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an.T(이서현) [253967] · MS 2008 · 쪽지

2016-08-11 04:34:36
조회수 12,732

홈커밍이 맺어준 너무나 소중한 인연.

게시글 주소: https://mission.orbi.kr/0008930852

대학교 1, 2학년을 바친,

모의유엔 활동.

"하루를 위해 일년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이라는,

조금은 오글거리지만,

1년에 1번 있는 행사를 위해 뛰는 것이기에,

너무나 맞는 얘기이고,

지금 수능을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와 닿는, 그러한 캐치프레이즈를 가지고 있는

단체입니다.

저는 사무국으로서 1학년 때는 대외협력팀원

2학년 때는 대외협력팀장으로 일했었습니다. 

정부 부처, 대사관, NGO, 기업... 참 여러 단체에

컨택을 했고, 제안서를 보냈고, 같이 일을 했었네요.

제가 35, 36차였고 이제는 40차 분들이 하시고요.

아래가 올해 40차 분들이 개최하신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의 모의유엔총회입니다.

올해는 반기문 사무총장님의 지면 축사도 받았더라고요.

10년 전에 선배님들이 받고 그 후 후배들이 계속 시도했었는데,

(저도 직접 뵈러 방한하셨을 때 고향도 방문하는 등)

안 되다가 40차가 각고의 노력 끝에 받았다고 합니다 ㅎㅎ (대외팀 굿)


우리나라에서(아시아라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가장 오래된 모의유엔총회이고, 

1958년에 UN군축을 의제로 시작하였으나, 

격동의 시절 학내 활동 제한으로 활동 휴지를 갖는 바람에,

올해가 40차 모의유엔총회입니다.

다른 모의유엔총회와 달리, 

경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경쟁 후 그것을 가다듬어서 대중에게 공개를 하는 형식이며,

역시나 '외대'이기에 각 대표 분들이 '자국어'로 발언하십니다.

영불서중일은 물론이고

아랍어, 러시아어, 인도어, 터키어, 몽골어, 이탈리아어 등등 

평소에 듣기 힘든 언어도 '고급' 수준으로 총회에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통역기, 제공됩니다 ㅎㅎ.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총회 후 홈커밍을 하는데,

저는 안 가려고 했었습니다. 

책 준비도 너무 바쁘고 너무 멀기도 하고요.

근데 그래도, '40주년'이라기에 어제 간다고 하니,

저렇게 저보고 꼭 패널을 해달라고 부탁하시더라고요.

전 사무총장이 아니었는데(사무총장과 팀장은 둘 다 2년 차 팀장단에 속하긴 합니다만), 

어쨌든 저는 이 단체를 애정하므로 ok 하였습니다. 

대략 1년 만에 모교를 방문하니 뭔가

꼼지락 꼼지락 하여 사진 좀 찍었습니다.

애증의 외대여.

외대앞역 내렸을 때의 사진과

외대 정문 사거리 사진입니다.




참 추억이 많...네요 ㅎ

그리고 홈커밍은 학교 교수회관에서 진행하였습니다.

혹 다른 외대 분들이 계시다면 오해마시구요 ㅎㅎ

보통은 외대 앞 술집을 빌려서 진행을 하는데,

올해만 40차라는 기념비적인 년도라,

교수님과 학교측의 추진으로 

조금 성대하게(?) 진행하였습니다.


2차 의장님(연세가 70대...)을 비롯한 학교 관련 높으신 분들의 인삿말이 있었고,

여러 상장 수여식을 진행한 뒤,

뷔페를 먹었습니다.

맛있었습니다 ㅎ.

와인도 마셨네요.

맛있었습니다 ㅎ.

그렇게 오랜만에 우리 차수들을 만나고,

신나게 얘기하다가 이제 집을 가려고 나오는데,

"저기 잠시만요."

하는 겁니다.

어떤 여성분이 제 앞을 막고 계시더라고요.

"저기 저.."

(여기서 순간 그...건가? 했던 거, 인정합니다 ㅎㅎ)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뵀었어요."

"???"

"제가 부천의 OO여고 출신인데, 그 때 오셔서 강당에서

모의유엔과 하이문(한국외대 모의국제연합),

그리고 모니터요원(고등학생들) 역할 설명해주셨는데,

그 때 그 다른 분들이랑 너무 인상 깊었고 멋있으셔서

공부해서 외대 터키어과 와서 올해 터키 대표했어요."

"......"

뭔가 표현할 수 없는 그 기분.

너무 반갑고, 신기하고,

사람의 인연이 이렇구나.. 머리 쿵.

내가 22살 팀원이었을 당시,

여러 고등학교를 돌며 설명회를 했었었는데,

그 때 고2였던 학생이 5년이 지나 이제 23살이 되어

터키어를 능수능란하게 하게 되고,

내 동아리의 터키 대표를 하고,

나를 우연히 홈커밍에서 만나,

이렇게 인사를 하다니.

사람의, 인연, 이란.

너무 반가워,

말을 어버버버하다가 번호를 교환하고,

나왔습니다.

나와서 후배, 선배들과 한잔하면서도

참 너무 기이하고 반가워서

계속 생각이 나더라고요.

난 내 할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인데,

누군가가 날 보고 감명을 받아,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오고

또 몇 년 간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의 전공에서 수준급이 되어

제가 보기에도 너무나 멋진 분이 되었다는 게.

오묘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강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네요.

제가 하는 말, 행동 하나 하나가

20살 내외의 친구들에게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뭔가 부담과 책임이 느껴지면서도

더욱 열정있게, 하지만 또 정제를 하면서

강의를,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제 할 일을 열심히 잘 하고 나면,

또 몇 년 후,

어딘가에서 누군가 저 멀리서,

인사를 하러 오는데 제가 가르쳤던 학생인 걸,

상상하면서요.

참 감성적이 될 수밖에 없는 스토리를 겪은

밤이었습니다.

Don't forget this. 

Everyone is watching you anytime, anywhere.

Behave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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