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력 향상을 위한 핵심문단 챌린지(ft. 도피의 메커니즘)
안녕하세요 독서 칼럼 쓰는 타르코프스키입니다.
오늘은 핵심문단 독해 연습을 해보려고 합니다. 아래 문단들을 제대로 읽어냈으면, 혹은 적절한 예시나 비유가 떠올랐다면, 문제 풀이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버슈팅 이론>
외국 통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교환 비율을 의미하는 환율은 장기적으로 한 국가의 생산성과 물가 등 기초 경제 여건을 반영하는 수준으로 수렴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환율은 이와 괴리되어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만약 환율이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거나 또는 비록 예상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더 라도 변동 폭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경우 경제 주체들은 과도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환율이나 주가 등 경제 변수가 단기에 지나치게 상승 또는 하락하는 현상을 오버슈팅(overshooting) 이라고 한다. 이러한 오버슈팅은 물가 경직성 또는 금융 시장 변동에 따른 불안 심리 등에 의해 촉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물가 경직성은 시장에서 가격이 조정되기 어려운 정도를 의미한다
<헤겔의 변증법>
정립-반정립-종합.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를 일컫는 말이다. 변증법에 따라 철학적 논증을 수행한 인물로는 단연 헤겔이 거명된다. 변증법은 대등한 위상을 지니는 세 범주의 병렬이 아니라, 대립적인 두 범주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수렴적 상향성을 구조적 특징으로 한다. 헤겔에게서 변증법은 논증의 방식임을 넘어, 논증 대상 자체의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 즉 세계의 근원적 질서인 ‘이념’의 내적 구조도, 이념이 시ㆍ공간적 현실로서 드러나는 방식도 변증법적이기에, 이념과 현실은 하나의 체계를 이루며, 이 두 차원의 원리를 밝히는 철학적 논증도 변증법적 체계성을 지녀야 한다.
이러한 문단들을 읽어내는 것은 당연히 어렵습니다. 다만 추상적인 내용일 수록 비유와 예시를 떠올려보면 독해에 큰 도움이 됩니다. 원래 작가에게는 언제나 본문에서 적절한 예시를 제공할 도의적인 의무가 있습니다만, 출제자는 일부러 핵심적인 예시나 비유를 제공하지 않고,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도록 촉구합니다. 가령, 칸트의 정언명령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될 수 있도록 행위하라"는 말을 처음 접하면 그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만약 모든 사람이 거짓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될까? 아무도 서로 믿지 못하는 세상이 될 것이므로 누구든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라는 구체적 예시를 떠올리면 퍼즐이 풀려버립니다(여기서도 저는 예시를 사용했습니다!).
그 예시가 정말 정교하고, 정확하고, 진실이나 저자의 의도에 부합하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대한 오류가 있다면 글을 읽으면서 독자가 스스로 교정하면 됩니다. 정확도가 조금 낮더라도, 구체화된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판단의 고민을 훨씬 줄여줄 것입니다.
아래 내용은 몇몇 출제 가능한 소재를 바탕으로 압축적인 핵심 문단을 작성한 것입니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에 따르면, 인간은 자유롭도록 저주받았으며, 이 자유는 인간 존재의 본질로서, 자아실현과 도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실존적 과제로 제시된다. 프롬은 이러한 자유의 이중성을 강조하며, 자유는 자아실현의 기회와 동시에 도피하고자 하는 유혹을 동반한다고 보았다. 자아실현을 향해 나아가는 길은 대부분 고통스럽고 불확실하며, 이는 인간이 자신의 독립성과 고유성을 두려워하게 만든다. 이러한 공포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자유를 억압하거나 외부 권위에 의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프롬은 이를 '도피의 메커니즘'으로 설명하며, 인간이 자유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다른 인간이나 제도에 종속되고, 이로써 유사 자유감을 얻으려 한다고 언급한다. '도피 기제'는 인간의 자아실현을 방해하는 주요 장애물로 작용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비생산적인 삶으로 이어진다. 생산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사랑과 창조성에 기반한 관계를 수립하고, 자아실현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 프롬의 이론은 또한, 자본주의 사회가 인간을 '독립적'으로 만들지만, 그와 동시에 고립된 개체로 전락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리하여 프롬은 자유의 사용이 인간의 도덕적 책임과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이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윤리적 성찰을 요구한다. 자유는 궁극적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적이면서도 실존적 과제로,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진정한 인간다움의 실현이라고 주장한다.
<GPT를 활용해 적절한 예시 떠올리기>
에리히 프롬의 이론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자유'를 한 아이가 자전거를 배우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프롬은 인간이 "자유롭도록 저주받았다"고 말하는데, 이는 마치 아이가 처음으로 보조바퀴 없이 자전거를 타야 하는 순간과 같습니다. 이 자유는 아이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동시에 불안과 두려움을 초래합니다. 보조 바퀴를 떼어내면 아이는 더 이상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균형을 잡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넘어질 위험이 커지지요. 이때 아이는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선택은 자전거를 완전히 포기하고, 다시 보조 바퀴를 붙이거나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자전거를 타는 것입니다. 이는 프롬이 '도피의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하는 부분과 비슷합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거나, 심지어 자전거 타기를 포기함으로써 아이는 위험을 피할 수 있지만, 동시에 스스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됩니다. 두 번째 선택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넘어진다는 것을 각오하면서 계속 자전거를 연습하는 것입니다. 이는 프롬이 권장하는 '생산적인 삶'을 향한 선택에 해당합니다. 이 과정은 어렵고 힘들겠지만, 아이는 결국 자전거를 자유롭게 타게 되면서 자립심과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프롬의 이론은 인간이 이러한 두려움과 자유의 무게를 견디고 자립적인 존재로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단순히 자전거 타기의 예시를 넘어서, 인생 전반에 걸친 도전과 성취의 과정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자유는 기본적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측면이며,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더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제 지문의 핵심은 결코 골고루 퍼져있지 않습니다. 가장 추상적이고 복잡한 한 문단, 그 핵심 문단을 집요하게 뚫어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입니다. 허접해도 좋으니, 예시와 비유를 떠올려 보세요.
<연습문제>
1. 지그문트 바우만의 유동적 근대
유동적 근대(liquid modernity)는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이 현대 사회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개념으로, 전통적 구조와 안정성이 사라지고 유동성과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유동적 근대에서의 삶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안정적인 정체성이 부재한 상태를 반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적 유대와 공동체의 개념은 점차 약화되고, 개인들은 자립적이면서도 고립된 삶을 영위하게 된다. 네트워크와 상호작용이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도 이러한 유동성은 개인의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재구성하게 만든다. 바우만은 특히 소비주의가 현대 사회의 주요 원동력으로 작용하며, 상품화된 삶 속에서 인간관계 또한 일시적이고 소모적으로 변모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의 이론은 경제학적 관점뿐 아니라 사회학적, 심리학적 차원에서도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자본주의 논리가 전통적 가치와 윤리를 대체하며, 이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불안감을 더욱 심화시키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바우만은 유연성(flexibility)와 취약성(vulnerability)이 현대인의 삶의 특징이 되었음을 지적하며, 이로 인해 개인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보호하고 재정립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고 주장한다.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동적 근대의 개념은 현대 사회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중요한 틀을 제공한다. 이로써 바우만의 유동적 근대 이론은 인간 존재의 조건을 다각도로 탐구하여,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한다.
2.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에 따르면, 인류는 신이 되려 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이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통해 자연을 지배하고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려는 야망을 드러낸다. 그의 저서 '호모 데우스(Homo Deus)'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구체화된다, 하라리는 인류가 더 이상 생존 그 자체를 위한 투쟁에 머물지 않고, 불멸, 행복, 능력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단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신성화'(divinization)이 인간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등장했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진화적 성공의 새로운 척도는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하고 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간의 지능을 확장하는 능력으로 재정립된다. '사피엔스' 시절의 인간이 신화와 종교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았던 것과 달리, '호모 데우스'는 인공지능과 컴퓨팅 기술을 통해 신성한 존재로의 전이를 꿈꾼다. 인간의 정체성은 데이터 흐름에 통합되며, 이 '데이터교'(Dataism)는 정보 처리를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념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하라리는 이러한 전환이 불가피한 윤리적, 철학적 딜레마를 초래할 것임을 경고한다. 기술적 힘이 증대됨에 따라, 사회는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과 통제의 문제에 맞닥뜨리게 되며, 이는 자유의질의 개념을 재정의하게 만든다. 결국, '호모 데우스'라는 개념은 인류가 자연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꿈을 담고 있지만, 그러한 야망이 가져올 결과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하라리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선택이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3.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 이론
프랜시스 후쿠야마에 따르면, '역사의 종말'은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로, 이는 인간 사회 발전의 최종 형태로서 확립된 정치적 질서를 뜻한다. 후쿠야마는 세계사가 이데올로기적 투쟁의 연속으로 변화해온 과정을 분석하며, 자유민주주의가 그 종착점에 도달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주장을 통해 헤겔의 역사적 유물론을 재해석하고, 마르크스의 후기 자본주의 사회가 아닌 자유민주주의가 궁극적으로 인류의 정치적 진화의 최고점이라고 밝혔다. 이런 관점은 20세기 후반의 냉전 이후 세계 정치 지형 변화와 깊이 연결돼 있으며, 시장 경제와 민주주의 시스템이 더 이상 대체할 수 없는 최고의 정치 구조로 자리 잡았다는 논리를 제시한다. 후쿠야마는 각국의 전후 복지국가의 발전과 인권의 증진이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했다며, 이는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안정성을 동시에 가져오는 유일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비판을 받기도 했으며, 자본주의의 불완전성과 신흥 민주주의 국가들의 혼란이 그의 주장을 재고하게 만든다. 이에 따라 후쿠야마는 역동적인 역사적 발전과 문화적 다양성의 역할을 인정하고, 자유민주주의의 확산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는다고 보완했다. 또한, 소셜 미디어의 등장과 정보화 사회의 도래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성 역시 그의 이론의 새로운 도전을 제기한다. 그렇지만 후쿠야마는 여전히 자유민주주의가 인류의 정치적 진화의 정상에 위치한다고 주장하며, 이는 사람들이 더 큰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는 본성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따라서 '역사의 종말'은 자유민주주의의 영속적인 우위를 확립하며, 이는 인간 사회의 최종 목표로 자리 잡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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