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야한다는마음으로 [408254] · MS 2012 · 쪽지

2014-10-31 02: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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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가볍게 픽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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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가볍게 픽션으로.



입학하고 나서 처음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학부생은 7권이나 대출할수 있다고 하니 매우 행복했다.


정신없이 책을 읽다보니 왜 진작 이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몰려왔다.




기나긴 수험생활이 끝나고, 원하는 목표를 이루었을때


나는 정해진 미래 속에서 길을 잃었다.



'대학' 이라는 여지껏 경험했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곳에서,

'의대'라는 정해진 진로 속에서



누군가에게는 아무 고민 없어보일 이 자리에서, 나는 역설적이게도 방황하고 있었다.


'속 빈 강정'

딱 당시의 내 상황이었다.


의미없게 sns나 뒤적이고, 공허한 마음을 채워줄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그러나


한때는 인생의 빛이라고 생각했던 관계가

한줌의 재와 경멸로 끝나기를 반복하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끊임없이 자기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부딪히는 또래들을 보면서,



그리고 누군가로 인해 내가 비교적 손쉽게 얻은 이 위치가 누군가에게는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얻고 싶어하는 자리라는 것을 깨닫고.



비로소 나는 변한 것 같다.


수능이 세상의 전부인줄 알았던 재수생에서, 성공했다는 도취감에 젖은 스물 한살에서.


삶의 의미와, 내적인 성숙을 갈망하는 '진짜' 20대로.



여유로운 예과 생활이 끝나고 내 인생에서 펼쳐질 바쁜 20대, 30대를 지금 같은 '속 빈 강정'으로

 아무 생각없이 흘려보내기는 싫다.


더이상 공허한 인간관계 속에서 나를 발전시켜줄 뭔가를 기대하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해답을 찾아야겠지.



당분간은 속세의 인연에 얽매이지 말고 책속으로 파고 들어야 겠다.


끊임없이 책속의 '그들'과 나를 관찰하면서, 그들이 그들만의 삶을 찾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이제야 나는 비로소,  '진짜'  20대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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