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통첩 게임에 대한 고찰, 윈윈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저는 사회주의라던지 경제 정치학을 전공으로서 전문적인 교과 과정을 밟으면서 공부하거나 연구한 적이 없기에, 자신있게 이야기하지는 못합니다. 때문에 전 읽고 이해가 되는가, 납득이 충분히 가는가, 상상이 가고 그럴 듯 하는가 등을 자주 내세우곤 합니다. 오늘은 비전문가인 제 입장에서, 전공자들이 읽고 욕을 할 수도 있는 주제라고 생각하기에 조심스럽게 차근차근 제 이야기를 해설해보겠습니다.
우선 짧게, 역사와 전쟁사, 정치 사상에 대한 투쟁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서론을 시작하는 이유는, 오늘 주제는 신경과학, 뇌과학, 심리학을 포함하면서도 매우 경제학적인 주제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평등이나 공평심 등에 대한 예민하고 복잡한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정부의 극단적인 우경화로, 미국에서 광풍이 불었던 매카시즘이 떠오를 정도로 과거의 정치 사상이나 지원 국가를 가지고, 사후적으로 평가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고려인의 정신적인 아버지로 추앙받은 홍범도 장군이 과거 소련에게 지원을 받았으며, 유일하게 남은 사진이 바로 소련 군복을 입은 사진이었기에 색깔론으로 인하여 김일성과 엮여서(?) 육사에서 철거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애초에 홍범도 장군을 비롯하여 1900년대 초창기 대한민국의 국권이 불법적이고 무력으로 피탈되었을 때, 독립 운동을 한 세력 중에서 소위 '좌익' (빨갱이??) 세력의 지원을 받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것이 힘들 정도로, 실제 당시 소련은 대외적인 명분으로 민중의 해방, 제국주의에 대한 대항을 위해 지원을 해주었습니다.
소련의 지원을 받았기에 무조건 사회주의 사상을 가졌다! 라고 보기 힘든 것이, 제 1세계로 표방되는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은 당시에 '제국주의' 집단이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을 최대한 간략히 요약하자면, 신흥국으로서 부상하던 독일이 해군력 증대 등을 하면서 전통적인 열강이었던 프랑스, 영국 등에게 위협으로 떠오르자 벌어진 극단적인 충돌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독일이 겨우 통일도 하고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의 뛰어난 행정력과 외교를 통해서 경제 성장도 이루었으며 유럽 열강에 비교해서 기술력이나 공업력이 충분히 따라잡는 것은 물론 일부 부문에서는 추월해버리자, 특히 대영제국으로서 아메리카(물론 미국 독립전쟁으로 쫓겨나기도 했으나), 아프리카, 아시아, 인도 등지에 막대한 식민지를 구축하고 패권을 휘두르던 전통 강자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이제 독일도 해군도 키우고 슬슬 식민지 꽂을 자리가 있나 보았더니, 이미 프랑스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이 다 선점해버리고 남은 자리가 없었습니다. 이제 우리 나라도 선진국(?)인데 왜 니들만 불공평하고 비겁하게 식민지를 가지느냐! 나도 먹고 싶다! 라는 독일 국민들의 반발과 여론에 힘업어, 우연히 사라예보에서 울린 총성이 뇌관이 되어 거대한 세계대전으로 비화하게 됩니다.
오늘은 전쟁사 칼럼이 아니니 짧게 요약하자면, 이미 영국의 해상봉쇄와 프랑스 본토에서의 처절한 소모전으로 빵은 물론 빵을 찍어먹는 양념까지 '순무'로 연명을 겨우 하던 독일은, 중립을 유지하던 거대하고 막강한 미국이 참전함으로써 균형이 박살나면서 항복을 하게 됩니다. 흥미롭게도 당시 독일은 외국으로 진출한 상황이었지, 자국 영토까지 침범당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독일 국민이 볼 때는 패배가 비현실적으로 받아들여졌고, 2차 세계대전의 한 가지 큰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https://namu.wiki/w/%EC%9A%B0%EB%93%9C%EB%A1%9C%20%EC%9C%8C%EC%8A%A8
흥미롭게도 1차 세계대전 당시 승전국은, 매우 불행히도 일본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열강들은 독일과 오스만, 오스트리아 왕조에게 징벌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식민지를 모두 토하게 만들었고 막대하게 소요된 전비와 인명에 대한 배상을 청구합니다.
이때 1차 세계대전은 당대 지식인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는데, 이렇게 거대한 전쟁이 일어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며, 전례없는 사상자를 내었기에 '모든 것을 끝낼 전쟁'으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리가 타임머신이 있어서 과거 사람들에게 찾아갔는데, 잘못 찾아가서 "아이코, 1차 대전 시기였네요! ㅈㅅ ㅎㅎ" 한다면 그 사람들은 "1차???"라고 대답할 것이라는 유머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 미친 짓이 끝이 아니라고???
https://bbs.ruliweb.com/etcs/board/300780/read/49311615
2차 세계대전도 그러하였으나, 1차 세계대전 또한 전후 많은 사상가들에게 큰 위기의식을 심어주었습니다. 어쩌면 인류가 이런 대전쟁을 한 번이라도 더 한다면 멸망할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당시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은 그 유명한 사상을 세계에 전파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민족자결주의'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패쓰.
그리고 그 사상에 감명을 받고, 아~! 우리도 독립을 누려야 마땅한 민족인데 타국에게 강제로 침략당했으니까, 우리도 독립을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발생한 사건이 바로 31운동 기미독립선언서의 발표입니다.
다만 비극적이게도, 1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국의 식민지들은 철저하게 해체되고 그 이익이 승전국에게 넘어갔을 뿐이고, 승전국의 기득권과 이권, 식민지 통치는 유지되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일본이 참 운이 좋게도 줄을 잘 타서 승전국에 숟가락을 얹었으며, 따라서 일본의 전리품인 조선은 우드로 윌슨의 선언과는 다소 무관하였습니다.
지금은 미국을 위시한 유럽 연합 국가들이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를 외치며 억압받는 약자, 약소국에게 지원을 하지만, 1차 세계대전 전후, 그러니까 대한민국 일제강점기 초반에는 반대로 한민족은 물론 베트남, 인도, 아프리카 등에 사는 민족들에게는 미국이나 유럽, 당대 잘 나가던 일본 제국들은 그저 제국주의 국가이며, 자신들의 식민지 통치를 유지하려는 기득권 세력이었습니다.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대통령이 말했으니까, 우리 조선 민족도 해방될 수 있겠구나! 라는 기대에 대해 당연히 현실적인 지원이나 도움은 없었습니다. 특히 많은 식민지를 누리던 일본과 영국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식민지 독립에 매우 부정적이었고, 심지어 영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조선의 독립에 껄끄러워 하였습니다. 조선이 독립하면 자기가 누린 식민지들도 독립시켜달라고 할 것이 뻔하니까요.
참고로 2차 세계대전 이후 강대국들은 눈물 흘리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식민지를 반강제로 포기해야 했었는데, 프랑스는 자국 식민지였던 베트남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무력으로 현상 유지를 시도, 이에 반발하여 베트남 국민들과 전쟁을 하였습니다(1차 인도차이나 전쟁). 이 전쟁이 더 커지고 규모가 화려해져서 미국은 물론 한국까지 참전하게 된 전쟁이 바로 베트남 전쟁입니다. 당시 프랑스의 제국주의적 행태에 반발한 베트남 국민들이 지지하던 것은 마찬가지로 사회주의였습니다.
유대인 민족을 말살하고, 게르만 민족을 위한 위대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력으로 타국을 강제 침탈한 나치에 대항한 프랑스, 특히 프랑스 본인들이 2차 세계대전 초반 허무하게 밀리면서 나치 독일의 치하에서 착취를 당했었음에도 거꾸로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자신들이 착취하던 민족에 대해 올가미를 씌우려고 한 태도가 참으로 모순적입니다.
https://namu.wiki/w/%EC%9E%A5%EC%A0%9C%EC%8A%A4
조선 독립투사들의 실적을 보고 감동받은 장제스는, 이후 영국과 미국 등과의 회담에서 조선의 독립을 약속해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런데 뼛속까지 대영제국인이자, 인종차별주의자였던 영국의 전시 내각 수상 처칠은 그닥 그 제안을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명분 때문에 직접적이고 강력하게 반발하지 못했을 뿐이지요
https://namu.wiki/w/%EC%9C%88%EC%8A%A4%ED%84%B4%20%EC%B2%98%EC%B9%A0
이처럼 1차 세계대전 전후의 1세계(소위 국제적으로 '불루팀'이라고 불리는, 서방 자유 민주주의 진영)는 지금의 1세계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고종 황제도 미국과 수교를 하면서, 상호 안전을 위한 합의를 하였으나 미국은 가쓰라 태프트 밀약으로 일본의 조선 지배를 인정하는 대신 필리핀 지배권을 가져갔습니다.
그러니까 핍박 받는 약소국 민족에 대한 지원을 기대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공허한 말 뿐이고, 실제 소수 민족 등을 지원하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던 소련은 적극적으로 한국의 무장독립단체를 지원해줍니다. 당시 소련은 사회주의라는, 인류 역사상 처음인 경제 실험을 하는 모험적인 국가였으며, 앞서 이야기했듯이 제국주의 국가들의 기득권을 도전하는 새로운 위협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기득권과 식민지를 가지고 있던 서방 진영, 강대국들은 소련을 의도적으로 고립시켰으며, 이를 극복하고자 소련은 적극적으로 약소국의 독립을 지지하고 약속하면서 지원을 하였습니다. 소련 등의 사회주의 진영을 2세계 (레드팀)이라고 하는데, 현대에 와서는 1세계와 2세계가 약소국이나 국제적인 지원을 하고, 사상을 퍼뜨리는 것이 좀 반대가 된 경향이 있는것 같아서 꽤나 재미있네요.
김구 선생 등이 이끌던, 무장 독립운동 세력이 미국의 OSS(CIA의 전신)에게서부터 군사적 지원과 훈련을 받으며 국내 진공을 준비한 것은 2차 세계대전, 태평양 전쟁 말엽입니다. 미국이 한국 민족을 도와서 일본 제국에 대항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미국이 뭐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서~ 였다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현실적으로, 일본 제국이 미국에게 선빵을 날려버리고 전쟁을 걸었으니, 일본 제국을 내부에서부터 흔들기 위해서 일본과 전쟁을 하던 중국, 한국 등을 지원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굳이 세세하게 알고 있지 않아도, 역사적인 큰 흐름을 보자면, 1차 세계대전 전후 시기에 무장 독립운동가들이 미국의 지원을 받았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김일성 돼지새끼도 소련이 이후 한반도를 구워먹기 위해서 내세운 얼굴마담이면서 동시에 보천보 전투를 통해서 그나마 국내에 인지도가 있었던 얼굴마담일 뿐입니다. 김일성 말고도 실제 사상적으로 깊숙히 소련에서 공부를 하던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소련은 이후 한반도 분할 통치에 있어서 써먹기 위해 적당한 도구로 체택한 것이 바로 김일성이었죠.
사실 인류 전체 역사 중에서 현대인처럼 냉장고에 음식이 썩어나갈 정도로 보관을 넉넉히 하면서 배부르고 안락하게 살게 된 기간은 굉장히 짧습니다. 프리츠 하버라는, 그야말로 수 십억 명의 인류를 먹여 살렸다고 평가받는 위대한 화학자이면서 동시에 1차 세계대전 독일의 탄약 제조와 독가스 개발에 핵심적으로 기여한 과학자 덕분에 인류는 이렇게까지 번성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적인 형태로는 식량 생산에 뚜렷한 한계가 있습니다. 인간이 먹는 식량에는 다양한 영양소, 특히 질소가 필요한데 이 질소는 대기 중에 많이 존재하지만, 삼중 결합으로(화학1을 공부했다면 알 수 있죠 ^^) 매우 안정적인 상태로 존재하기에 이를 분해해서, 토양에 흡수를 시켜서 다시 동식물이 이를 먹을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프리츠 하버는 촉매라는 유용한 도구를 통하여, 높은 압력과 열을 가한 상태에서 질소를 인공적으로 추출 및 합성하는데 성공하였고, 인공적으로 개발된 화학비료가 보급되면서 식량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인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제 앞에서 제가 제국주의, 사회주의, 전쟁사 이야기를 한 이유가 설명이 됩니다. 재산이 이렇게나 많아지고 자원이 많아지면, 당연히 불평등과 빈부격차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발생합니다. 지금도 인류 최고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로 칭송받는 마르크스를 비롯하여 많은 사상가들은 부자가 약자, 빈자의 노동력 등을 착취하는 것에 대해서 경고를 하였습니다.
사람, 특히 자본가나 유산 계급의 탐욕은 끝이 없으며 자신의 이익과 자산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어떤 일도 서슴치 않으며, 노동력을 제공하는 약자에게 마땅히 돌아가야 할 몫을 강탈함으로써 부를 누린다고 설명하였습니다. 특히 산업혁명이 활발히 일어났던 영국에서는 템즈 강의 수질은 물론이고 대기질이 높은 인구밀도로 심각하게 오염되었고, 잠자리가 부족했기에 저소득 노동자들은 밧줄에 기대어서 자야 했으며, 아동 노동자의 인권은 물론 기본적인 생활에 대한 보장 자체도 그 개념이 없었습니다.
지금 보면 당대 사람들은 "진짜 혁명 마렵네 ㅋㅋ" 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서 하루하루 겨우 이어나가야 했었습니다. 분명 식민지 개척이나 기술의 발전으로 전체 자원은 늘어났는데, 이상하게도 궁핍하고 심각하게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도 너무 많아졌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4298070
하루 16시간을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과연 게으르고 무식하고, 못 배웠기에 그런 짐승 같은 대우를 받아 마땅한가? 에 대해서 다양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마르크스가 이를 과학적이고 수학적으로 설명을 하며 비판을 하게 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전 노동경제학 비주류 경제학 등을 배우지 않았으므로 자세한 내용 패쓰.
굳이 깊이 들어갈 필요도 없습니다. 인간에게는 은연 중에 이런 평등과 공정에 대한 감정이 선천적으로 존재합니다. 예컨데, 3명이 모두 사이좋게(?) 굶고 있는 상황을 상상해봅시다. 이들 간에 특별한 갈등이 일어나리라고는 별로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2명이 쌀밥을 먹고, 한 명만 고기를 먹는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여러분도 뭔가 꺼림직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신가요? 앞서 3명이 모두 굶을 때에는, 사이좋게 굶었습니다. 애초에 자원이 부족하니까. 근데 뒤의 3명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자원이 더 많지만, 갈등이 일어날 위험은 매우 높아 보입니다.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탄생 이전부터 이미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처럼, 인간의 시기 질투심에 대한 본성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명백한 감정입니다. 실제로 현대에서도 직장이나 학계에서 개인이 열심히 노력하고 성공을 하더라도 주변에서부터 시기 질투와 공격이 들어오는데, 어느 개인이 가진 자산이나 소득이 애초에 남들로부터 뺏어온, 불합리하고 불공정하게 강탈해 온 것이라고 알려지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이처럼 인류 역사에서 불공정, 불균형, 불합리, 불의, 불평등 이라는 키워드는 그야말로 인간의 탄생 이후부터, 아니 애초에 생명체의 탄생 이전부터 존재했을 것이며 앞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사유재산이라는 개념이 생기는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그 사람이 그 만큼의 몫을 차지하는 것이 공정하고 옳은가?'에 대한 진지하고 깊은 고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는 비단 경제학 뿐만 아니라 심리학과 철학에서도 매우 궁금해하는 근본적이면서도 매우 거대한 질문이자 의문입니다. 경제학은 수학적으로 세상을 단순화, 모형화 시켜서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과감하면서도 단순한 전제를 깔고 시작합니다.(전제가 너무 복잡해지만, 전제를 세우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엄청나게 소모될 것이니까)
'인간은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주체이며, 개별적으로 판단한다'는 전제입니다. 매우 당연하게도 이 전제는 다양한 반론을 받습니다. 인간은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행동경제학 등에서 비판한 바 있으며, 온전히 자기 개인을 기준으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성, 그러니까 남보다 잘 사느냐 못 사느냐를 많이 따진다는 것입니다.
질량이 뭉쳐지면서 더 큰 중력을 발휘하여 계속해서 주변의 물질을 흡수하고 더더욱 커지는 것처럼, 자본은 인위적으로 강력한 비율의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새끼를 치고 스스로가 증식하며 그 속도가 더더욱 빨라집니다. 애초에 자원 자체가 적었던 고대 인류끼리 빈부 차이가 나보았자 그까짓 청동검 한두개 정도일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수많은 원시 인류를 먹여살릴 수 있는 수준의 막대한 소득을 개개인이 가질 수 있습니다
나의 행복이나 자존감 등은 상대방과의 비교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매우 많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산이 될 수도 있고 부자의 기준이 될 수도 있고, 심지어 슬픔의 기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오늘 실수로 10만원을 잃어버려서 불행한데, 옆 사람들은 대부분 다 100만원 씩이나 잃었데? 하는 순간 내 불행은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오히려 거꾸로 행복감이나 안도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원숭이들에게조차 어떤 원숭이에게 오이를 주고 다른 원숭이에게 포도를 주는 순간, 오이를 받은 원숭이는 짜증을 내며 오이를 집어 던지기도 합니다. 인간에게도 마찬가지로 내가 부자이며 자신의 소득에 만족하는지는 순수하게 개인의 차원에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의 비교를 통해서 계산하며 상대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8TADlYXXA
특히 인간의 이런 비합리성, 비순수성을 시험하는 유명한 심리학 실험이 바로 제목의 '최후통첩 게임'입니다. 아마 제목을 다들 잘 모르긴 하겠지만, 내용 설명을 들으면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날 것입니다.
제가 A라는 사람에게 100만원을 제공한다고 약속합시다. 그런데 이때 딱 한 가지 조건을 줍니다. 저기 이와 상관없는 B라는 사람과 합의를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A가 100만원을 받을지 말지는, B의 승낙이 걸려있는 상황입니다.
이때 보통 A는 B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하고, 100만원 중 일부를 떼어주겠다는 조건으로 설득을 합니다. B가 합의만 한다면, A와 B의 전체 재산이 딱 100만원 만큼 늘어날 것입니다. 그러니까 전체의 부는 증가를 하겠죠.
그런데 이때 보통 A는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B에게 100만원의 상당량을, 보통 50만원 정도를 제안합니다. B의 도움이 있어야 내가 100만원을 일단 받을 수 있으니까, B의 도움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 실험에서 B의 입장에서만 상상해본다면, B는 하늘에서 1만원이 떨어지기만 해도 이득입니다. 다시 말해서 A가 100만원을 전부 다 꿀꺽하든, 90만원만 받든, 50만원만 받든지 상관없이, B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돈이 생기는 거니까, 합리적으로 볼 때 B는 A가 수익분배를 99:1이라는 극단적인 제안을 하더라도 수락해야 합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B는 일정 이하의 비율, 보통 30% 이하의 분배를 제안받았을 경우, 아예 합의를 포기를 해버립니다. 쉽게 말해서, 나도 돈을 못 받지만 너도 받지 말라는 것이죠. 이는 인간에게 돈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보다는, 상대적인 기준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의미가 됩니다. A와 적어도 비슷한 금액을 받아야 내가 심정적으로 납득이 된다는 것이죠.
https://www.youtube.com/watch?v=ffoZ5S1GK4o
이 실험은 인간이 얼마나 비합리적이며, 불공정에 대해 꺼려하는지, 기본적으로 평등에 대해 어떤 감정을 선천적으로 타고났는지를 설명하는 매우 훌륭한 예시입니다. 어떤 조직이나 사회 전체의 부의 증대 또한 중요하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분배, 공평하고 평등하고 합리적인 나눔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 예시는 인간이 절대적인 기준으로 부를 바라보지 않는다, 남과 계속 비교를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그래서 인간은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못하다, 공정성을 추구한다...고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저는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생각을 해보니, 어쩌면 저렇게 공정성과 평등을 은연 중에 추구하는 감정이야말로 굉장히 합리적인 것 아닐까 생각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돈에 대해서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상대방과 비교하는 상대성을 중요시 하는 것 또한 결코 비합리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자연은 한정된 자원을 두고 경쟁을 해야 생존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인 기준에서 내가 과거보다 근육량이 늘고 달리기가 더 빨라진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옆에 나랑 같이 같은 먹잇감을 노리는 상대방보다도 더 빠르고 오랫동안 달릴 수 있는 지구력이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쵸 우리는 보통 곰에게 쫓길 때, 곰보다 빨라야 한다는 단순한 차원에서 문제를 접근합니다. 그런데 실제 사례를 보면, 곰보다 빠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좀비 영화에서도 동료를 던져버리고 제물로 바쳐서 튀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잖아요?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https://cardevery.tistory.com/2
이제부터 외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외교에 대해서도 다양한 관점과 이론이 존재합니다. 공격적 현실주의, 방어적 현실주의, 자유주의, 제도주의 등등.
특히 제가 저번에 <외교상상력>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론이 바로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정말 국제 관계를 피도 눈물도 없는, 의리 따위는 존재할 수 없는 무정부 상태이자 서로가 서로를 향해 투쟁을 하는 극한의 상황이라고 이해합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어느 국가는,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고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국력을 길러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모든 국가는, 마치 생물이 생존을 위해 진화를 하듯이, 국력을 길러서 궁극적으로 자신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국가가 확실하게 안전해지는 것은, 바로 스스로가 패권국이 되어 강력한 영향력을 떨치는 것입니다.
예컨데 한국의 역사를 보면, 이민족이나 일본 중국 등이 쳐들어온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국토가 유린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반면 초강대국인 미국은, 진주만 공습이나 911 테러를 제외하고는 그닥 본토가 침략당한 적이 손에 꼽을 만큼 없습니다.(국가 성립 이전으로 따지면 독립 전쟁도 포함이 될 수 있을 듯) 때문에 거꾸로 생각하면 미국이 진주만 공습이나 911에 왜 그렇게 머리가 돌아가버리고 분노에 치밀어서 처절하게 응징 했는지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에서는, 상대국과의 교역에서 있어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우리가 흔히들 윈윈 게임이라고 하잖아요, 서로에게 좋으니까 유지가 되고 성립하는 이상적인 상황을 자주 상상하곤 합니다. 그런데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에서는 이 윈윈 게임이라고 해서 무조건 쉽게 성립하지 못한다고 설명을 해줍니다.
제 개인적인 상상인데, 북한이 만약 부분적으로 남한과 협력하여, 북한의 철도를 남한이 사용료를 지불하고 자유롭게 이용하여 중국이나 러시아 등과 교역을 하거나 여행을 하면서 경제적 이득을 얻는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https://www.newspim.com/news/view/20181010000381
북한에 철도를 놓아주고 노후화된 기술을 발전시킴으로써, 북한 자체가 남한과 경제적 공동체를 형성하고 궁극적으로 통일을 향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주장 또한 설득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그 정도로 갈 필요도 없이, 두 국가가 냉정하게 거래를 해서, 북한을 통해 사실상 섬나라로서 고립이 된 형국인 남한이 대륙과 연결되는 효과를 누린다면 다양한 이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https://namu.wiki/w/%EB%B6%81%ED%95%9C%EC%9D%98%20%EC%B2%A0%EB%8F%84%20%ED%99%98%EA%B2%BD#s-4.2
굉장히 정치적으로도 오래된, 중요한 떡밥이기도 합니다. 제가 당장 찾아보았으나 정확히 그 출처를 밝히지 못해서 아쉽지만, 실제 김일성조차도 만약 남한에게 북한의 철도 이용을 허락해준다면 자기네들은 앉아서 매우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고 본 적이 있는데, 정확한 출처를 찾지를 못해서 대충 패쓰.
남북한이 철도로라도 연결이 된다면, 매우 다양한 이익, 특히 공동의 이익이 생길 것입니다. 윈윈이기도 하지요. 북한은 사용료와 관리료를 대가로 남한에게서 경제적, 물질적 이익을 분배받을 것이며, 남한은 북한의 철도를 이용하여 인적 물적 자원의 자유로운 수송과 그를 통한 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입니다.
조선 후기 보부상의 등장이 근대 자본주의의 맹아라고 우리가 한국사에서 배우듯이, 자유로운 왕래와 유통은 자본주의의 핵심 중의 핵심입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어도 전달을 할 수 없으면 있으나 마나 할 것입니다. 자유로운 유통망을 통해 다양한 상품이 전달되고 자본이 누적이 됨으로써, 우리나라 기업이 타국과 더욱 철저한 경쟁을 함으로써 소비자들은 낮은 비용으로 좋은 상품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한국에서 강원도는 뚜렷한 산업이 부재하며 산악 지역으로 대부분이 이루어졌기에 인구 밀도가 가까운 서울, 경기권에 비해서 극단적으로 낮습니다. 경제적으로도 강원랜드, 동해안 해수욕장, 속초 해수욕장 등과 같은 관광 산업이 대표적으로 유명하죠.
철도와 같은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그 이익이 천천히 회수되기에, 인구가 부족하다 싶으면 그런 대규모 공사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서울처럼 인구가 정말 빽빽하게 밀집되지 않는 이상 지하철조차 쉽게 설치가 어렵습니다.
여담으로 제가 포항, 특히 포항공대 포스텍 근처에서 초중고를 나왔기에 잘 아는데, 포항에 있는 공항을 보면서 "아 저건 포항공대에 다니는 뛰어나고 우수한 두뇌, 인력들을 위해서 국가적으로 배려를 해준 것이지, 포항의 인구가 많아서 비행 수요가 많아서 지어진 것은 아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 적도 있습니다(물론 제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그만큼 서울에 비해서 지방은 인구 밀도는 물론 절대적인 총량도 적고, 결국 산업이나 자본도 적습니다.
https://m.newspim.com/news/view/20180430000154
https://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43732
실제로 동해안에서 강원도 부근의 동해안 철도는 중간에 끊겨 있습니다. 강원도 자체의 인구가 적기도 할 뿐더러, 무슨 특별한 일이 있어서 부산과 강원도 사이를 사람들이 많이 왕래를 하겠습니까? 그런데 당장 북한과 철도가 연결이 된다면 동해안에 길쭉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는 물론 시베리아 횡단열차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철도가 건설될 것입니다. 남한의 만성적인 지역 격차와 불균형 또한 극복할 수 있는 매우 유력한 해법입니다
https://blog.naver.com/gounikorea/221330252294
이것만 보면, 실제 탄핵 당하신 전 대통령 박근혜 씨가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한 것이 납득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섬나라인 영국과 일본은 물가가 다소 비싼 편입니다. 일단 무언가 상품이 오려면 바다 건너서 와야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남한도 북한 덕분에(?), 지리적으로는 대륙과 연결된 반도 국가이지만, 사실상 섬나라로 수입 수출이 보통 바다를 통해야 합니다.
남북한 관계가 꽤나 발전하여, 남한이 북한의 철도 이용권을 받고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하게 되었다고 상상해봅시다. 위에서 열거한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누리고 경제 발전이 가능할 것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도 남한이 통행료를 주니까, 쏠쏠한 소득이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에서는 이 상황을 그다지 이상적으로 보지 못합니다. 만약에, 남한이 북한 철도를 이용하면서 얻는 경제적 이득이 100인데 반해, 북한이 철도 이용료를 명목으로 얻는 이득이 10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이것이 매년 계속해서 누적이 된다고 상상해보겠습니다.
10년만 지나도 남한에는 1000이 쌓일 것이고, 북한은 100이 쌓일 것입니다. 이제 왜 제가 최후통첩 게임을 가져왔는지 이해가 되시나요? 서로에게 이득이 되긴 하겠지만, 그 혜택을 나눔에 있어서 불평등 불공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에서, 국력은 그야말로 힘의 원천이며 권력 그 자체입니다. 내가 국력이 쎄면 남들에게 나쁜 짓을 강요할 수도 있고, 그 차이가 심각하다면 상대 국가를 멸망시키고 강제로 합병할 수도 있습니다.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은 상대방과 비교를 했을 때, 반드시 국력을 어느 정도는 키워야 그제서야 자국의 생존과 안전이 보장된다고 설명합니다.
경제력은 이미 국방력의 근간이자 근본임을 여러 칼럼을 통해 설명하였습니다. 자 이제 봅시다. 남한이 1000을 얻는 동안 북한이 100을 얻었습니다. 두 국가의 국방력 차이가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엄청나게 벌어집니다. 남한은 1000의 10%인 100만 국방비에 투자를 해도, 북한이 100%인 100을 쏟는 것과 대등합니다. 게다가 공학 기술에 있어서, 후발 주자들은 선발 주자를 추월하기 위해서 최소 4배의 자원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설명이 존재합니다. 이런 불평등한 분배가 지속된다면, 남북한의 국력 차이가 급격하게 벌어지면서 결국 남한이 전쟁을 일으키거나, 아니면 일으키지 않더라도 심각한 체급 차이로 인해 북한이 흡수당할 수도 있습니다.
김정은 돼지새끼가 과감하게 선대 지도자들의 업적을 지우면서까지 남북한을 별개의 독립된 국가로 분리시키려고 발악을 하고 있습니다. 왜 그러느냐? 쉽게 말해서 쫄리니까 그런 것입니다. 이미 남한의 경제력과 국방력은 북한을 한참 추월한 지 오래이고, 그 격차를 도저히 따라갈 특단의 대책이 보이질 않습니다. 종국에는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지 못할 것임이 분명하게 예견되기 때문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cPYEvhIFow
<외교상상력> 페이지 45에서 설명하듯이,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에서는 상대 국가의 힘에 대한 '상대성'이 제일 중요한 요소입니다. 모두가 사이좋게 핵전쟁이 나서, 원시 시대로 돌아갔어도 석기 시대로 돌아갔어도 하등 상관이 없습니다. 과거보다 잘 사네 못 사네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오로지 상대방과 비교했을 때가 중요합니다.
자 다시 최후통첩 게임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만약 여러분은 스스로를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외치면서, 최후통첩 게임의 B와 같은 역할이 주어졌을 경우, 딱 1만원만 받고 상대방에게 무조건 99만원을 양보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리고 그런 게임을 무수하게 많이 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결국 여러분은 아무리 많은 게임, n번의 게임을 했어도 딱 n만원의 자산을 가질 것입니다. 그런데 상대방들은 99n만원의 자산을 가질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욱 중요한 점은, 앞서 설명하였듯이 자본주의 세계에서 자산은 증식하며 스노우볼링처럼 빠르게 가속되어 굴러간다는 점입니다. 1천 억 부자가 1천 억을 더 벌어들이는 속도랑, 1조 부자가 1천 억을 더 벌어들이는 속도가 엄청나게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초반의 사소한 차이가 결국에는 매우 큰 격차로 벌어질 수 있는 세계입니다.
좀 부정적으로 상상해서, 여러분이 창업을 해서 자본금 1억을 가지고 장사를 하는데, 상대방은 100억 정도를 가지고 장사를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상대방은 여러분의 자본금을 아는 순간, 바로 출혈 경쟁을 택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1억의 자본금을 전부 까먹을 때까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상품을 팔아서 당신을 말려 죽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점포를 획득한 다음, 독점 시장을 형성하여 매우 높은 가격으로 그동안 출혈 경쟁에 소요된 비용을 메꾸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1억 원이 큰 돈이네 작은 돈이네는 사람마다 기준도 다르고, 시대마다 다를 것입니다. 30년 전에는 1억으로 서울에서 아파트를 살 수 있었겠으나, 지금 시대에서 동일한 매물은 1억을 가뿐히 넘어갈 것입니다. 1억으로 만족할 수도 있고, 1억에서 더 모으고 싶어서 많은 비율을 할애해서 공격적인 투자 상품에 가입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상대방보다 자본이 더 많은가 적은가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100억은 확실하게 1억보다 큽니다. 그리고 100억을 가진 사람은, 동일한 조건과 환경에서 1억을 가진 사람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지점에서 출발을 합니다. 제가 100만 대군을 이끌고 독자 분들의 1만 병사를 향해 전쟁을 치른다. 이건 전쟁이 아니라 일방적인 학살이 될 것입니다.
물론 누차 강조하였듯이, 쉽게 이해가 되게끔 예시를 극단적이면서 부정적으로 잡기도 하였으며, 외교 이론에서도 공격적 현실주의 말고 다른 이론도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만약 이후에 기회가 된다면 세세한 다양한 관점과 철학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이렇듯 인간이 일단 공평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특별히 교육을 받아서가 아닐 것입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사는 사람이든 자본주의 국가에서 사는 사람이든, 미국 사람이든 한국 사람이든 약간의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공평성을 추구하는 기본적인 마음이 선천적으로 깔려 있을 것입니다.
무슨 우리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았기에 공평성과 형평성을 존중하고 불편을 느낀다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후천적인 교육과 합리적인 설명, 납득을 통해 더욱 개방적인 태도를 가질 수는 있겠습니다. 그런데 최후통첩 실험은 우리 같은 현대인들에게만 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에서도 시행해보았으며 마찬가지로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마인드가 선천적으로 깔려있다는 소리는, 거꾸로 말하자면 그런 마인드가 부재했던 개체들은 모조리 도태되었다는 소리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인과의 생존 경쟁에서 이겼고, 현대 인류의 아주 작은 부분의 DNA로서 그 흔적이 남겨져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그때 승리하였기에, 우리들 후손들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써 태어나고 번성을 하는 것입니다.
상대방과 비교를 하고 시기 질투를 하는 것이 특별히 인간이 영악하고 무슨 하나님의 징벌을 받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시기 질투 또한 내가 열심히 노력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만약 상대방의 가진 것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애초에 노력도 안 할 것임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왕성한 성욕과 식욕, 지방과 당류에 대한 선호를 가진 것은 그런 선호를 가진 개체가 살아남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지방과 당분에 대한 집착이 성인병으로 이어지니, 물질적으로 풍족해진 미래 사회에서는 오히려 당류에 대한 집착이 적은 사람들이 많아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외에도 인간의 뇌가 타인의 표정이나 기분 등을 관찰하는 데 능숙하게 발달한 것도, 인간이 복잡한 사회 조직을 이루고 그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그 능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유추합니다. 인류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기록이 되기 시작한 것이 아마 기원전 2천년? 4천년 전이라고 들었었는데, 인간이라는 생물은 수 십만년도 아니고 수 백만년도 아니고 수 천만년도 아니고 수 억년 단위로 진화를 거듭해왔습니다. 최초의 단세포 생물이라고 여겨지는 LUCA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 없이 많은 다양한 환경에 대한 적응과 진화가 축적된 결과가 바로 우리입니다.
이렇듯 상대방과의 체제 경쟁과 같은 생존 경쟁이 뚜렷한 외교 이론과, 진화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최후통첩 게임에서 인간이 보여준 행동은 지극히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비이성적이라고 여기는 우리의 선천적인 감정 또한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우리 종이 생존하는데 기여한 중요한 요소들이라는 것입니다.
대충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신경경제학을 연구하시는 이대열 교수님께, 최후통첩 게임을 두고 혹자들은 인간이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이라고 평가하지만, 애초에 감정을 이성과 분리하고 감정을 비합리적이라고 무조건 일반화하는 것이 잘못되었으며, 인간이 무언가 행동을 하는 데에는 나름의 근거가 충분히 있고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대가 학자이시고 매우 바쁘신 분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답장을 해주시고 절 가르쳐주셔서 너무나 감사한데, 이번에도 답장이 왔는데, 너의 이야기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를 한다. 그런데 이미 너가 알려준 내용은 많은 학자들로부터 공유된 내용인 듯 하다고 해주셨습니다 ㅋ
아 씨 조금만 내가 미리 논문들이나 관련 연구를 찾아보았으면, 굳이 이렇게까지 깊이 오랫동안 고민을 하지 않아도 빠르게 답을 찾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긴 하지만, 저 스스로 설득할 수 있는 다양한 예시와 상상을 통하여 설명 가능하게끔 정리함으로써, 사고력과 통찰력을 배양한 것은 의미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합니다.
최후통첩 게임은 경제학의 다양한 게임이론 중에서도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고, 정말 다양하고 무궁무진한 조건과 환경 속에서 경쟁을 하기도 때로는 협력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궁극적이고 본질적으로 생명이 되었든 그 집합체인 조직이나 국가가 되었든, 생존과 번영을 목표로 한다는 것입니다. 큰 틀에서 그것을 추구하기에, 세세하게 다양한 상황 속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습니다.
1만 8천자로 역대급 칼럼이 탄생해버렸습니다. 과감하게 앞에 전쟁사 역사를 언급한 부분을 뺄 껄 그랬나 싶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보니 항상 글이 길어지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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