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5 [1036984]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4-09-06 18:04:40
조회수 2,876

[서울의대생 학습법 칼럼 1] 뇌가 피곤해야 공부다.

게시글 주소: https://mission.orbi.kr/00069088972

(제가 공부해온 방법, 제시할 수 있는 방법 등등을 전달하기 전에, 당연하지만 공부는 성적만 잘 나오면 장땡입니다. 제가 말한 거랑 정 반대로 공부해도 본인하고만 잘 맞는다면 알빠노이니 참고용으로만 보세요.) 


안녕하세요. 서울의대에 재학중이면서, 국어, 수학, 생기부 컨설팅을 수업하고 있는 국수라고 합니다. 


오늘은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공부해보며 느낀 점을 글로 줄줄 풀어보면서 당연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을 만한 포인트들을 전달드리려 합니다 (다들 알지만 실천하지는 못했던 그런 바이브). 


프린트해서 책상 옆에 붙여두고 한 번 씩 보면 공부 능률이 조금은 오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 시작합니다~




1. 뇌가 피곤해야 공부다.


오늘의 메인 주제인 '뇌가 피곤해야 공부다'입니다. 전 이 점이 공부의 능률에 있어 정말정말 크나큰 차이를 불러온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다음과 같은 경우는 아닌지 체크리스트를 보며 생각해봅시다.





1) 평소 암기과목을 외울 때 책을 줄줄 읽고 회독을 열심히 하지만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다.


2) 수학 문제를 읽고 있지만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거나 문제 사이사이, 또 문제를 푸는 중간에 멍을 때리고 있을 때가 많다.


3) 양치기를 열심히 하며 꽤 많은 문제들을 풀었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4) 국어 비문학을 푸는데 분명 지문을 읽었는데 문제를 보니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또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혹시 위 체크리스트를 읽으면서 하나라도 '어 저거 난데...?'라는 생각이 드셨나요? 저도 사실 중학생 때까지는 이런 식으로 공부해왔습니다. 고등학교 첫 시험에서 큰코 다치고부터 이런 습관을 개선하려고 많이 고생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가 '생각을 덜하고 머리를 덜 쓰'려고 하면서 생기는 일입니다. 공부는 해야하니 책상에 앉았지만 무의식적으로 뇌를 덜 쓰고 에너지를 아끼고 싶으니 생각을 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부하는 것이죠. 


역사와 같은 암기과목을 공부하며 열심히 읽기만 하는 경우, 비문학 지문을 읽으며 빡빡하게 한줄한줄 생각하고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읽어내려가는 습관, 수학 문제를 풀다가 뭔가 생각해야하고 고민해야하는 조건이 나왔을 때 멍을 때려버리는 습관 등등..... 이런 경향성을 보이는 학생들을 한 트럭은 봐온 것 같습니다. 


결국 이런 습관들은 연산력, 독해력을 늘리고, 지엽적인 개념들을 암기하는 것에 큰 장애를 불러옵니다. 그럼 뇌를 쓰면서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다음 방법들은 실제로 제가 고등학생 때 효과를 좀 봤던 방법들입니다.





1) 짧은 목표에 따른 시간을 정하고 그 안에 무조건 집어넣는다.

 

위 방식은 멍 때리는 습관, 텍스트만 읽고 생각하지 않는 습관 등을 고치기 위해 제가 의도적으로 시도했던 방법입니다. 개인적으로 내신 준비과정과 수능 공부 과정에서 매우 큰 효과를 봤습니다. 


공부과정이 루즈해지고 처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방식이기 때문에, 목표 시간이 30분, 1시간, 2시간 등으로 길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수학문제의 경우 문제당 4~5분 이내, 교과서 암기는 조그마한 목차 하나에 15~20분 등으로 설정해가며 최대한 단시간 내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연습을 했습니다. 


예시를 조금 보여드리겠습니다.



 예1


목표 설정 : 한국사 교과서 132 ~ 137쪽 15분 안에 완벽하게 암기

피드백 방식 : 교과서를 가리고 해당 페이지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읽을 수 있어야 함. 모든 디테일 기억하기.


 예2


목표 설정 : 수학문제 풀이과정 발상까지 5분.

피드백 방식 : 5분이 넘어가도 문제 풀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바로 해설강의 또는 해설지 펴고 확인 후 포인트 정리




위와 같은 방법으로 조금이라도 공부하는 과정에서 멍을 때리거나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공부해왔고, 남들에 비해 지정된 시간동안 몇 배의 효율로 공부해 점수가 오르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스스로 답하며 읽는다. 


스스로 질문하면서 공부하는 과정의 장점은 내가 지금 읽고있는 문장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혹은 암기했는지 가장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입니다. 시간을 재는 0번의 방법과 조합해서 함께 이용하면 굉장히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다음과 같은 텍스트를 읽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조선 건국 후 태어난 첫 임금으로, 조선이 건국된 해인 1392년에서 5년이 지난 1397년 5월 15일(음력 4월 10일) 당시 정안군[16]이었던 태종과 정녕옹주였던 원경왕후의 3남으로 태어났다.[17]
1408년, 12살에 충녕군에 봉해졌고 아버지가 왕위에 오른 후 12년 뒤인 1412년에 대군으로 진봉되었다. 어릴 적부터 이미 될성부른 떡잎을 보여 한번 잡은 책은 책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읽었다고 한다. 단군 이래 최고의 독서광으로 병이 나 앓고 있을 때도 줄창 책을 읽으려 들었으므로 건강을 해칠까 걱정된 태종이 방 안의 서책을 모조리 압수했으나 병풍 뒤에 숨겨뒀던 《구소수간(歐蘇手簡)》[18]이라는 책 하나를 붙잡고 마르고 닳도록 읽었다는 얘기는 알음알음 퍼져있는 이야기. 조선에서 왕위를 이을 세자는 왕이 되면 그만이지만 그 외의 왕자는 일개 왕실 종친일 뿐 능력을 이용한 정상적인 벼슬길에 오를 수 없었기 때문에 충녕대군의 재능이 안쓰러웠던 태종은 아들의 취미생활을 전적으로 지원해줬다고 한다. 덕분에 학문은 물론 미술, 음악, 수석까지 다양한 부분을 섭렵했고 오히려 대군이었기 때문에 제한받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으므로 다양한 재능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대군으로서의 유복한 생활이 다재다능한 왕으로서의 실력을 키워주는 데 복이 된 셈이다.

(출처 : 나무위키_세종대왕)



이후 다음과 같이 수많은 자잘자잘한 질문을 만들어내며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공부합니다. 이런 과정이 의도를 가지지 않고도 습관적으로 계속 나올 정도록 몸에 익었을 때 특히 큰 효과가 나옵니다.



<세종이 태어난 음력 일자는? 어머니는 무슨 옹주였지? 닳고 닳도록 읽었던 책은? 아버지인 태종이 왕위에 오른 해는? 텍스트에 세종이 공부했던 것으로 나온 예시 3개는? 대군에 봉해진 나이는? 세종은 조선 건국 이전에 태어났는가 이후에 태어났는가?>



와 같이 이런 짧은 텍스트 내에서도 수많은 질문들을 만들고 계속 대답해가면서 내가 암기한 내용과 암기하지 못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계속 파악하고, 암기하고, 생각하고, 파악하고, 암기하고, 생각하고 를 반복하며 내가 모르는 것을 찾아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공부해왔습니다.





학습법 칼럼은 또 처음 써보는 것 같습니다. 너무 당연한 소리들일 수 있지만, 동시에 그만큼 중요하고 놓치면서 지나가기 쉬운 파트라 생각합니다. 질문이나 여러 문의는 댓글과 쪽지로 부탁드립니다. 반응이 좋으면 또 다른 팁들과 주의점을 가지고 2탄, 3탄 더 쓰러 올게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