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 증가상태, 감소상태라는 개념은 이제 버리세요~
증가상태, 감소상태는
점에서 함수의 증가, 감소를 나타내는 개념이며,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함수 f(x)와 충분히 작은 양수 h에 대하여
① f(a-h) < f(a) < f(a+h)이면 함수 f(x)는 x = a에서 증가상태에 있다.
② f(a-h) > f(a) > f(a+h)이면 함수 f(x)는 x = a에서 감소상태에 있다.
그리고 도함수의 부호와 증가상태, 감소상태를 연결시키기 위해
다음의 정리가 뒤따릅니다.
함수 f(x)가 x = a에서 미분가능할 때
① f ’(a) > 0이면 함수 f(x)는 x = a에서 증가상태에 있다.
② f ’(a) < 0이면 함수 f(x)는 x = a에서 감소상태에 있다.
마지막으로 도함수의 부호로 파악한 증가상태, 감소상태를
구간에서의 증가, 감소로 확장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리에 도달합니다.
함수 f(x)가 열린 구간 I에서 미분가능할 때
① 구간 I에서 f ’(x) > 0이면 함수 f(x)는 열린 구간 I에서 증가한다.
(∵함수 f(x)가 구간 I에 속하는 모든 점에서 증가상태이므로)
② 구간 I에서 f ’(x) < 0이면 함수 f(x)는 열린 구간 I에서 감소한다.
(∵함수 f(x)가 구간 I에 속하는 모든 점에서 감소상태이므로)
이렇게 정리하면 참 깔끔해보입니다.
점에서의 변화가 구간에서의 변화로 잘 연결되는 것 같구요.
그런데 교육과정에 충실하게 공부하려면
증가상태, 감소상태라는 개념을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부터 이유를 설명드리죠.
(1) 2009 개정 교육과정의 모든 교과서에서 증가상태, 감소상태가 삭제되었습니다.
2007 개정 교육과정(2016학년도 수능 적용)의 일부 교과서와
그 전에 출판된 대부분의 교과서에는 증가상태, 감소상태가 실려 있습니다.
하지만 2009 개정 교육과정(2017학년도 수능 적용)으로 넘어오면서
9종 교과서 모두에서 증가상태, 감소상태가 사라졌습니다.
물론 교육부에서 고시한 교육과정에도 증가상태, 감소상태라는 용어는 없구요.
(있다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2) 증가상태, 감소상태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함수 f(x)의 그래프가 다음과 같다고 가정합시다.
그렇다면 충분히 작은 양수 h에 대하여
f(a-h) < f(a) < f(a+h)가 성립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함수 f(x)가
x = a에서 증가상태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x = a에서 함수 f(x)가 불연속이기 때문에
증가상태, 감소상태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증가상태, 감소상태의 정의에 연속성에 대한 언급은 없으니까요.)
(3) 증가, 감소의 정의와 충돌합니다.
함수 f(x) = x³ - 3x의 그래프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에 증가상태, 감소상태의 정의와 그 따름 정리를 적용하면
함수 f(x)가 감소하는 구간은 열린 구간 (-1, 1)입니다.
x = -1, 1에서는 함수 f(x)가 증가상태도, 감소상태도 아니기 때문에
두 값을 감소하는 구간에 포함시킬 수 없죠.
하지만 증가, 감소의 정의를 적용하면
함수 f(x)가 감소하는 구간은 닫힌 구간 [-1, 1]입니다.
닫힌 구간 [-1, 1]에 속하는 임의의 두 실수 a, b에 대해
‘a < b이면 f(a) > f(b)이다’가 항상 성립하니까요.
(4) 증가상태, 감소상태의 정의와 따름 정리 사이에 모순이 생깁니다.
함수 f(x)가 x = a에서 증가상태라면
충분히 작은 양수 h에 대해 f(a-h) < f(a) < f(a+h)가 성립합니다.
이때, 함수 f(x)가 구간 [a-h, a+h]에서 증가한다고 받아들이게 되죠.
(증가하지 않으면 구간을 잘못 잡은 것으로 보고, h의 값을 더 줄이게 됩니다.)
이제 다음과 같은 함수 f(x)를 생각해봅시다.
미분계수의 정의에 의해
x=0일 때의 미분계수 f ’(0)는 다음과 같습니다.
f ’(0) > 0이므로 함수 f(x)는 x=0에서 증가상태죠.
그럼 f(-h) < f(0) < f(h)가 성립하도록 하는 충분히 작은 양수 h가
존재할 것이고, 함수 f(x)는 구간 [-h, h]에서 증가할 것이며,
구간 [-h, h]에서 f ’(x) ≥ 0가 성립하겠네요.
하지만 x ≠ 0일 때의 도함수 에
을 대입하면 f ’(x) < 0가 됩니다. (n은 정수)
그리고 n→∞일 때 이므로
양수 h를 아무리 작게 잡아도 구간 [-h, h] 안에서
f ’(x) < 0이 되는 경우가 나타납니다.
이유는 함수 f(x)의 그래프가 다음과 같이 원점 주위에서
한없이 진동하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이 함수가 별난 탓도 있겠지만, 정의라면 예외없이 다 통해야죠.
그런 점에서 증가상태, 감소상태는 정의라 하기에 부족함이 많습니다.
위 (2)~(4)의 이유 때문에 2009 개정 교육과정의 모든 교과서에서
증가상태, 감소상태가 삭제되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증가상태, 감소상태의 대안이 뭘까요?
증가상태, 감소상태라는 개념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도함수의 부호와 함수의 증가, 감소 사이의 관계를
설명할 도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7 개정 교육과정의 이과 수학에
‘평균값 정리’가 도입되었죠.
하지만 2007 개정 교육과정의 문과 수학에는
평균값 정리가 빠진 채로 미적분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여전히 증가상태, 감소상태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평균값 정리가 문이과 공통 수학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죠.
결론이 정말 멋있지 않습니까? ^^
(구간 [a, b]에서의 평균변화율) = (x = c에서의 순간변화율)
이것이 도함수의 부호와 구간에서 함수의 증가, 감소를 연결시키는
근거가 되는 겁니다.
덕분에 도함수의 부호와 함수의 증가, 감소에 대한 명제
함수 f(x)가 구간 (a, b)에서 미분가능할 때
① 구간 (a, b)에서 f’(x) > 0이면 함수 f(x)는 구간 (a, b)에서 증가한다.
② 구간 (a, b)에서 f’(x) < 0이면 함수 f(x)는 구간 (a, b)에서 감소한다.
를 함수의 증가, 감소의 정의와 평균값 정리로 쉽게 증명할 수 있구요.
예를 들어 ①에 대한 증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따라서 도함수의 부호와 함수의 증가, 감소 사이의 관계를
평균값 정리를 통해 이해하는 방향으로 공부하면 됩니다 ^^d
[참고자료]
계승혁(서울대학교), 하길찬(세종대학교)
"우리나라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에서 함수의 증감과 극대·극소를 설명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적 논의"
한국수학교육학회지 시리즈 A <수학교육> 2010. 05. 제49권 제2호 p.247-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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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스로 메타인지를 잘 하고 있죠
칼럼 잘읽었습니다!
엄청 빠르시군요 ^^
감사합니다!
얼마전 증감관련 쪽지드렸던 학생인데 y=x^3-3x 보고 흠칫했습니다
다시한번 잘보고가요!
아 근데 어디선가 입체도형 부피관련 미분문제 빠졌다고 들은거같은데 맞나요?
교과서엔 줄기차게(?) 나와서요..
fdasdw2님 질문에서 아이디어 받았어요 ^^d
그리고 입체도형 부피 미분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구요,
회전체의 부피가 빠졌는데 그거랑 헷갈린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 그럼 원기둥이나 구 말씀하시는 건가요?
뭐 딱히 상관은 없지만ㅋㅋ
원뿔이나 구는 교과서에 따라 다루는 경우가 있어서 애매하구요,
함수의 그래프를 회전시키는 경우가 확실하게 빠졌습니다.
좋은글 잘 읽어ㅆ어요 ㅎㅎ
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문과생인데 읽다가 이해포기..ㅜㅜ.. 아 열심히하는데도 멀기만하군요 쉽다고 놀림받는 문과인데..저는 늘매일 꾸준히해도 속도는거북이ㅜㅜ
(4)을 제외하면 문과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썼는데 어려운 부분이 있나 보네요.
구체적으로 질문 주시면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우와 평균값 정리를 이렇게 썼군요
도함수의 부호와 함수의 증가, 감소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이
평균값 정리를 배우는 가장 큰 목적이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
잘 읽었습니다. 근데 마지막 박스에서 x2-x1>0 ,f'(c)>0 이므로 다음이 성립한다. 여기에서 x2-x1>0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왜 f'(c)>0인거죠?? 이부분은 그냥 단순히 가정인가요??
마지막 박스 부분이 다음 명제에 대한 증명이라 그렇습니다.
① 구간 (a, b)에서 f’(x) > 0이면 함수 f(x)는 구간 (a, b)에서 증가한다.
구간 (a, b)에서 f'(x) > 0이므로 f'(c) > 0가 성립해야죠.
님 질문 덕분에 '열린 구간 I'와 '구간 (a, b)'라는 표현을 섞어쓴 걸 알았네요.
헷갈리지 않도록 통일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올해 강호길t 3승하실듯
무슨 얘긴지 해석 좀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좋은 글입니다
오~ 리듬농구님 감사합니다 ^^
문과 재수생이라 새로생긴 평균값 정리(+롤의 정리)가 왜 나왔나 했더니, 이런 이유였군요.
감사합니다.
저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좋은 칼럼이네요!! 좋아요 눌렀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d
뜬금없지만 박수칠 기본서 미적2 산거 진짜 잘산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감사드립니다.
이런 인사 받을 때마다 너무 좋아요!
그런데 오타가 좀 많아서... (죄송합니다)
학습 전에 정오표 꼭 확인해주시길 부탁드리구요,
정오표에 붙어있는 도움말과 부교재도 같이 봐주세요.
(부교재 해설에 공 많이 들였어요!)
글의 전개나 주제 선정이 상당히 마음에 들고 20분이 넘는 시간동안 읽고 또 읽고 글쓴이의 생각속을 탐험하면서 짧게나마 흥미를 느꼈습니다.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한 글자 한 글자 성의있게 꼼꼼히 읽었습니다. 교육과정 상에서 증가상태를 버린 것에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근거가 매끄럽게 결론까지 도달해서 읽는내내 즐겁고 행복했어요 저 ㅁㅊ놈아님ㅋㅋㅋㅋ 결론은 학생들의 혼동과 매끄러움을 위하여 교육과정상 삭제한것이 상당히 타당해보임. 굿...ㅇㅈ... 그렇지만 수험생들의 입장을 떠나 수학적으로 본다면 증가상태와 증가를 엮진 않아도 되겠죠ㅎㅎ 그냥 증가상태는 그점에서의 상태로 인정해주고 증가는 증가의 정의대로 봐주고요ㅎ 증가하는 함수가 구간내의 모든 개별적 점들에대해 증가상태를 만족해야한다는 약~간의 전제를 깔고 매끄럽지 않다는 생각을 하신거 같다는 것이 저의 속삭임. 결론 : 댓글을 쓰는 이유는 교과 과정의 변화를 쌔끈빠끈하게 분석하심... 다른 칼럼들도 쓰신게 있나 검색 한 번 해봐야겠네요 ㅅㄱ~ ㅂㅂ
오~ 여기도 댓글을! 이제서야 봤네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격하게 읽고 싶은 글인데.. 사진이 안보여요ㅜㅜ 혹시 보내주시거나 다시 올려주실 수 있나요ㅠㅠ
댓글을 이제야 봤네요.
지금은 본문 그림들 잘 보입니다!
위에선 미분가능할때라 쓰시고 이유2에서는 불연속 함수를 예로 사용하셧ㅅ는데 미분가능할땐 도함수가 구간내에서 0보다 크면 증가아닌가요??
본문 초반을 보면 1. 증가상태와 감소상태의 정의 -> 2. 미분계수의 부호와 증가상태, 감소상태 -> 3. 도함수의 부호와 증가, 감소에 대해 설명한 다음 그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유 (2)는 설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1. 증가상태와 감소상태의 정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함수의 미분가능성을 따질 필요가 없죠.
또한 함수 f(x)가 미분가능할 때 어떤 열린 구간에서 f'(x)>0이면 그 구간에서 증가하는 것 맞습니다. 이 것은 본문 후반에 평균값의 정리를 이용해서 교육과정에 맞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증가 감소를 정의할때 폐구간으로 해도되는거 맞나요? 제가 구글링했을땐 http://mathworld.wolfram.com/IncreasingFunction.html 울프람에서는 이렇게 미분가능할 경우 개구간으로 정의하네요.
https://en.wikipedia.org/wiki/Monotonic_function 여기서도 monotonic transformation 이라는 부제 바로 윗줄에 보시면 증가감소 구간을 개구간으로 정의하더라고요
그렇다면 글쓴이의 글에서 f(x) = x³ - 3x를 예를 들어서 정의가 충돌한다는것은 잘못된건가요?
증가, 감소의 정의는 열린 구간, 닫힌 구간을 구별하지 않습니다.
열린 구간이든, 닫힌 구간이든, 반닫힌 구간이든 증가, 감소를 따질 수 있어요.
열린 구간이 적용되는 경우는 도함수의 부호와 증가, 감소 사이의 관계를 따질 때입니다.
도함수가 열린 구간에서만 정의되니 도함수의 부호와 증가, 감소 사이의 관계를 따질 때도
열린 구간만 적용되는 것이죠.
갑자기 이제와서 늦게 답글달아서 죄송합니다만, 일반 시중 문제집에서나 교과서에서도 예제나 연습문제들을 보면 "다음 함수에서 감소하는 구간은 어느 구간인가?" 이런 유형의 문제들의 답을 보면 하나같이 전부다 극점을 포함하는경우엔 개구간으로만 설명합니다. 즉 글쓴이의 글에서 사용한 f(x)=x^3-3x 이 그래프에서 감소하는 구간은 (-1,1) 이라고 적는것이 맞다고 생각드는데요. 해석학 전공서적을 봐도 개구간으로 정의하는거 같아서... 물론 글쓴이님의 말씀대로 폐구간에서도 증가감소를 정의할수 있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렇다면 글의 삼차함수 f(x)에서 [-0.5,0.5] 에서 감소한다고 해야하는것은 이해는 되지만 극점을 포함하여 [-1,1]를 감소하는 구간이라고 정의하는것이 이해가 안됩니다. 그렇다면 시중의 문제집들이 전부다 오류인건지... (저도 증가 감소의 엄밀한 정의에 의하면 극점이 포함되어도 정의에는 위배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시중의 모든 문제집들이 극점을 제외한 개구간으로 증가 감소 구간을 답으로 표기하여 저도 어리둥절합니다.)
열린구간인지, 닫힌구간인지 언급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저는 닫힌구간이 정답이라 생각합니다 ^^
그리고 해석학 전공서적이 어느 책인지 잘 모르겠지만
많이들 보시는 Calculus에서는 증가, 감소의 정의를 설명하는 단원에서는 닫힌구간을,
도함수의 부호와 증가, 감소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단원에서는 열린 구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