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스펙의 딜레마
아침에 글을 한번 썼지만
저는 지난 달에 로컬 회계법인으로 이직했고
올해 대거 미지정으로 인해 신입 2명 뽑는데 이력서가 백장 단위로 들어왔단 글을 쓴 바 있습니다.
이걸 하나하나 상세히 볼 순 없으니 일정 기준으로 필터를 하고 시작하는데
이 때 사람을 거르는 기준이 어떨까요?
나이가 많거나 학교가 좀 낮은 사람이 걸러지지 않겠냐고 하시겠지만
반대입니다. 학교가 너무 좋거나 나이가 너무 어린 사람부터 우선적으로 빠집니다.
현재 직장은 저처럼 연차 지긋한 중견 회계사들이 여생을 편히 보내거나 개업이 뭔지 궁금하다거나 할 때 가면 좋은 곳이지만
신입들에겐 B급 직장인 곳입니다. A급 학교 나오거나 어린친구들이 첫 직장으로 생각할 만한 곳은 아니지요.
상황이 어러워서 이 친구들이 여기에 지원서를 넣지만 뽑는 입장에서는
얘가 과연 여기를 오래, 애정을 갖고 다닐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 수밖에 없다고들 합니다.
이 바닥이 몇개월 있다가도 옮기고 그런 바닥인 건 다들 알지만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 인원이 바뀌면 새로 교육해야 하고 그런 문제가 있다 보니
그래도 2년 이상은 다녀주길 바라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죠
저희 같이 일하는 다른 사업부는 아예 특정 학교 출신들이 모여 차린 곳인데도 금방 나간다고 본인 학교 출신 안뽑는다고 합니다.
비단 여기뿐 아니라 경기가 나빠지며
다른 직장 친구들도 왜이리 요새 서울대가 많냐느니 스펙이 상향 평준화 됐다느니 이런 소리를 많이 합니다.
A급 스펙 가진 사람이 A급 직장에 붙기 힘들어지며 B급 C급 직장으로 내려오는데
정작 거기서도 전에 없던 상황이다 보니 적응이 안 돼서 오버스펙이라 꺼리는 경우도 종종 생깁니다.
이게 뉴 노멀이 되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이겠죠
경기는 더 어려워질 거고 학교가 가지는 메리트가 점점 떨어질거기 때문에
한동안 이런 이도저도 아닌 상황은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여기 분들은 대부분 이름 들어본 좋은 대학을 가실텐데
그게 메디컬이 아닌 이상 그 학교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시면 곤란한 것은 말 할 것도없고 오히려 애매하게 낑겨죽는 더 나쁜 상황도 염두하셔야 할거란 겁니다
특히 고시류 준비하다가, 혹은 취준을 길게 했다가 이도저도 안되고 나이만 찼다거나 그런 경우가 제일 위험한 군일듯 합니다.
어떻게 해라 라는 조언은 제가 드릴 수준은 못돼지만
적어도 지금 바깥 상황이 어떤지는 원서 전 알고가심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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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몇 년 전만 해도 호황이었던 회계 업계가 이렇게 갑자기 상황이 바뀔 줄은 몰랐네요
정권도 타고, 경기도 타고 한다지만 너무 기복이 심하네요
근데 보통 몇살까지 어리고
몇살부터 나이가 많다고 보나요
한국 나이 30 초과시 많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