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두루미삼총사 [528908] · MS 2014 · 쪽지

2015-07-15 04:03:34
조회수 1,775

고등학교생활을 다채롭게 꾸미는 것도 나쁘지 않은듯

게시글 주소: https://mission.orbi.kr/0006241831

전 여름방학을 맞이한 4년제 대학생(을 가장한 잉여) 입니다. 물론 대학생 여러분들께서 보신다면야 

그냥 신입생의 하찮은 소리로 들릴 지 몰라도 그냥 고3 생활이 끝나고 나름 느낀점을 말하는 거니까 
들어주세요 히히

전 입사제로 대학을 붙긴 했지만 뭐랄까... 왜 합격했는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느낌?
그냥 고1때는 내신->수능공부->내신->수능공부
고 2때도 내신->수능공부->내신->수능공부
고3때는 내신-> 수능공부 자소서좀 쓰고 수능공부 수능공부 
대학합격. 끝.
이런 느낌이었죠. 그냥 공부만 헀어요.(물론 놀기도 했지만~ 추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니 ㅎㅎ)

대외활동이요? 전혀 없습니다. 
그 흔한 매경 경제캠프나 기숙사 내 동아리, 서울대학교 데이터마이닝캠프 등등
대외활동은 전무하고 동아리 활동조차 흔하디흔하디너무 흔해서 
깔리고 밟히는 영자신문에서 통계관련 기사쓴 정도? 

생기부에는 'OO산에 올라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같은 헛소리가 써져있고, 
자소서에는 너무 쓰기 밋밋한 내용밖에 없어 대외활동을 기재할 수 없게 한 교육청을 찬양하게 될 지경이었죠. 

학교폭력 관련 상담내용도 기재되어있는데 어떻게 붙은거지? 쩄든 이건 넘어가고

결국 뭐 어떻게 수능날에 멘붕와서 딱 두줄읽고 푼 슈퍼문이 모조리 맞고, 생윤에서 헷갈리는 문제 3개를 찍어서 맞추고, 한국지리 헬이었던 자료분석문제를 어찌저찌하다가 끼워맞춘 끝에 제 인생 거의 역대급 점수를 받고 요행으로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입ㅋ사ㅋ제로 ㅋㅋㅋㅋㅋ

그래서 제가 대학에 가서 4개월 동안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 봤죠.

동아리 5개를 하면서 (모두 빡센 동아리) 학점을 던지다시피 한 사람.
응급실에 실려갈정도로 공부하면서 Alll A+을 맞은 사람.
인맥을 미친듯이 넓히면서도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
대외활동 장인.
등등등...

입사제로 합격한 사람이고 스펙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서 꼭 꿈이나 하고싶은 일이 뚜렷하지는 않습니다. 또 논술이나 정시로 합격했다고 해서 그 꿈이나 비전의 가치가 절대로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요. 오르비에서 입시철마다 열풍인 '전형 가르기 논란'도 지금의 저에게는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이는게 이런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느끼게 된 것이기도 하구요.

또 여러가지 수업도 들어봤어요

글쓰기과목이라든가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공부하는 수업, 경제학 수업도 들어봤고 스포츠를 영어로 배우는 재밌는 경험도 해봤네요. 

이걸 들으면서 과연 수능 한두개 차이나 1~2점 차이로 대학이 갈리는게 옳은가. 
수능 영어 100점 맞은 사람이라고 해서 국제어 수업을 수월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인가(쿨럭...크럵)
알량한 대외활동 한두개 해서 입사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온갖 생각이 들더군요.

결론은 고등학교 때 여러가지 활동을 해보세요. 인문학 교실도 해보시고. 사회참여 토론회도 해보시고, 꿈이 없는 사람들은 이런 활동을 마구잡이로 참여해 보면서 자신의 진로를 설정할 수 있는 계기를 잡을 수도 있어요.(지금의 제가 그래요... 히히)

꿈이 확고하다면, 그쪽으로 한번 파보세요. 경제학이 공부하고싶으면 맨큐의 경제학을 진지하게 파보시고, 캠프에도 참가해 보시고, 경영학이 궁금하다? 회계원리를 공부해 보세요!(경영학과가 가기 싫어질겁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시야를 넓히는 활동들은, 어찌보면 하루에 16시간씩 앉아서 공부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했으면 중요했지 절대 쓸모없는 게 아니에요. 정시로 대학을 가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

다만 말씀드리고 싶은건 절대로 자기 잇속을 챙기려고 활동하지 마세요. 계산적으로 '이 캠프를 참여하면 내가 입사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거야' 하는 태도는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 알아간다는 태도로, 서로 나눈다는 태도로 임했으면 해요 

그럼 새벽 4시까지 글을 쓰고있는 잉여는 물러납니다. 

7월. 수험생들에게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어떻게 고등학교 생활을 보낼지는 자유지만 수험생활에 너무 단기적인 시야로 임해서 자신을 너무 괴롭히진 마세요. 인생 100년입니다. 

누가보면 한 70년 사신분이 글 쓰신줄 알듯 ㅎㅎ

P.S) 아 그리고 고등학교 때 연애도 꼭 해보세요
제 주위에 연애고자들이 너무 많아서 답답하네요

누가보면 애인 있는줄 알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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