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이따끔씩 자퇴하던 날이 떠오를 때가 있다.
교수님이 상담 때 말씀하셨다.
“인생은 깔때기와 같아요. 젊을 때는 선택의 폭이 넓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선택의 폭은 좁아지죠. 다른 길을 선택하기 어려워집니다. 지금 학생은 깔때기 중간에 와 있을 나이에요. 부디 이번 선택에 후회가 남지 않길 기원하겠습니다. 행복해요.”
그래, 나는 다른 진로를 선택했다. 몇 년간 잘 다니던 대학을 뛰쳐나왔다. 고3때 두려움에 밟아보지 못했던 길을 가려고. 그 길 끝에서 나 자신이 완성된다는 확신이 있었으므로.
희망에 젖어 케케묵은 단어장을 펴고 자리에 앉던 날, 나는 내 꿈에 대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멋들어진 그림이었다. 그 도화지 위에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마음껏 하고, 모두의 존경과 칭찬을 받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었다. 그 그림은 곧 내 다짐이 되었다. 나는 그것을 마음속에 꽁꽁 싸맸다. 혹여 남에게 꺼내면 흩어질까, 내 머릿속에서 희미해 질까 두려워 마음속에 담아놨다.
그리곤 곧장 달렸다. 확신은 내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니까. 나한테 달린 것이니까. 더 없을 진지함으로 공부를 마주했고, 하루 끝에 누운 잠자리에선 보람이 나를 뒤덮었다.
그렇게 수백일을 달렸다.
그리고, 나는 넘어졌다.
수많은 모의고사를 치면서 얻은 자신들이 확신으로 한 걸음 내딛을 무렵이었다. 거짓말처럼, 정말 얄미운 거짓말처럼, 지금도 부정하고 싶을 만큼 고통스런 거짓말처럼, 나는 2015년 11월 12일 그날에 무너졌다.
몇 달을 절망 속에서 살았다. 달리면서 억눌러온 모든 것들이 단 한 번의 정체에 터져버렸다. 목을 놓아 새까만 절망을 뱉어냈다. 뱉고 또 뱉고. 욕지거리로도 뱉어보고, 솔직한 심정으로도 뱉어보고. 이걸 다 뱉어내면 어떤 상자처럼 희망만이 남았으면 좋으련만, 좀체 그 빛줄기는 보이지 않았다.
패자에겐 설 자리가 없었다. 깔때기는 더욱 좁아졌다. 내 목을 죄기라도 하듯.
대학을 뛰쳐나올 때 부모님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또 깔때기가 가리키는 길 중에 가장 합리적인 길을 걷기 위해, 나는 입대를 선택했다. 조금이나마 편한 보직이라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었기에. 넘어졌다는 억울함에 족쇄를 차고서라도 다시 달리고 싶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슬슬 웜업을 하는 지금, 자퇴를 하던 그 순간이 불현 듯 떠오른다.
나는 선택을 만들었지만, 그 선택이 다시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내가 한 선택에게 나는 먹혀버린 것이다. 그 탓에 다른 선택을 쳐다볼 여유가 없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지고의 가치를 과연 실현할 수 있을까.
또 한 번 확신에 가까운 자신을 만드는 일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나는 결과를 당당히 마주할 수 있을까.
책임감이라는 솜이 꿈에 젖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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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맞으려나
힘내요. 후회해봤자 소용없습니다. 애니에서와 달리 과거는 안바뀌니까요. 기적도 일어나지 않고.
올해 꼭 열심히 하셔서 꿈 꼭 이루시길 응원하겠습니다.
현실이곧애니라는 전제를 캐치하지 못했으므로 옳지못한 진술
닉ㅋㅋㅋㅋㅋ
역시 예시를 들어두..
El psy congroo..
유드 베트
맞는 말이에여
내 선택이 옳았던걸까 아무리 고민한들 변하는 건 없으니까여!
응원 감사합니다 :)
토닥토닥
제일 좋아하는 말이에욤ㅋㅋㅋㅋ 감사합니당
화이팅 my way
힘내세여!!!
화이티이이잉!
응원합니다.
고등학생 때, 교대를 가라는 주변 얘기를 다 뿌리치고 사범대를 왔습니다.
대학생 때, 학점관리를 열심히하고 수업 시간에 충실하라는 주변 얘기를 다 뿌리치고 책을 쓰거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습니다.
임용을 치라고 주변에서 얘기했을 때, 학원강사가 되겠다고 부모남의 만류를 뿌리쳤습니다.
인터넷 강의를 찍는다고 했을 때, 조금 더 연습하고 경험을 쌓고 하라는 얘기를 전부 뿌리치고 오르비와 계약했습니다.
노원점 부원장을 맡겠다고 했을 때, 집에서 멀고 강의에만 집중하라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중간중간 교대생들이 부러운 적도 있었고, 대학교 졸업은 늦어졌으며 임용을 합격한 친구들의 방학이 좋아보일 때도 있었고, 인강을 찍기 전보다 수입은 오히려 줄었으며 노원은 역시나 멀지만, 제 선택을 책임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지만
제 인생을 제가 결정해나가고 있다는 그 뿌듯함이 저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잠시라도 걷는 것을 멈추면 바위가 굴러떨어질 것 같은 하루하루 속에서, 바위를 지탱한 채로 쉬고 있는 것보다는 힘들지만 끝까지 밀고 올라가는 것이 더 행복합니다.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끝이 보이지 않겠지만 매순간 후회없는 삶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랍비쌤..가끔 오르비에서 보이는 선생님 글이나 댓글 읽을 때 마다 멋있고 존경스러워요!!!!엔수 하는 입장에서 뭔가 자신의 길에 대한 확신이나 자신감이라 해야하나..아무튼 수능 잘 보고서 학과나 진로(?)질문드리고 싶어요..ㅎㅎ☆아무튼 존경합니당ㅇ!
내 인생을 내가 결정한다는 자신감이 단 하루 시험으로 와르르 무너진게 무척이나 허탈하고 원망스럽지만 다시 쌓아가야겠어여!
응원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여:)
본인의 길을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결국에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 토닥토닥 (이 말을 제일 좋아한다고 하시길래..)
ㅋㅋㅋㅋㅋ토닥토닥 뭔가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해여 ㅋㅋㅋㅋ재차 감사드립니다!
올해 입시 성공합시다. 홧팅
화이또오오!
저 역시 야간대를 다니다가 자퇴했고. 재수를했습니다. 비슷하네요 거기까진.
굳이 자퇴를해야하는가 라는말을 참 많이들었고. 재수를했는데.. 그당시.. 등급제.라는 1년만의 없어진 수능제도가있는데 그당시 수혜자와 피해자가 극명하게 나뉘었습니다. 저는 1점 차이로 4등급을 받았고, 수학 1점만 높았으면 홍대 낮은학과라도 갈수있었는데... (예체능계.야간대를 다니던 저에게 홍대도 꿈의대학이였습니다.) 너무나 슬펐고 많이 울고.. 그리고 선택하지 말아야할 행동들도 취하기도했었습니다. 직전에 그럴용기가 없었지만요.
정신차리고..
그리고, 동대문에서 친구와 새벽에 옷을 떼고 온라인쇼핑몰을 준비하였는데 아버지가
삼수를 권하였고 연세대가 목표였지만 아쉽게도 차마 연대를 지르지는 못하고
최초합으로 한양대를 가게되었습니다.
물론 제 자랑을 해서 무엇하겠어요. 만약 삼수가 실패했다면 ??? 이렇게
가정을 하면 끝도 없는 이야기겠지만.
절대. 끝났다고 생각하지마세요.
주변 어린 동생들 한번보세요. 정말.. 중3학생들도 자신이 이젠 공부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하고 그래요.ㅎㅎ
저는 지금생각해보면 당시 재수때 1점 더 받앗으면 홍대를 갔을테고,
홍대를 비하하는건 아니지만 분명히 제가 해왔던 만큼 과외를 하지는 못했을겁니다.
지금 최악이고 힘들죠.. 하지만 아직 정말 앞으로 모르잖아요
정말 인생은 모르는것같습니다.
반대경우도 많아요. 돈을많이벌고싶어 투자.통장관리 그런 책을 읽고있는데
알고보니 저자가 얼마전 파산신청을했다고 하더군요. (뭐, 일부러 그랬다 그런설도있지만..)
안끝났어요. 지나간것은 지나간대로 두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지낼지 더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해보세요. 깔대기로 빗댄건 정말 공감가기도하지만 깔대기 끝자락이 구멍이 뚫렸는지 아니면 찢어버리고 다시나올수있는지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사실 그런 물건에 막 비유하고 일반화 하는건 위험한 생각일수도있습니다.
나는 아직도 내가 어리다고 생각하고 우스갯소리로 '커서 ~해야지' 이딴소리하고있습니다.
힘내세요. 몇년후. '아 저때 정말힘들었는데 ' 이렇게 아련해지길 바랄게요 !
이래저래 경험에 바탕을 둔 좋은 말씀 감사드려여! 하고 싶은 말씀 잘 와닿았어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당:)
20대 때 뭔가 실패하면 '왜 나는 하나님이 이렇게 나를 미워할까? 남들은 다 잘 풀리던데' 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면 그 실패로 뭔가가 좋은쪽으로 변해 있기도 하고(예를 들면 나중에 몇번의 실패끝에 원하는 걸 얻었을 때 남의 상황을 공감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그게 다인것 같지만 지나고 보면 정말 좋은 때고 술,담배만 덜 한다면 머리도 잘 돌아갈 때고. . 20대의 성실함이 30대 이후를 어느 정도 책임져 준다는 걸 감안할 때 너무 바로 앞을 내다보지 말고 조금 멀리 보기를 . . .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몸과 마음 다치지 말고 건강한 것이니까 입대하게 되면 더 건강한 모습으로 좋은 결과를 얻기 바래요. 화이팅 하세요.
ps.아침에 재수학원 간 아들 컴퓨터에 뜬 오르비 글 보고 ,재수를 경험했던 엄마가 지나치려다 글 남깁니다♥
아침부터 치기어린 푸념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렇게 댓글 써주셔서 감사드려여! 엄마가 하는 말 같아서 코끝이 찡~하네여 ㅋㅋㅋ좋은 하루 보내세여:)
누구나 이런 사연이 있기 마련이죠.. 극복해봐요 같이!
감사해요! 좋은 하루 되세여~
웰메이드님 응원합니다 ^^d
복무하는 동안 건강하시고
좋은 결과,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시길 바래요!
이미 상ㄱ...읍읍!! 으로 복무중이에여!ㅋㅋㅋㅋ
응원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여:) 박수칠 수학 애껴욧!
다시 하면 되요! ㅎㅇㅌ!
감사합니당!
이래서 오르ㅣ가 좋은거가ㅌ요 서로 힘든거ㄴ 톧ㄱ톧ㄱ해주고 따ㄸ흐게 안아주고 ㅠ 저두 힘받아가ㅂ니당 화이팅!!
님도 화이팅!! 아 키보드는 하나 새로 장만하세여!!!
이투스패드가 너무 후졋어요ㅠㅠㅠ 패드하나 사주시는건....ㅋㅋㅋ
아녜여 ㅋㅋㅋㅋ생각해보니까 오타도 꽤 귀여운 것 같아여 계속 쓰세여^★^
ㅋㅋㅋㅋㅋㅋ
웰메이드님졸귀 ㅋㅋㅋ
헐 감성 ㅠㅠㅠ 힘내시길!
오글토글 감성글★ 감사합니당!
마지막 문장 ....
네넹?
지금 이순간이 9회말 동점 상황에서 대주자가 도루하다 뒤져버리고 보내기 번트 못대서 투쓰리 된 것 처럼 절망적인거처럼 느껴져도 누가 아나요 바로 역전포 날려버릴지
맞아여! 피차 역전포 시원하게 꽂아버리고 기쁘게 세레모니 하자구여!
책임감이라는 솜이 꿈에 젖어 무겁다.. 지림
부끄럽다아아ㅏ아.... 감사합니드아아ㅏ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