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과학1] 허블 법칙 - 지구과학 15수능 14번은 오류다?
안녕하세요. 지구과학에 대해 항상 이상한 뻘글을 쓰고 있는데, 이번에도 이상한 주제를 하나 가져와봤습니다. 아래는 허블 법칙에 대한 15수능 지구과학2 14번 문제인데요, 한번 ㄷ선지를 풀어보세요.
답이 나오셨나요? 혹시 2번이 나오셨나요? 답은 2번이 맞습니다만 ㄷ선지를 어떻게 풀이하셨나요? C가 20억 년 전에는 더 가까우니까 v=Hr해서 더 작다! 라고 푸셨나요?
만약 그렇게 푸셨다면... 이 글을 꼭 읽으시길 바랍니다.
먼저 우리 우주의 팽창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은하의 후퇴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개념 강의나 여러 개념서, 혹은 교과서에서 이런 예시를 많이 봤을 겁니다: 풍선에 스티커를 붙여놓고, 불면 스티커 사이 거리가 멀어진다.
네, 이 예시가 말하는 건 은하의 후퇴는 은하 자체가 움직이는 게 아니라, 우주의 팽창에 의해 공간에 박혀 있는 은하가 멀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는 거죠.
이번엔 제가 그린 그림을 통해서도 이해해 봅시다.
4cm짜리 고무 밴드가 있고, 이 밴드에 1cm 간격으로 점을 찍었다고 합시다.
그리고 이 고무 밴드를 우주로, 찍은 점은 은하라고 생각해 보세요.
만약 4cm짜리 고무 밴드를 1.5배 늘리면 우주의 크기는 6cm로 1.5배 팽창합니다.
그런데 가장 왼쪽 은하와 각 은하 사이의 거리도? 1cm는 1.5cm로, 2cm는 3cm로, 3cm는 4.5cm로 모두 각각 1.5배씩 늘어납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점은 움직이지 않고 밴드에 박혀 있으니 우주의 팽창을 따라가는 것이죠.
은하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하는 움직이지 않고 우주에 박혀 있기 때문에, 우주가 어떻게 팽창하느냐에 따라 은하의 후퇴 움직임도 따라갑니다.
그러니까, 어느 시점에 우리은하로부터 특정 은하까지의 거리는 그 시점의 우주의 크기와 비례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 수학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시간 t에 따른 우주의 크기를 a(t)라고 함수식을 잡아봅시다. 그리고 t=0일 때는 빅뱅의 그 때이므로 a(0)=0일 것이고, t=현재=약 138억 년일 때의 우주의 크기를 1이라고 해봅시다. (올해 9평 17번의 그 우주의 척도 맞습니다^^)
그러면 우리 우주는 지금 가속 팽창 중이니까 y=a(t)는 대충 이렇게 그려지겠죠?
자 우주의 크기는 a(t)입니다. 이번엔 시간 t에 따른 우리은하로부터 어떤 은하 P까지의 거리를 rP(t)라고 해봅시다.
위에서 우리은하로부터 특정 은하까지의 거리는 그 시점의 우주의 크기와 비례한다고 했지요? 그러면 a(t)에 어떤 적당한 상수를 곱하면 rP(t)가 구해지겠군요?
rP(t) = k * a(t)
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여기서 k는 은하별로 당연히 다 다른 값이겠지요. 이를 다른 은하들에도 모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시간에 따른 은하들까지의 거리는 아래 그림처럼 표현되겠네요.
자 이제 은하의 후퇴 속도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봅시다.
은하의 후퇴 속도란 무엇일까요? 일단 움직이고 있는 물체의 특정 시각의 속도란 것은 당연히 순간 속도를 말하는 것이겠죠.
이는 시간에 따른 위치의 특정 시점의 접선의 기울기입니다.
즉, 위에서 말한 은하 P로 다시 예를 들면 어느 시점 t에 P의 후퇴 속도는 결국
d/dt rP(t) = rP'(t)입니다.
그런데 rP(t) = k * a(t)라고 했으므로
rP'(t) = k * a'(t)입니다.
a'(t)는 과연 뭘까요? 바로 우주의 팽창 속도입니다.
아하! 어떤 시점에 은하의 후퇴 속도는 그 시점의 우주의 팽창 속도와 비례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위 기출문제의 ㄷ선지를 봅시다.
ㄷ. 20억 년 전 우리 은하에서 본 C의 후퇴 속도는 현재와 동일하다.
그러니까, 이 말은 결국
20억 년 전 우주의 팽창 속도는 현재와 동일하다.
와 동치인 문장입니다. ..... 혹시 풀 수 있으신가요?
우리 우주는 감속하다가 다시 가속하는 우주 모형입니다.
즉, 과거에 감속 팽창하던 어떤 시점에는 우주의 팽창 속도와 현재와 같은 시점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심지어는 더 빨랐던 적도 있어요!
그 시점이 정확히 20억 년 전이 아니라는 보장이 있나요? 혹시 우리 우주가 언제부터 가속 팽창을 시작했는지 암기하고 계신가요? 당시 지구과학2 교과서가 없어서 그 내용이 있을진 모르지만 있더라도 엄청난 지엽이고요, 일단 현재 지1 교과서에는 언제 가속 팽창을 시작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습니다.
물론! 실제 우리 우주는 가속 팽창은 약 50억 년 전부터 시작했습니다만 저 자료의 우주가 우리 우주와 같다는 보장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억지 같으신가요? 저 그래프에서 허블 상수를 계산해보세요. 60 정도밖에 안됩니다. 우리 우주 허블상수는 약 70이죠.
따라서 사실 저 문제의 ㄷ선지는 해결불능입니다. 이의제기를 당시에는 안 했던 모양입니다. EBS에서 제공하는 해설을 한 번 봐볼까요?
실망스럽죠?
Q. 저는 v = H * r해서 답은 구했는데, 그럼 이 방법이 왜 틀린 거죠???
A. 그 이유는요, 놀랍게도 허블 상수 H가 시간에 따른 함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허블 상수는 감소하는 함수입니다.
허블 법칙에 대해 알아봅시다. 아까 우주의 크기를 a(t)라고 했죠? 그리고 은하 P의 거리를 rP(t)라고 했고요.
rP(t) = k * a(t)이고
rP'(t) = k * a'(t)입니다.
그러면
rP'(t)/a'(t) = rP(t)/a(t) = k
가 성립합니다.
a'(t)를 양변에 곱해주면?
rP'(t) = a'(t)/a(t) * rP(t)
가 성립합니다. 근데 rP'(t)는 후퇴 속도이고, rP(t)는 은하까지의 거리니까, a'(t)/a(t)를 슬며시 H(t)라는 함수로 고쳐주면...
rP'(t) = H(t) * rP(t)
허블 법칙이 튀어나옵니다! 이때 a'(t)/a(t)는 어떤 은하를 고르든 상관 없이 t만 같으면 항상 일정한 값이죠? 그래서 허블 상수인 겁니다. 시간에 대한 상수가 아니라 공간에 대한 상수입니다.
a'(t)/a(t)가 감소하는 이유는, 그냥 계산해보니까 그렇더라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물질 밀도가 높을 때에 a(t)는 t^(2/3)과 거의 비례하고, 암흑 에너지 밀도가 높을 때에는 e^t과 거의 비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직접 a'(t)/a(t)를 계산하면 H(t)가 처음에는 감소하고, 나중에는 어느 값으로 수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허블 상수의 무한 수렴값은 55km/s/Mpc 정도라고 하네요^^
그니까 허블 상수는 시간에 따라 감소하기 때문에, v = H * r에서 20억 년 전 H는 더 크고, r은 더 작기 때문에 v를 비교할 수 없습니다! 허블 법칙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바탕으로 풀어서 운 좋게 맞힌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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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이긴다 파이팅!!!!!!
개추
개추(이따 읽을게요)
글은 잘 읽었습니다만 우리 우주가 아니란 건 좀 억지 같네요. 그럼 문제풀때 이게 우리 지구인지 무슨 평행우주의 딴 지구인지 따져야 되는 건가요
다른 문제는 모르겠고, 이 문제에서 현재의 허블 상수가 60으로 주어진 건 우리 LCDM 모형과는 큰 차이가 있는 거죠. 문제가 허술한 게 맞습니다.
맞음 이거 좀 이상함. 그나마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1. 우리은하라고 명시해줬기 때문에 ΛCDM 상정
2. 당시 교육과정에서 가속팽창을 배움
정도인듯요
허블 상수 이슈는 어차피 Hubble tension 때문에 ΛCDM의 정확한 H값이란게 존재하지 않고, 문항에서 그 값을 오차 없이 표현하는 건 불가능하니 60kmpspMpc정도면 수용 가능하긴 해요
저는 해당 문제가 단순히 우주론적 적색편이에 대한 이해를 묻는 문제였으며 보기에서 묻는 후퇴속도는 적색편이로 계산되는 후퇴속도였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통상적으로 데이터에서 다뤄지는 '후퇴속도'는 적색편이를 속도로 표현한 척도일 뿐인 것을 생각하면 저는 제 해석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천체까지의 거리가 멀어지며 적색편이가 길어지므로, 해당 선지는 참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안상현 박사님의 '우주의 측량'이라는 서적에도 해당 내용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주가 팽창하며, 은하 사이의 거리고 멀어지고 이로 인해 적색편이가 증가하여 관측되는 후퇴 속도가 커진다고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말씀하신 내용과 아래 토의하신 내용에 대한 제 생각을 전달드리고자 합니다.
1. '적색편이로 계산되는 후퇴속도'와 관련된 의견
말씀하신 '적색 편이로 계산되는 후퇴속도'라는 것이, 실제 후퇴속도와 정확히 어떻게 다른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우주의 Omega 값들이 known parameter일 때, GR을 이용하여 특정 우주 모형에서 z를 '실제 후퇴 속도'로 잘 변환하는 공식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본질적인 의미에서의 '적색 편이로 구한 후퇴 속도'이며, v=cz 등의 linear approximation으로 구한 v 등은 '후퇴 속도를 단지 근사치로서 (z>~1일 경우 잘못) 구한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적색 편이로 구한 후퇴 속도'를 '실제 후퇴 속도'와 구분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관련된 Figure을 첨부하였습니다. 이 Figure은 현재의 parameter들을 기준으로 plot한 것이기에, 20억 년 전의 redshift-recessional velocity 관계는 이것과는 사뭇 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20억 년 전의 우주에 대해서도, 당연히 그 시기에 해당하는 relation을 그릴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구한 relation을 통해 z를 v로 변환한 '정확한 후퇴속도'만이 본질적인 의미에서의 '후퇴속도'라고 생각합니다.
2. 특정 은하의 redshift가 팽창 양상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가?
1) 감속 팽창이 dramatic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즉, 일반적으로는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우주의 측량+닥마님의 의견)
2) d^2a/dt^2<0일 경우 감소한다. (작성자분의 의견)
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일단 제가 하나의 은하를 관측했을 때의 redshift evolution을 직접 계산해 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몇 가지 부분을 생각해 봤을 때 1)이 적절하다고 판단됩니다.
일단 cosmological redshift가 공간의 팽창에 의한 것임은 자명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공간이 얼마나 빨리 팽창하는지'와 '빛이 얼마나 오래 이동하는지'를 모두 고려해야 redshift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식으로 표현하면,
1+z = a/a_0 = [a_0+(from t_0 to t)∫(da/dt)dt]/a_0
에서 t_0~t의 시간 간격과 da/dt에 따라, 계산된 z값이 달라지기 때문이겠습니다.
특정 은하까지의 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멀어지고,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의 은하로부터 방출된 빛이 관측자에게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증가합니다. 그래서 da/dt는 감소해도 t_0~t의 시간 간격 증대 효과로 redshift는 증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redshift가 커졌다고 해서 후퇴 속도 또한 증가했음을 확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1.에서 제가 제시한 의견입니다. 우리가 z로부터 v를 얻을 때 이용하는 relation은 시간에 대한 함수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은하의 z값이 증가했더라도, 과거의 z->v relation과 그 이후의 z->v relation이 달라지기 때문에 v는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한 '정확하게 구한 후퇴속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z에 관해선 제가 놓치고 있던 부분이 있었네요. t~t0 간격을 무시할만큼 근거리로(~ 닥마 선생님 말씀대로 dramatic하게 감소한 경우)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젠장 또 자연상수야
저는 문제의 의도를 위의 앙팡과 상팡님의 댓글에 단 것 처럼 판단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선 해당 문제가 오류는 아닙니다. 다만 '후퇴속도'라는것이 실제로 공간상에서 멀어지는 속도를 의미하는지, 적색편이를 의미하는지 명확하게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편함이 있으나, 통상 데이터에서 다뤄지는 후퇴속도는 후자를 의미하기에,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안상현 박사님의 '우주의 측량'이라는 책에서도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우주론적 적색편이에 의해 외부 은하들의 적색편이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관측되는 후퇴속도가 증가하다는 서술이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관점에서는 V=Hr로 접근하는 것이 꼭 틀린 것은 아닙니다. V=Hr의 논리는 처음에는 단순히 관측 데이터로부터 산출된 것이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우주의 팽창속도[a'(t)]가 일정함을 가정하여 우주론적 적색편이의 정도를 통해 거리를 계산하겠다는 논리이고, 실제 자료에 제시된 스케일에서는 우주의 팽창속도가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근사적으로 납득 가능한 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허블 법칙이 우주의 팽창 속도가 일정함을 가정한다는 내용은 동의하기 어렵네요. 허블 법칙은 우주가 등방적이고 균질하게 팽창하는 모든 우주 모형에서 성립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후퇴속도를 실제로 공간상에서 멀어지는속도로 해석했을때의 이야기입니다. 관측되는 후퇴속도를 기준으로 하면 허블법칙은 가,등,감속 우주에서 모두 근거리에서는 대체로 성립하지만 좀 더 먼거리까지 가면 가속이나 감속에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1a형 초신성으로 관측한 거리가 허블법칙으로 예상한 거리보다 멀다는 것의 의미입니다.
저는 후퇴 속도를 literally하게 공간상에서 후퇴하는 속도로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본질이지 않나요?
추가로, 과거 EBS 교재에서 '일정한 속도로 팽창하는 우주'라고 조건을 줘놓고 '시간에 따라 외부 은하의 후퇴속도가 증가한다' 라는 선지가 나온 적이 있는데 이의 신청 폭탄을 던져 얻어낸 답변의 내용이 "실제로 공간상에서 멀어지는 속도는 관측이 불가능한 것이고, 우리가 관측하는 유일한 정보는 적색편이이기 때문에, 문제의 '후퇴속도' 라는 것은 실제로 멀어지는 속도를 의미하는게 아니라, 적색편이를 의미하는 것이다" 라는 답변을 얻어낸 적이 있습니다.해당 기출도 같은 논리라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글쓴분께서 '후퇴속도'를 천체가 공간상에서 멀어지는 속도라고만 생각하셔서 생기는 모순이라 생각합니다. 실제 필드에서 '후퇴속도'는 공간상에서 실제로 멀어지는 속도보다는 적색편이를 나타내는 척도로 주로 받아들여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은하가 멀어진다고 해서 반드시 z값이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교과서 내용만으로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은하의 peculiar motion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1. 은하의 후퇴는 은하 자체의 운동이 아닌 우주의 팽창에 의한 것임을 배웁니다. 아주 중요한 내용으로 배웁니다. 또한 우주의 중심이 없다는 내용도 배웁니다. 즉, 은하의 후퇴에는 관성이 작용하지 않을 것임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2. 또한 여러 우주 모형 중 우주가 감속하며 팽창 하여 결국 팽창 속도가 0에 수렴하는 모형도 배웁니다. 위 내용과 연결지으면 은하의 후퇴에는 관성이 없고, 은하의 후퇴는 우주의 팽창에 의한 것이므로 이 우주 모형에서 은하는 후퇴하다가 점점 움직임이 0에 수렴할 것임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3. 적색 편이 역시 도플러 효과가 아닌 우주론적 적색 편이이 의해 나타난다는 사실도 중요하게 배웁니다. 빛이 발사되고 오는 도중에 우주가 팽창하며 파장이 늘어난다는 것이죠. 따라서 우주가 팽창하지 않으면 은하의 적색 편이 역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도 추론 가능합니다.
4. 따라서 위 내용을 종합하면 우주의 팽창 속도가 감소하면 은하의 적색 편이도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럼에도 우주의 팽창 속도는 항상 0보다 크기 때문에, 은하 자체는 가까워지진 않고 멀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은하가 멀어진다고 적색 편이가 항상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교과서 개념만으로 유추가 가능하며, 오히려 감속 팽창할 때에는 적색 편이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 한 시점에 동시에 도착한 여러 은하의 빛을 서로 비교하면 멀리 있는 은하가 적색편이가 더 큰 것은 당연한 사실이겠지요. 그러나 한 은하에서 시점마다 발사되어 관찰자에게 도착하는 빛의 적색 편이를 도착하는 각 시점에 비교할 때, 거리가 멀면 적색 편이가 커진다고 생각하는 건 오류라는 뜻이죠.
은하의 후퇴 속도란 말 그대로 은하가 후퇴하는 속도입니다. 즉, 시간당 은하가 얼마나 거리가 멀어지느냐에 해당하고, "정확한 실제 후퇴 속도"를 바로 관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우리는 신이 아니니까요. 선생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z를 관측하여 이를 이용하여 v를 구해냅니다. 그러나 v=cz라는 식이 실제로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가까운 거리에 적용되는 근사식이라는 것은 알고 계실 겁니다. 즉,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후퇴 속도"는 도플러 식을 통해 "추론한" 후퇴 속도입니다. "실제" 이론적 은하의 후퇴 속도는 제 글에서 사용한 방법이 정확합니다. 그리고 애초에 v=cz가 적용될 정도로 가깝더라도 감속 팽창 우주면 z가 감소한다는 사실은 변치 않기 때문에 제 논리가 틀리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는 z는 각 시점에 발사된 여러 빛이 각각 관찰자에게 도착했을 때 관측한 z를 말합니다. 한번 출발된 하나의 빛만을 계속 쳐다보면 감속 팽창이든 가속 팽창이든 당연히 시간이 지날수록 파장이 항상 늘어나죠.)
별개로 평가원에서는 실제 관측적인 요소보다는 이론적인 요소를 더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전 판의 이동 기출문제 오류 정정 사건 때 그런 의견을 내었습니다.) 따라서 만약 문제에서 아무런 추가 조건 없이 은하의 후퇴 속도를 물어본다면 이는 은하의 "실제" 후퇴 속도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주의 측량은 제 자취방에 있는데 제가 의대 휴학 이슈로 본가에 있어서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해당 파트를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제 말은, 어떤 한 은하를 관측하면, 그 은하에서 온 빛의 적색편이가 시간에 따라 증가한다는 말입니다. 이전 답글들 모두 그런 의미로 말씀드린 것이며, 우주의 측량에서도, 말씀드린 EBS 연계교재의 문제 또한 그런 의미였습니다. 이에 대한 상세한 답변은 잠시 후에 달겠습니다. 그리고, 감속 팽창의 경우 z가 감소한다고 하셨는데, 이는 감속팽창이 매우 드라마틱하게 이뤄지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팽창속도가 감속되는 정도보다 은하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는 효과가 더 크다면 감속팽창의 경우에도 어떤 한 은하를 관측할 때 그 은하의 적색편이는 시간에 따라 증가합니다.
적색 편이에 관한 내용과 이 글의 기본적인 바탕이 되는 내용은 아래를 참고하였습니다.
https://doi.org/10.31349/RevMexFisE.65.22
Notice that the changing recession velocity of a comoving object is reflected in the changing slope of its worldline.
이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z에 관한 내용은 여기에 다 적기 힘드네요.
저는 전공자가 아니라 정확한 지식이 없습니다. 제 논리가 위 논문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