과적으로 실패한 답안의 대부분이 이 문제죠. 독해 과정에서의 동의어 치환 실패는 고대식 연결고리 미스로 이어지고, 서술 과정에서의 동의어 치환 실패는 논리구조 서술 실패, 나아가 PQ구조 현출 실패로 이어진다는 걸 지금쯤 체득했겠죠?

자. '뭘 써야 할지 몰라서' '제시문에서 그냥 쓸만한 거 베껴적었어요' 이런 문제는 누구나 겪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굳이 제 인강이 아니더라도 많은 강의들에서 이미 배우셨을 거예요. 하지만 그걸 어떻게 연습하는지, 어떻게 자가진단하는지는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모르더군요.

남은 기간, 짧습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쓰고 첨삭 끄덕끄덕만 반복하는 건 정말 비효율적이죠.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그걸 고쳐나가려 노력하셔야 합니다.

남은 3일 동안, 한 번이라도 골자 발골법을 시행해 보시고, 스스로의 답안에 스스로의 척추를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지친다, 너무 몰두하다 보니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는 분은 인강 틀어놓고 전기장판에서 밍기적밍기적 귤까먹으면서 보세요. 7강 다 합쳐 봤자 4시간도 안 하는데, 천천히 보시면서 놓쳤던 개념, 이해 안 갔던 것들이 연습 후 다시 보면 와닿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마지막까지. 시작했던 그 순간처럼 뜨거울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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