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4개월 공부하고 고려대 합격하기 - 압축 공부법에 관하여
[현역] 일반고에서 정시를 준비한다는 것 [https://orbi.kr/00055333063]
안녕하세요. 공지했던 대로 가벼운 느낌의 칼럼도 조금씩 올려보려 합니다. 저번에는 현역 때 있었던 일을 그냥 생각나는 대로 쭉 적어보았는데, 다음 이야기도 이어서 써보겠습니다. N수 분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현역 분들도 압축 공부법에 대해서는 읽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저는 현역 때 7~8등급에서 국민대 숭실대 소신 지원권 정도까지 실력을 끌어 올렸으니 베이스가 어느 정도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봐야 3등급도 있고 그랬지만, 7~8등급 학생이 4개월 공부해서 서울대를 갔다는 그런 꿈 같은 이야기가 아님을 분명히 알려드립니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일단 한 번 입시에 실패하고 나면 엄청난 무력감이 찾아옵니다. 열심히 살았느냐 아니냐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저는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죠. 지금까지도 그게 마음에 남아서, 어디 강연을 가거나 고등학교 후배를 만날 때 항상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나는 분명히 노력했지만 성공할 만큼 노력하지는 않았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많은 분께 해당하는 말일 테고, 어쩌면 가혹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여러분이 노력하지 않아서 실패한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단순히 '노력 부족'을 실패의 원인으로 여기고 다시 도전하려는 분들은 꼭 이 글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왜 나는 성공할 만큼 노력하지 않았는지, 혹은 노력하지 못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쯤 이야기하고, 본론으로 가겠습니다.
1~5월
1~2월도 아니고 1~5월이라니, 뭔가 특이한가요?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6월이 되기 전까지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딱히 정신 없이 놀지도 않았고, 마음 편히 쉬지도 못했습니다. 그런 게 가능할 리 없죠. 수능이 끝나고 서울대 경영학과에만 원서를 넣고 재수를 결정했는데, 막상 공부를 하려 하니 너무 억울했습니다. 억울..이라는 표현은 사실 이런 데 쓰는 게 아니죠. 하지만 그 감정이 '안타까움'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냥 억울했습니다. 열심히 안 살아 놓고 뭐가 그렇게 억울했는지 모르겠네요. 아마 N수 전에 방황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간은 정말 빠릅니다. 4월이 되어서 모의고사 응시 신청을 했는데, 그때까지도 공부할 의지는 없던 걸로 기억합니다.
마침 6월에 이사가기로 결정이 나서, 이사가면 자주 못 보게 될 고등학교 친구들과 열심히 놀았습니다. 방황할 때의 도피처이자 인생이 꼬이는 데 상당히 많이 기여했던 롤(LOL). 2015년부터 지금까지 8년 차인데, 게임이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모르겠네요. 그때 다이아도 찍어봤고, 새로 만들었던 계정이 겉으로 보여지는 거에 비해 매칭이 워낙 높았어서 나중에는 컨텐츠를 진행하던 방송인까지 만난 적이 있었죠. 야 골드인데 다이아를 왜 만나
갑자기 게임 이야기를 왜 꺼냈냐면, 저도 그냥 게임과 축구를 좋아하는 여느 남학생들과 다르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그게 전부였습니다. 1월 초부터 5월이 끝나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냈으며, 유일한 업적이라고는 롤 다이아 달성한 거뿐이었습니다.
6월
엄밀히 말하면 5월 말에 이사를 했습니다. 지금까지도 가족들과 "이사 안 왔으면 어떡할 뻔 했어?"라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이때 이사한 것이 제 인생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고3 때는 집이나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었습니다. 이사하고 나서 남들 다 가는 독서실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역시 제 인생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역이 바뀌었으니 만날 사람도 없었고, 독서실이 마침 외진 곳에 있어서 PC방을 갈 일도 없었습니다. (재수가 끝나고 찾아 보니, 걸어서 10분 거리에 PC방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공부가 하고 싶었는지 모르죠. '보고 싶은 것만 본다'의 긍정적인 사례일까요.)
너무 오랜만에 공부해서 그랬겠지만 처음 며칠 간은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고3 초반에 15시간 공부하는 데 성공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은 금방 만들 수 있었습니다.
처음 독서실에 가면서 떠올렸던 생각은 이렇습니다. "나는 장기전에 약하지만, 슬럼프가 온다 해도 4~5개월은 버틸 수 있다. 4개월 만에 서울대를 노릴 수 있나? 보통 사람이 하는 공부량의 세 배를 하면 이론상 1년 공부하는 거네. 가능하겠다." 이건 가능충 아니야?
그때도 역시 확신을 심어주셨던 아버지가 계셨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수치만 생각해보면 간단하지 않느냐, 6개월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다.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뭐 이런 말씀들을 해주셨죠. 저도 마찬가지로 생각했지만, 누군가 확신을 심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큽니다. 많은 수험생이 실패하는 이유도 '확신이 없어서'입니다. 저는 운 좋게 이런 도움을 받았지만,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한 번쯤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지.
확신이 없는 도전은 반드시 실패합니다. 뛰어난 분들이 쓰시는 칼럼을 보고 확신을 가져도 좋고, 저처럼 가족에게 받는 응원을 원동력으로 삼아도 좋습니다. 뭐가 됐든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는 거죠.
6월 모의고사는 당연히 결과가 좋지 못했지만, 아직 초반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6월은 준비 단계이기도 했고, 공부 방법도 전과 그닥 다르지 않았어서 어떤 마음가짐이었는지만 간단히 적어봤습니다.
7월
7월 들어서 가장 많이 변했던 부분은 공부 시간이 아닌, 공부 방법이었습니다. 대부분 순 공부시간이 얼마냐에 집중하는데,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작년과 다를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에 빠졌죠. 그때 고민한 이후로 방법을 바꾸었고, 공부 효율이 굉장히 많이 올랐습니다.
글을 쓸 때 자주 언급하는 '압축 공부법'은 이때 떠올린 건데, (물론 저 말은 이미 있는 말입니다. 서울대생 100인이 전하는 말 이었나 아무튼 그런 제목의 책에 나와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뜻은 다소 다를 겁니다.) 고민 과정은 대략 이러했습니다.
어차피 전과목 공부를 다 해야 하는데, 이거 했다 저거 했다 하면 시간만 날리지 않을까? 그리고 계획은 세워봐야 못 지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건 어떻게 해결하지?
저는 플래너와는 잘 안 맞는 스타일입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구체적인 계획이 본인과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한 번쯤 시도해볼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 플래너식 공부의 가장 큰 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의 계획만 틀어져도 하루 공부 계획이 엉망이 된다.'
이런 예를 한 번 들어볼까요. A는 8시 28분쯤에 2분 후부터 공부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친구한테 연락이 와서 답장을 해주고 나니 8시 33분입니다. 어쩔 수 없이 8시 40분부터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유튜브를 잠시 봅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8시 42분이네요. 그냥 9시부터 공부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아 오늘 공부도 밀렸네.'라는 생각을 하죠.
저는 예시처럼 하루를 망쳤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고민 끝에 공부 방식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아마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이 이야기를 들으신 분도 있을 겁니다.)
국어(문법 제외)와 수학을 공부하는 데 합쳐서 4시간 반을 쓰고, 문법 탐구 영어를 공부하는 데 3시간 반을 쓰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남으면 제 2외국어를 쉬엄쉬엄 보기로 했구요.
그리고 세부 계획 속에서 공부 시간을 국어 2시간, 수학 2시간 반 정도로 잡았습니다. 문법, 탐구, 영어는 알아서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배제했습니다. 자율 시간으로 남겨둔 거죠.
국어 2시간 속에 독서 3지문 1시간 10분, 문학 3지문 50분으로 '대충' 잡고 수학도 '대충' 과목 별로 시간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국어와 수학을 공부하기로 한 4시간 반 동안은 몰입하여 공부했습니다.
계획을 대충 세웠음을 강조하는 이유는, 분 단위 계획으로 자신을 몰아세우는 것보다 공부량을 정해두고 그에 알맞는 시간을 배분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말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대략적인 계획만을 세웠고, 독서 1시간 반에 문학 30분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시간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량은 변함이 없었죠.
4시간 반 + 3시간 반 = 8시간을 하루에 두 번만 돌리자고 생각했습니다.
4.5 -> 3.5 -> 4.5 -> 3.5의 네 턴으로 공부하기로 했고, 저는 각 시간대만큼만 집중하면 된다는 생각에 확신이 더 강해졌습니다.
지금부터 자기 전까지 16시간 동안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하는 학생과, 일단 4시간 정도만 완전히 몰입하고 좀 쉬면 되겠다고 생각하는 학생 중에 누가 더 효율적일까요? 전자의 학생은 앞이 안 보일 겁니다. 중간에 계획이 틀어진면 공부하기가 싫어지겠죠.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일단 이거 끝나면 무조건 쉴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니 별 문제가 없습니다.
제 방식을 무조건 따라하라는 게 아닙니다. 처음부터 4시간 동안 완전한 몰입이 가능하면 누구나 성공할 겁니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집중 가능한 시간'을 정하고, 3~4번 반복하는 식으로 공부해보라는 의미입니다. 최대 집중 시간이 2시간이라고 한다면, 2시간 동안에는 그야말로 딴 생각하지 말고 '압축적으로' 공부해보는 겁니다.
그리고 제 경험상 이 반복 사이클이 4번을 넘어가면 정신적으로 상당히 지칩니다. 보통은 3번만 해도 지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나의 집중 가능한 시간이 최대 2시간인데, 수기 같은 거 찾아 보니 15~18시간 정도 공부했다고 하니 사이클을 8번 돌리자." 이러면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2시간밖에 집중을 못 하면 6시간에서 8시간만 공부하세요. 사실 그렇게만 매일 할 수 있어도 성공합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크고, 목표가 높다면 사이클을 여러 번 돌리는 게 아니라 집중 가능한 시간을 늘리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시간을 늘리는 방법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집중 가능한 시간이 2시간이라면 다음 공부 시작할 때 2시간 반 동안 집중하기로 마음 먹어 보고, 안 되면 2시간 10분이라도 집중해보는 식으로 조금씩 늘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는 운동이랑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근육이 발달할 수 있는 이유는 조금씩 강도를 높여 훈련하기 때문이겠죠.
여기까지가 압축 공부법에 관한 이야기였고, 7월 초에 이 공부법을 완성한 저는 정말 말 그대로 앞만 보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조그만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들이 쌓여 가니 공부 자체에 대한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공부가 재밌어졌다면 그건 이미 성공한 겁니다.
8~9월
여름이 되면 슬럼프에 빠지는 건 흔한 일입니다. 상담할 때마다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지만, 슬럼프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를 극복한 사람도 사실 슬럼프와 싸워 이긴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슬럼프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3일 정도 미친 듯이 놀거나, 공부량을 폭발적으로 늘리거나.
저는 공부량을 두 배 정도 늘리는 방법으로 슬럼프에서 벗어났지만, 굉장히 위험한 방법입니다. 수능 때까지 다시 펜을 잡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버티기만 하면 수험생활도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긴 합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3일 정도 정신 없이 노는 걸 추천하는데 학생들은 불안한 마음에 절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3일이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만데" 같은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 뭐."라는 말이 있는 거처럼, 저 또한 그런 생각을 했고 결국 6개월 중에 실질적으로 공부한 시간은 4개월밖에 없었습니다. 슬럼프로 무려 두 달을 날린 거죠.
웬만하면 이런 얘기를 잘 안 하기도 하고, 오르비에서는 그닥 자랑도 아니겠지만 저는 정시로 수능 4개 틀리고 고려대에 입학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연세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올해는 점수 상으로 서울대도 됐는데 서울대 낮은 과(사범대)보다는 연세대 경영이 낫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서울대는 상향지원을 했습니다.
적어도 지금 고민하고 있는 여러분께 확신을 드릴 수 있는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시기에 3일이나 버리는 거? 아까울 겁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겪고 말씀드리는 것이고, 저는 나름의 성공도 거뒀습니다. 나중에 슬럼프가 찾아온다면 제 이야기를 한 번쯤 떠올리는 게 그리 큰 손해는 아닐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간만에 대학 언급을 했는데, 그 정도로 진심입니다.
9월이 되어서 모의평가를 봤는데 결과는 평균 2등급. 객관적으로 중하위권은 아니었지만 서연고 문과를 노리는 학생이 받아서는 안 되는 점수였죠. 그럼에도 확신이 있었습니다.
재수 4개월(슬럼프 포함 6개월)동안 80%의 시간을 개념 공부에 투자했었고, 그때 들었던 생각도 "아직 실전 연습 안했잖아." 였습니다.
예전에 한 번 말씀드렸지만 고3때 담임 선생님께서는 걱정도 안 하셨습니다. 어차피 수능은 잘 볼 거라고.
10월
이때도 중요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국어에서는 선지와 <보기>를 안 보고 지문을 먼저 읽는 습관을 들였고, 문과 수학을 공부함과 동시에 이과 수학도 공부했습니다.
국어부터 이야기를 하면, 칼럼에 매번 등장하는 국어 문제 풀이 방식을 이때 확립했습니다. 계기는 정말 별 거 없었습니다. 쉬면서 공부 관련 유튜브를 잠깐 보는데, 그때 봤던 게 서울대생이 국어를 53분 만에 푸는 영상이었나 그랬을 겁니다. 관심을 끌려고 그러나 싶어서 좀 봤는데, 선지랑 <보기>를 보지도 않고 지문부터 먼저 보더니 문제도 바로 푸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고 나서 나도 한 번 해봐야겠다 싶어서 도전해봤는데, 진짜 되는 걸 보고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어차피 마지막으로 기출을 보고 가야한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이고, 기출 문제들을 보면서 위에 말한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여러분이 보셨던 칼럼의 내용은 이때 머리 속으로 정리했던 내용입니다.
국어에서 무슨 문제가 나올지, 무슨 이야기를 할지 지문만 봐도 대부분 알게 되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문학 파트에서 제시하는 <보기>가 반복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보기> 문제를 보고 나면 총 세 번의 복습을 했습니다. 처음 오답 체크할 때, 자기 전에, 일어나서 이렇게 세 번 정도 보니 외워'질'수밖에 없었다는 건 제 칼럼을 보신 분이라면 이해되실 겁니다.
+ 선지와 <보기>를 안 보고 지문부터 읽은 건 모든 부분에 다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비슷한 <보기>가 반복해서 출제되는 건 당연히 문학에만 해당합니다.
이과 수학은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공부하게 된 거였는데, 예전에 이미 공부를 했었던 부분이라 거부감이 없어서 일단 공부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과 공부를 하라는 말씀의 논리는 간단했습니다.
이를 테면 이런 거죠. 우리가 덧셈을 배워서 2+2+2+2+2 = 10을 알지만, 곱셉을 배우고 나면 2*5=10과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덧셈의 원리를 까먹나요? 곱셉은 덧셈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대략 이런 논리로 아버지께서는 "이과 수학에 있는 이야기들 중에 기본만 알아도 문과 수학에 도움이 될 거다."라는 말씀을 하셨고, 저는 합성함수의 미분법 / 몫의 미분법 / 로피탈 정리 등을 '암기'했습니다. 그야말로 암기만 했습니다. 친구들한테 물어봤더니 합성함수의 미분법을 문과 학생들에게도 알려주는 강사도 있다고 하네요. 분명 저는 공부하면서 도움을 받았고, 단지 이과 수학의 기본만 봤을 뿐인데도 수학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변한 것도 되게 컸습니다.
수능
국어는 무난하게 봤고 친구와 답을 맞춰보는데 수학 30번 정답을 39로 썼다길래 누가 맞냐 토론하느라 한참 시간을 보냈습니다.(저는 38을 썼었죠.) 결국 제가 계산 실수를 한 거였고, 국어도 무난하게 시간 20분 남겼는데도 불구하고 문학에서 쉬운 문제들만 골라서 틀렸습니다. 급하게 쌓아올린 실력은 빈틈이 많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국어 3개 수학 1개 틀려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성적으로 서울대는 제일 낮은 과도 안 되는 걸 보기 전까지는요. 그러게 이과하지 그랬어
마치며
수기 같은 칼럼 형식으로 제 이야기를 담아 보았는데, 저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저런 식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었지만 여러분은 아직 시간이 많습니다. 제가 중간에 말씀드린 공부법을 적용해서 2~3시간씩 사이클 4번 돌리는 거만 매일 잘 지켜도 반드시 성공합니다. 순 공부시간 16시간이 어떻고 18시간이 어쩌고 이런 말들에 넘어가지 말라는 뜻입니다. 반드시 스스로를 끝까지 믿어주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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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게 올린 거 같기도..
요즘 바빠서 업로드 시간이 거의 10시네요 ㅠㅠ 감사합니다!
압축적 공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변화는 깨달음을 얻고 '임계점'에 도달하는 순간 확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10월에 공부법 바꾸고 느낀것도 그런게 아니었을까요..??!
이게 알고 나서 보면 나름 간단한데, 모를 때는 절대 모른다는게 참 안타까운것같습니다
글 잘 읽고 있습니다. 팔로워가 화성가시던데..!
ㅋㅋㅋ 숨님도 같이 가시죠!!!
정말 칼럼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뭔가 느끼고 다음 스텝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대부분 코기토아니면 숨으로 불러서 에르고 1패..
ㅋㅋㅋㅋ 저는 숨님이 어감이 괜찮은거같네욧
문과는 잘 몰라서 그런데 전과목 4개 틀린 문과가 서울대를 못 가는게 ㅎㄷㄷ하네요
나형 시절엔 주요 과목을 4개나 틀리면 못 가는 게 당연했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수학 통합이 엄청 고마웠던 거 같아요. 어차피 쉽게 나와도 실수하는데 어렵게 나와주니 조금 실수해도 서울대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제 원서가 아쉬웠을 뿐..
국어에서 선지와 <보기>를 안 보고 문제를 푸는 습관을 들였고?????????
감사합니다 하마터면 부정행위 의심자로 매장당할 뻔 했네요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저도 이거 보고 뭐지? 했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 칼럼 같아요 이제 오르비 일체 안 하고 가끔씩 들어와서 칼럼만 보는데 도움 많이 된 것 같습니다
4개월 고려대…멋있습니다 정말…!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공부 사이클 간 쉬는 시간을 얼마가 적당한 건가요? 2시간 사이클이면 30분 씩??
그리ㅗ 국어 지문부터 보신다 하셨는데 소설 시 다 해당되는 얘기인가요? 아니면 비문학만?
쉬는 시간은 쉬고 싶은 만큼 정하시면 됩니다. 진심으로요.
10분만 쉬어도 다른 애들 못 따라가는 거 아니야? 이런 식으로 생각해서 급하게 가면 두 달도 못 가서 슬럼프에 직면합니다. 쉬고싶은 만큼 쉬다가, "아 이만큼 안 쉬어도 집중 다시 할 만할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면 쉬는 시간을 점차 줄이시면 됩니다.
지문부터 보는 건 다 해당됩니다!
<보기> 외웠던 건 문학만입니다.
오해가 있으실까봐 글을 추가해두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헉헉
매번 글 잘보고 있습니다 수험 생활중 자꾸 불안감이 들고 확신이 안서서 힘들었는데 많이 도움이 되는거 같네요 우울하신적이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슬럼프랑은 조금 다른 느낌인거 같아요
너무 울적해지거나 하면 저한테 연락하셔도 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슨상님 1사이클 돌리시고 몇분 쉬셨나욤??
처음엔 30분? 정도 쉬다가 집중력 좋아지고 나서는 10분 정도 쉬었던 거 같아요
딱 노래 두곡? 정도 듣고 공부 다시 시작했던 기억이 있네요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같이 반수 성공합시다!
연대 상경 반수 ㅎㅇㅌ!(맞겠죠? 옛날에 도전 그만하니 않는다 본 거 같은데)
아 아무튼 같은 상경끼리 잘해봅시다
님 드립인지 모르겠어요...
ㅋㅋㅋㅋ넵 파이팅입니다! 저는 그냥 학교 다니다가 잘 보면 옮기고 아님 말고 이런 느낌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 말도 제가 했을 거에요! 기억력 좋으시네요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잘 새겨듣겠습니다. 사실 너무 큰 목표를 잡고 2월부터 시작했는데 칼럼내용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겠습니다.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너무 멀리 있는 목표를 바라 보면 결국에 힘이 빠지기 마련이죠 차근차근 공부하셔서 올해 수능 끝나면 꼭 웃을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압축 사이클 공부 갑니다
칼럼 내용이 와닫네요.. 저는 정시 3광탈하고 다시 수능 준비하는데 다른애들은 놀때 공부하는게 억울하고 의지도 없어서 독서실가면 앉아있는 시간중에 절반을 딴생각만하다가 오는거같아요 알려주신 사이클 공부법으로 다시 마음 잡고 공부 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바로 팔로우 때렸슴다…. 글 너무 좋네요 최근에 읽었던 것 중 가장 와닿습니다..!! 곁에 든든한 조력자가 계신 것 너무 부러워요ㅠㅠ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조력자가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죠..
보기를 보지 않고 푼다는 것은 보기를 보지 않아도 어떤 보기가 나올 것인지 예상이 되서 문제가 풀린다는건가요???
그런 것도 있고 이 칼럼 읽어보시면 알 텐데 진짜 그냥 안 봐도 풀리는 것도 있어요
https://orbi.kr/00043547747
좋은 글 감사합니당..
내일부터 차차 적응해봐야겠어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힘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재수 해서 연대 경영에 가시다니 기반+노력이 빛을 발하셨던것 같네요..
-백수 N수생 노베이스 바보 로선 4개월 만에 Sky 대학 합격은 무리라고 보네요..-
마지막 줄은 (혹시 본인 이야기하신 거라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감자탕님께는 아직 시간이 많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독서에서 배경지식 공부를 따로 해야 할 만큼 필수리고 보시는편인가요? 고3 현역인데 할게 많아서 난감하네요 ㅠ
기출 + 연계 교재 지문만 제대로 읽어도 괜찮습니다.
읽고 나서 한 번만 외워두면 배경 지식 쪽은 큰 걱정 없으실 거에요.
영단어 암기라 생각하고 겁먹으실까봐 이 칼럼의 링크를 첨부해드립니다.
https://orbi.kr/00055072889
'외운다'의 의미를 잘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혹시 이렇게 공부하신게 언제 수능이었나요?
21수능이었습니다!
아 그럼 그때 고대가시고 이번에 또 보셔서 연대가신거에요?
그렇게 됐네요 ㅎㅎ..
호감 고닉 데카르트
호감 고닉..은 무슨 뜻인가요 호감이니까 좋은 뜻이라 믿겠읍니다,,
감사합니다 슬럼프가 와서 너무 힘들었는데 많이 위로가 됐어요..너무 몰아붙이지말고 공시에 압박 받지말고 효율적으로!!해야겠네요
저 혹시 두달 동안 슬럼프셨으면 완전 노신건가요??저는 놀고도 죄책감땨문에 공황이 와서요ㅠㅠ머리를 믿고 죄책감은 딱히 안가지셨나요??
완전히 놀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현역 수기에도 써놨지만 슬럼프가 왔다 해도, 그 슬럼프까지도 읃애님의 최선일 테니 절대로 죄책감 갖지 마셨으면 합니다.
제가 아직 어리지만, 인생은 길다는 말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수능 망친다고 인생이 끝나지 않습니다.
공황까지는 아니어도 굉장히 불안에 떤 적은 저도 있었죠. 그런데 "그렇게 불안해할 시간에 공부하면 한 문제라도 더 맞을 거라 생각해라."는 말을 듣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지금 공부가 잘 안 돼도, 버티기만 하면 최소한 내 실력보다 몇 문제는 더 맞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공황이 오는 이유도 자기 자신을 너무 옥죄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마음을 편하게 먹으시고, 평소에 그리던 행복한 미래를 생각하며 앞만 보고 달리시길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힘들면 저한테라도 한탄하셔도 좋습니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면 그것만으로 위로가 될 때가 많으니까요.
하기싫은 과목을 어떻게든 버티면서 공부하는 팁 같은게 혹시 있으셨을까요 ? 저의 경우 문과에서 이과로 전향해 다시 수능치는 21학번 대학생인데 수학이 절실하지만 펜 잡기 이전의 저는 수포자 였던지라 거부감이 저도 모르게 생기는 것 같습니다 ㅠㅠ 느슨하게 놔두고 싶지 않아 노력은 하지만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네요 ..
그 방법론에 대한 것도 하나쯤 쓸까 생각 중입니다.
저는 그렇게 하기 싫은 과목을 공부하는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에는 아무런 생각 없이 책을 읽기만 했습니다. 필기도 안 하고, 생각도 안 했죠. (비유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뇌를 빼고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으니 다시 읽을 때는 충분히 흥미가 생겼습니다.
저는 인강을 듣지 않아서 이렇게 공부했지만, 하루 중에 시간을 정해놓고 매일매일 유명 강사의 풀커리 과정을 인강으로 '보기만' 해보세요. 필기하지 말고, 생각하지 말고, 공부라 여기지 말고요.
그럼 한 번 그 과정을 끝마치고 나서는 흥미가 생길 거고 그때부터 진정한 공부를 시작하는 거죠. 아무리 무념무상 마인드로 강의를 들어도 남는 게 분명 있기 때문에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문학 기출 풀면서 평소에 정답이나 오답 할 때 한번, 자기전에 한번 일어나서 한번 보는데, 선지에서 정답 갈리는 원리랑 느낌만 암기했는데, 보기가 반복되니 보기를 외울 생각은 못해봤네요. 머리를 맞은 듯 하네요. 감사합니다. 보기도 계속 봐주면서 외우면 훨씬 효율적이었네요..
감사합니다
압축공부법 너무 도움 되는 칼럼인거같아요 감사합니다! 근데 문과는 4개틀려도 정말 서울대 못가나요? 너무 충격적이에요..
원점수 288점으로도 제일 낮은 과도 안 됐어요
그때는 수학틀리면 그냥 못 간다고 봐야 했죠. 국어 원점수가 고정 100점인 경우는 많지 않으니
저는 통합되어서 솔직히 너무 좋아요
올해도 제 기준에서 나름 망한 건데 나형 시절보다 훨씬 혜택을 많이 본 듯하네요
4사이클돌리시는 동안 하루에 잠은 얼마나 주무셨나요?? 4개월간은 밥먹는 시간, 자는 시간 제외 공부만 하셨었나요? 그날 공부끝내고 보상이나 그런 건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6월 모고는 몇등급 받으셨어요?
좋은글 감삼당 팔로우해서 하나씩 보고 있어요
선생님 제가 가정 환경상 이제 공부 시작 하는데 기를 받고 갑니다 확신있는 목표라고 생각 하고 남은기간 노력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