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능 국어을 위한 컨디션 조절 & 예열 지문에 관하여
안녕하세요. 이 글은 6월 모의고사 즈음 썼던 칼럼입니다.
9월 모의고사가 3일 정도 남아서 이 칼럼이 도움이 될 학생들이 있을 거 같습니다.
1번은 지금 당장 하면 가장 좋고, 9모 이후부터 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2번만큼은 확실하게 정하시고 9모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열 지문과 관련된 건 3일이면 효과를 볼 수 있을 테니까요.
I. 아침 컨디션 조절
예전 칼럼에서, '많은 학생이 수능 국어 시험은 아침에 치뤄진다는 사실을 간과한다.'라는 뉘앙스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일부를 제외하면, 아침에 기운이 넘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눈에 보이는 부정적인 영향이 없다 보니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수면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도 그랬고, 사실 저는 새벽에 공부가 너무 잘 되는 스타일이어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재수 때 실패했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이 수면 패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뇌가 정신을 차리려면 일어난 후 2시간은 지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좋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알면서도 안 되는 게 현실이죠. 해결법을 다루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습관의 중요성'입니다.
매일같이 밤샘 공부를 했던 수험생은, 수능 이틀 전부터 아침 6시에 일어나기로 마음 먹는다 해도, 그리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 합니다. (제가 그 수험생입니다.. 저는 심지어 재수 때 예비소집일 당일에도 새벽에 잤습니다.) 결국 포인트는, 루틴대로 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제가 수업할 때 학생에게 들려줬던 이야기를 그대로 써보겠습니다. 아침 6시에 수업받던 학생에게 해줬던 말입니다.
"우리는 매일 수능을 치는 기분으로 살아야 돼. 그러니 아침에 일어나서 내 수업을 듣고, 수업이 끝나면 7시 반이니 그때부터 예열 지문을 풀어. 그리고 8시 40분부터는 본격적인 국어 공부에 들어가는데, 국어와 영어 외에는 실제 수능 시간과 똑같이 공부할 필요는 딱히 없어."
이 학생은, 매일매일 수능을 치는 기분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수능 당일이 되면?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습관을 유지하면서, 원래라면 저와 수업하고 있을 시간에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겠죠. 이 학생은 예열 지문을 푸는 것도 루틴에 포함되어 있었고, 더군다나 실모 시즌에는 8시 40분부터 국어 실모를 풀도록 지도했기 때문에 수능 시험장에 가서도 딱히 겁 먹을 일이 없습니다. (실모 시즌이 아닐 때는 주로 수능특강을 풀게 했습니다.)
이러한 컨디션 관리를 체화하면, 실전 모의고사와 수능 시험지의 차이는 글자 수뿐이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무슨 말이냐면,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XX모의고사 1회 문제지' 에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지'로 표지만 바뀐 느낌이라는 거죠.
저는 세 번의 수능을 쳤지만 단 한 번도 긴장하며 시험장에 들어간 적이 없습니다. 자신만의 루틴을 지켰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평소 실모 볼 때는 긴장하다가 오히려 실제 시험에서는 긴장이 하나도 안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문제가 어려운데 긴장이 어떻게 안 되냐고 하실 분들이 계실 텐데, 제 말의 의미는 그런 게 아닙니다. 애초부터 초긴장 상태로 시험지를 받아보는 것과, 아무 생각 없이 시험지를 받아보았는데 지문이 어려워보여 긴장하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전자는 모든 지문을 어렵게 느낄 테고, 후자는 좀 괴랄한 지문을 볼 때만 긴장하며 문제를 풀게 되겠죠.
딱 잘라서 말씀드리겠습니다. 6시에 일어나서 잠을 깬 뒤, 바로 공부에 돌입하는데, 이 때 볼 내용은 수능 날 아침에 차를 타고 시험장으로 향하면서도 손에서 놓지 않아야 할 개념 노트 등일 겁니다. 그리고 7시 반이 되면, 예열 지문 풀이에 들어가야 합니다. 실전 모의고사 시즌이라면 7시 반에 예열 지문을 풀고 8시 40분부터 모의고사를 보면 되겠지만,
평상시라면 두 시간대 모두 책에 나온 지문으로 공부하게 될 겁니다. 따라서 예열 지문용으로 볼 책과, 본격적으로 공부할 내용이 담긴 책은 분리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이 복잡해 보이니 예를 들어드리면, 저는 (21수능 대비) 예열 지문용으로 상상 화작문 N제를, 본격적으로 공부할 내용이 담긴 책으로 연계 교재를 선택했습니다.
결국 한 마디로 말해서 '매일 수능을 치는 것처럼 하루를 살아라.'라는 겁니다. 저는 수험생 때 모든 것을 수능에 맞춰 생각했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현실입니다만, 잘 때도 마스크를 끼고 잤고 당연히 밥먹을 때를 제외하면 마스크를 벗은 적이 없습니다. 독서실에서도 가장 좁은 책상을 골라 공부했죠. 마스크와 칸막이가 긴장감을 더한다? 그럼 미리 경험해보면 될 일입니다. 참고로 이 부분은 웬만하면 모든 학생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부분입니다. (잘 때 끼고 자는 건 딱히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잘 모르지만 올해 수능에 응시자 마스크 필수 규정이 없어지면 당연히 상상 그 이상의 컨디션으로 수능을 볼 수 있겠네요.
II. 예열 지문?
학생들은 예열 지문을 선택할 때도 굉장히 많은 부분을 고려합니다. 그리고 예열 지문이 혹시나 본 시험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죠.
일단 본인의 위치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예전에 실모 시즌에 E사에서 나온 화작 n제를 예열 지문으로 한 번 봤는데, 너무 어려웠습니다. 실모를 치는 족족 망했던 거 같은데, 그 문제집을 풀지 않으니 모의고사 점수가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다소 쉬운 수준의 내용으로 예열을 해야 한다는 건 다들 아는데, 그 수준을 본인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건 잘 모릅니다. 그러니 "이 정도면 예열 지문 난이도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을 하는 거겠죠.
언제나 본인의 실력에 맞는 걸 선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독서 / 문학 / 선택 과목 중 무엇을 예열 지문으로 봐야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이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시험 때 가장 먼저 푸는 과목과 동일하게 예열 지문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마 많은 학생이 이렇게 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게 효과적인 이유는 사고의 흐름이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21수능 때 쉬운 화작을 풀고 시험을 쳤던 경험이 있네요. 다만 언매 선택자들은 예열할 시간에 문법 개념을 한 번이라도 더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개념 단권화는 당연히 되어 있어야 합니다.) 22 수능 때는 예열 지문을 풀지 않고 문법 개념을 주로 봤었던 거 같네요. 이 부분도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다른 방법은, 시험장에서 처음으로 푸는 과목과 제일 멀리 떨어져 있는 과목으로 예열하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만약 선택 - 독서 - 문학 순의 풀이를 하는 학생이라면, 문학 지문으로 예열한다는 뜻이죠. 뇌가 refresh 된다고 이해하시면 될 거 같네요. 첫 시작 파트와 같은 과목으로 예열하면 발생하는 '몰입도 과열'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꽤나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두 번째는 사실 학생을 가르치다가 알게 된 방법입니다.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고 판단해서 개별 솔루션으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그 학생의 문제점이 해결된 건 물론이거니와 이후에 만난 다른 학생들(예열 지문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갖던 학생들)에게도 잘 적용되더군요. 본인이 과도하게 몰입하는 경향이 없다면 당연히 첫 번째 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모든 것은 나에게 맞춰서 생각할 필요가 있고, 이는 칼럼 등을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이 두 가지 경우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예열 지문의 효과가 없다고 느끼는 학생도 두 번째 방법을 시도해보면 좀 진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III. 마치며
6모 이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알려주신 학생 분들이 정말 많았는데, 9모 이후에도 좋은 결과를 얻으셨다면 꼭 자랑하러 와주세요..! 그 날은 정말 보람찬 하루일 거 같네요. 모든 수험생들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혜윰 모의고사 예판 베스트셀러 2위 감사합니다!
관심 가져주신 분들 덕에 여기까지 왔네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요새 넘 추워여좋아요 1 답글 달기 신고
-
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
일찍 일어나기.. 9모 끝나고부터는 진짜 해봐야겠워요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
목적지는? 0
외대앞역.
-
작년 합격자 평균 75.4점. 올해는 작년보다 계산도 많고 좀 복잡한 편. 작년보다...
-
요약 : 만1세 메이져한 선천성 심장기형 수술후 대동맥 캐뉼라가 이탈하여 발생한...
-
밤샘 주술회전 시청 ㅋㅋ
-
의대증원분 대부분은 수시 지역인재 전형이라서 이미 수학 2-3등급 맞은 애들이 꿀...
-
얼버기 0
냥대 논술 두개재
-
내년 고3이고 고2 물1화1지1 고3 물2화2 선택했는데 수능 화2지1 할까요 생1지1할까요
-
ㅇㅈ 5
펑
-
군대에서 수능을 2번 보는데 , 군대 첫수능 보고 합격만하고 다시 군대인데 이...
-
ㅇㅈ 1
나만큼 한사람은 없을거야
-
비문학 문학 상관없이 추천좀여 라노벨x 수능교재x
-
암기랑 말빨이 문제네 하 평소에 말 잘 못해서 일부러 더 철저하게 하긴 했는데...
-
노베인데
-
아내가 웃옷 벗고 아파트 문 열어놓고 감자 깎다가 장면 바뀌고 아내가 자기의 둥근...
-
나도 ㅇㅈ 5
제발 박제되지 마라탕
-
기차지나간다 6
ㅠㅠ 10시에 학교를 가야해요 ㅠㅠ 부지런행
-
ㅇㅈ 7
총 68페이지 ㅋㅋㅋ 뭔 시험범위냐
-
자러가면 스탑
-
동아리 안해 연고전 아카라카 안가 rc안해 교양도 다 남초야 그리고 걔들도 다...
-
걍 맨날 중간에 깨네 오늘은 머리까지 아프군
-
과탐 두 개는 백분위 96정도이고 국수는 2 3인 상황에서 최대한 유리하게 갈 수...
-
나도 ㅇㅈ 6
제발 박제되지 마라
-
그럴러ㅕ면 전문직이 되어여할텐데……
-
서울로 가고 싶어..
-
이거들어바 21
굿
-
재수생 용돈 5
얼마가젓당함?
-
된다 하더라도 그길을 모르니 볼 엄두도 안남ㅋㅋㅋ그길만 알려준다면 몇년이고...
-
다 자냐 11
바보들 크크
-
예전에 현돌 기시감 하다가 ㅅㅂ 이걸 다 해야 한다고? 하고 손절쳤는데 1컷이...
-
기차지나간당 9
부지런행
-
삼수해서 3따리면 전문직 시험은 처다도 안봐야겠죠? 1
열심히 했는대 수능은 유독 점수가 안나오더군요…
-
어차피 평생 쓸데도 없는거
-
편의점 대부분 거리가 멀거나 야간만 뽑음 지방이라 높은 확률로 최저안줌 단기로...
-
기차 지나간당 2
부지런행
-
진짜 잠 3
ㅂㅂ
-
날 붙여다오..
-
내년 목표 4
1. 재수 성공 2. 개명 성공 3. 캐논락 완주 성공 4. 오르비 끊기
-
근데 아싸랑 아싸는 서로 집밖으로 안나가서 만날일이 없다는거임
-
ㄹㅇ 잘 시기를 놓쳐서 지금 머리 겁나 아픔 ㅇㅇㅇㅇㅇㅇ
-
무물받음뇨 2
잠이 안옴뇨
-
체감이 안되네 내가 남들 글을 신경 안써서 그런건가
-
이게 여시회원 80만명의 힘인가 난 지금까지 여초화력을 이기는걸 거의 본적이 없음
-
가/나, A/B 중복은 풀면서 가, B 기준으로 나, A에서 중복된 거 지우지 뭐 빠진 거 없죠??
-
34444 언미생지 생명은 높4뜰것같아요ㅜ 문이과 상관없이 인천경기권에서라도 불가능할까요?ㅠㅠ
-
3시간동안유튜브만봣네
-
머리 멀루하지 1
수능 끝난지가 언젠데 아직도 고민중 머리 어지간히 길어서 웬만한건 다될듯여 추전좀 부탁드려요
-
주말엔 한국어가 잘 안들림
-
유루캠좋다 3
잔잔한게 또 느낌이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