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p [535539] · MS 2014 · 쪽지

2015-02-02 03:59:04
조회수 9,205

예체능 고2 고등학교 자퇴와 대학입학에 대해서 여쭙고자 합니다

게시글 주소: https://mission.orbi.kr/0005628309

안녕하세요 저는 예술고2학년 올라가는 학생입니다 학교를 자퇴하려고 하는데 결정하기 전 여러분들에게 조언을 듣고자 올립니다
저는 미술전공이구요
무엇부터 써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저는 하고 싶은 미술 작업에 대한 생각이 뚜렷하게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미술은 단지 선생님 그들도 강제로 해 온 입시미술의 폐해로 가득 찼고(욕은 아닙니다 이를 바꿀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도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는 것도 알지만 아직은 현실이니까.. )
저는 예고입시를 하면서 겪은 그딴 입시미술을 다시 겪을 마음는 죽어도 없고 눈 감고 발로도 그리는 그까짓 스킬보다 훨씬 더 소중한 열정과 예술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은 가야죠 입시는 치뤄야 하죠..이 쪽 시선으로 제 선택을 평가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궁금해 하실까봐 내신은 2등급 모의고사는 1~2등급 나오고요 오르비 분들에게는 어디 내놓지도 못할 성적이지만 공부를 하면 얻는 메리트도 정말 많고 열심히하면 비교적 효과를 잘 거두어들이는 것 같고 내용을 배우는 거에 나름 재미있어라 합니다..
그리고 제가 다니는 학교가 나름 대학 입결이 좋아서 거의 90퍼센트는 인서울을 합니다 아시다시피 미대가 성적이 높다고만 들어가는 건 아니라 저보다 성적 낮은 분들 중에서도 서울대 들어가신 분들도 꽤 많고..
저도 처음에는 공부열심히 하고 실기도 열심히 준비해서 이름 좋은 대학가야지 수없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림에 계속 내 자신을 담을수록, 자꾸 미술을 탐구하고, 나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가 커질 수록 ,내면이 성숙해지고 나를 진실되게 바라볼 수록 학교에서 보내는 선생님들의 헛소리가 가득한 실기시간이 싫어지고 진짜 얘네가 미술을 하는 얘들인가? 싶을 정도로 한심하고 안일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 그러면서 입시에서 어떻게든 남의 머리끄덩이를 잡아 자신의 발밑에 끌어내리려는 징그러운 친구들...정말 싫어졌습니다 친구로서는 뭐 재미있고 좋은데 애들이 미술할 때 태도 꼬라지보니까 애들도 점점 싫어지구요.. 진짜 약아빠지고 아부 심하고 남의 것 베끼고..;;
그리고 말로 표현이 잘 안되는데
내가 결과적으로 실기 성적이 잘 나오건 안 나오건
그림에 나하나 담고자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겨우 내 그림을 그딴 시각으로 바라보고 바보같은 그까짓 기준을 들이민다는 게 얼마나 화가나고 속이 상하는 일인지 몸소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생각까지 해봤냐면 이렇게
초초과소평가 받으면서 속상한 거는 참을 수 있는데거창한 것도 아니고 예술할 때 내가 하고자하는 작업을 못하는 그런 일차원적인 벽 하나 못깨서 눈물 흘리는 것보다 예술작업하면서 훨씬 더 고차원적인 눈물 흘리고 싶어하는 내 마음의 소리들은 어쩌하며
입시하는 2 3 년동안 눈에 뻔히 보이는 소중한 시간을 꾹꾹 꾸겨 밟으면서 버리는 걸 나중에 분명히 너무 후회할 것같은데 그 아까운 내 10대는 어떡하나(전 잘난 구석도 없고 세계적으로 보면 너무 부족한 예비 작가 중 작은 하나인 사람인데 왜 뻔히 보이는 시간낭비와 감정낭비를 해야되지? 다른 존경스러운 아티스트들 보면서 지금의 내가 진실되고 소중하다는 확신이 계속 드는데) 그런 생각들로 슬럼프라면 슬럼프고 준비시기라면 준비시기인 지금 입니다..
거의 학교 자퇴에 대해서는 마음속으로 완전히 굳혔구요 유학을 준비하려고 했으나 어머니께서 한국 대학 입학 전에는 절대 안된다고 하셨고 유럽이 나이에 상관없이 기회가 조금 자율적으로 주어지는 편인 것 같아 유학은 미뤄두었구요
자퇴에 대해 주위 선생님들이나 선배들께 조언을 구해보니 "지금 마음이 급해져셔 바로 자퇴하는 건 너무 위험한 선택이고 뱀의 머리라도 일단 되라"고 하시는 분 있으셨는데 뱀이 아니라 비유하자면 똥통이라 들어가고싶지 않고 들어가 있던 게 후회되고.. 그리고 " 꿈이 있다면 그걸 유지시키는 법도 알아야된다"고 하신 분도 있는데 지금은 유지가 아니라 정체되는 거 같아서..;; 또 "검정고시생를 사회안에 적응을 못하는 아웃사이더로 보는 시선이 아직 많아 너가 그 공동체안에 들어가있는 법을 알아야되"라는 말을 들었는데 저는 귀닫고 제 작업에 담긴 내말만 하는, 시대나 사회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의 경향도 없고 (물론 가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마다 다르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아서 예술적 교감을 하기 위해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 있는 대학이라는 커뮤니티에 가겠다는 건데 이 말이 과연 필요한 말인가 싶고..? 암튼 이런 것들이 자기합리화인 건지 다른 사람 말도 들어보고 싶어서 글 올렸고요
학교는 무조건 한예종만 생각하고 있어요 수능은 안봐도 되고 내신이 10%인가 들어가고 포트폴리오랑 자체시험이랑 자체 실기 시험과 면접봅니다! 자체시험은 수능이랑 비슷한 난이도인데 국어는 예술지문이 확연히 많고 수능보다 좀 어려운 편이라 들었고 영어는 토익이랑 비슷하다고 들었습니더 기출문제 뽑아서 봤는데 저도 그렇게 느꼈구요 제 계획은
검정고시생이니까 주위 도서관에서 검정고시 공부랑 좋아하는 미술사,철학,미학,심리학 등등 이랑 과학이나 경제같은 다양한 책들 읽고! 영어 공부 열심히 하고! 평소 작품 구상해 놓은 것들로 일단 다 구현해놓고 부족하면 포폴 학원에서 실기시험과 면접 준비하고! 혹시나 검고를 일찍 붙으면 프랑스어를 한번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 한 질문과 또 하나 질문이 있ㄴ데 대학을 한군데만 넣는다는 그런 위험 감수와 도서관 생활을 한다는게 얼마나 고독?하고 힘든지 오르비분들이 더 잘 아실 것 같아서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는 제가 가려고 하는 길에 대한 불안감이나 이런 건 없는데 다른 분들 의견이 도움이 될 때가 많은 것 같아 이런 저런 얘기 적어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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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호샘 · 420950 · 15/02/02 04:07 · MS 2012

    검정고시는 상식이하 수준으로 쉬우니 기술가정 미술 등 필수 선택 몇개만 2~3일 정도 보고가면 될거에요.

    저도 고1때 바로 수능 봤는데 살면서 검정고시에 의한 불이익 받은적은 없는것 같아요. 조금 쓸쓸하긴 한데 요즘은 독재반같은곳이 잘 되어있으니 괜찮을거에요.

    한예종 정말 좋아요 학교 생활도 이쁘고 예술하는 사람들 끼리 모여있다보니 사람들도 좋고 4년 동안 많이 배우고 좋은추억 많이 만들거에요.

    꼭 붙어서 내년 이맘때 쯤 한예종 합격수기 하나가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화이팅:)

  • 강아지은실이 · 549382 · 15/02/02 11:24 · MS 2014

    우선 검정고시는 내신이 수능등급입니다 수시는 검정고시고졸자격증 점수반영인데 이건 올백맞으세요 저는 이과지망 재수생인데요 검고출신입니다 고2끝 겨울방학에 사정상 자퇴했는데 그 당시 내신은 전교십등안이었고요 모의는 225였습니다 제가 문과에서 이과준비하는케이스라 그 당시는 문과였는데요 자퇴하고 진짜 삼개월 한양핟원인가 끊고 수업만 들은게 다임에도 가정과목빼고 올백이었어요 님도 잘 하실거에요 정말 기초가르치고 문제가 거의 비슷하거든요 그냥 문제만 외워도되는정도임 한예종이면 검고출신이라고 그닥 문제는 없네요 설대같은경우는 기회균형으로 소수만 뽑는데

  • 강아지은실이 · 549382 · 15/02/02 11:26 · MS 2014

    근데 예술이면 어딜가나 잘 하실거에요 하지만 입시를위한한예술이면 글쎄요 학교네서 돌으가는데로 따라가는것도 방법이라고생각합니다 예체능은 잘 모르겠지만 개인소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