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몽(박희성) [13610] · MS 2018 · 쪽지

2010-12-29 01:56:23
조회수 12,137

[홈드라이] 울 100% 소재의 고급 의류, 집에서 세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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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몽입니다.
예전에 사진관에 커피 이야기를 종종 올리곤 했는데요,
이번엔 좀 쌩뚱맞지만 '세탁'을 주제로 글 한편 올려볼까 합니다. ^^


여러분은 빨래를 어떻게 하시나요? 아마도 20대 이전엔 옷을 벗어 빨래 바구니에 넣어두면, 어머니께서
직접 세탁을 해 주시고, 빨래를 널어 주신 후, 고이 개어 여러분의 옷장 속에 넣어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여러가지 이유로 집에서 나와 혼자 살게 되면 이제 빨래는 우리들의 몫이 됩니다.
빨래는 그저 세탁기에 넣고 돌리면 되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던 분들은 색깔있는 옷을 같이 세탁기에 넣고
빨았다가 모든 흰 옷이 다 물들어 버리기도 하고, 고급 소재의 옷을 세탁기에 돌렸다가 망쳐 버리는 등의
사고를 겪으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아직 집에서 독립하지 않으신 분들은 언젠가 한번 쯤 꼭 겪게 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구요.



- 빨간색 양말 하나 때문에 모두 핑크색으로 물들어버린 레이첼의 흰 옷들 (from Friends 1X05) -


이번 글에서는 여러분들이 직접 집에서 세탁을 할 때 매우 큰 도움이 될 정보 하나를 알려 드리려 합니다.
바로 울이나 캐시미어 재질의 고급 의류를 집에서 세탁하는 방법, 즉 홈 드라이를 하는 방법에 대한 글입니다.



0. 왜 홈 드라이인가?

울이나 캐시미어류의 고급 소재 옷들은 대개 반드시 드라이크리닝을 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로 세탁할 경우 털의 광택도 죽고 옷도 형편없이 수축해 버리는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지요.
세탁소에서 해주는 드라이크리닝은 물이 아니라 '기름'을 용매로 사용하여 오염을 제거하는 세탁법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드라이'크리닝이지요. 그런데 사실, 세탁소라고해서 무조건 믿을만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드라이크리닝을 맡긴 옷을 세탁소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웨트크리닝(물 세탁) 해버리는 경우도
심심찮으며, 그래서 옷이 망가지는 세탁 사고도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또한 드라이크리닝을 한다 하더라도, 일부 비 양심적인 세탁소의 경우 드라이크리닝에 사용되는 기름을
자주 갈지 않아, 옷이 오히려 더 더러워져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겉보기에 얼룩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오래된 기름 냄새 등이 심하게 배어 오는 경우이지요. 몇년 전에도 국내의 모 대형 세탁소 체인점에서 이런
불량 세탁 사례가 적발되어 공중파 방송에서도 다루는 등 사회적 이슈가 된 적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 몇개월 전 수십만원 상당의 고가 자켓을 동네 세탁소에 맡겼다가, 색 변형이 생겨 폐기처분해야 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세탁소에서는 옷 원단 자체의 문제이지 자신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지요.
동네에 나이 많으신 할아버님이 운영하시는 세탁소이다보니, 옷을 맡길 때 접수증 같은 것도 작성하지 않아
보상받을 길도 없었습니다. (세탁소에 옷 맡길 경우엔 반드시 접수증을 발급받으셔야만, 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보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작은 동네 세탁소의 경우 그냥 이름만 적고 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사고가 발생해도 보상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더이상 세탁소를 믿지 못하게 되었고, 집에서 세탁하는, 일명 '홈드라이'에 관심을 갖게 되었
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세탁시 물을 사용하므로 '드라이'는 아니지만, 드라이크리닝과 같은 효과를 집에서 낼 수 있다
하여 '홈드라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저기 조사를 해 보니, 보통 마트에서 '울 샴푸'라는 것을 팔기는 하지만, 이런 울 샴푸를 이용해 집에서 세탁
을 하다가 옷을 망치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국내 '크린에버'라는 기업에서 홈드라이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였고, 관련 제품들을 출시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홈페이지 : http://cleanever.com/ )

국내에서는 드라이크리닝이 적합하지 않다는 흥미로운 의견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옷이 오염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음식을 흘리는 경우일 것입니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육식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고기를
요리한 음식이 묻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드라이크리닝은 기름을 용매로 쓰기 때문에 이렇게 기름 성분에 의한
오염을 매우 잘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고기 음식에 의한 오염 비중이 적습니다. 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큰 오염 사고
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인 '김치' 류에 따른 오염이겠지요. 이처럼 주로 먹는 음식의 종류가 다르기 때
문에 오염되는 원인도 다르고, 따라서 세제도 다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모두 염두에 두고 연구
를 거듭하여 국내 실정에 맞게 자체 개발한 세제가 바로 크린에버 제품들입니다.


몇주 전, 산지 얼마 되지 않은 생지 청바지에 실수로 밝은 색의 램스울 100% 소재의 스웨터를 입고 나갔다가, 팔
부위에 청바지의 색이 이염되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또 세탁소에 맡겼다가 완전히 옷을 버리게 될까봐,
이번엔 크린에버 제품을 구입하여 직접 집에서 세탁하는 것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 램스울 스웨터가 이염된 모습 -


1.세탁


홈드라이에 사용하는 것이 바로 이 제품입니다. 크린에버에서 자체 개발한 이 세제는 물로 세탁을 하더라도
옷의 수축이나 변형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얼룩도 쉽게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제품 특징
- 울(모), 실크, 마 및 앙고라, 케시미어 의류들 이젠 가정에서도 드라이크리닝처럼 세탁할 수 있습니다.
- 실크 소재의 고급 블라우스, 패션 소품인 모자와 가방, 란제리 등 저자극 세탁으로 섬유에 안전합니다.
- 수축ㆍ이염방지제의 배합으로 의류의 수축, 손상, 탈색 등의 우려가 없고, 광택과 촉감이 살아납니다.
- 전국 10,000개이상 세탁업소에서 드라이크리닝 대용 물세탁에 애용되고 있는 신뢰성있는 제품입니다.


설명서를 참고하여 이 제품의 원액을 이염 부위에 바르고 10분 정도 내버려둔 후,
디지털 온도계를 이용하여 정확히 40도에 맞춘 물 2L에 세제 12ml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10분간 이염 부위를 담궈 두었습니다.
10분이 지나자 놀랍게도 이염 부위에서 파란색 이염이 전부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염이 사라지지 않을 경우 5~10분 간격으로 물의 온도를 10도씩 올리라고 되어 있습니다.)


2. 헹굼

다음은 헹굼 단계입니다. 먼저 찬물로 1차 헹굼을 한 뒤 2차 헹굼시 아래 제품을 물에 풀어줍니다.

마찬가지로 크린에버에서 자체 개발한 '광유연제'라는 제품입니다.

◈ 제품 특징
- 물세탁 후에 감소된 감촉과 광택을 살려주며, 정전기 방지 및 주름을 방지합니다.
- 발수성이 적어 니트 등 흡수성이 요구되는 유연가공에 적합하며, 끈적임 없이 보송보송한 느낌을 줍니다.
- 무색, 무취 액상타입으로 인체에 무해하며, 내열성과 내광성이 뛰어나 실리콘 특유의 황변이 생기지 않습니다.
- 수축 방지 역할 뿐만 아니라, 이미 수축된 의류의 형태 복원이 가능합니다.
- 고급소재의 의류 제조시 부드러움과 탄력, 광택을 위해 사용되는 최고급 수지가공제입니다.

위 제품을 물 2L에 10ml정도를 넣고 스웨터를 2분간 헹구어 냈습니다.


   - 세탁 및 헹굼 직후의 모습. 이염이 깔끔하게 제거되었습니다. -


3. 탈수

스웨터는 탈수가 매우 중요합니다. 심하게 쥐어 짜면 옷의 수축이나 변형이 오기 쉽기 때문입니다.
스웨터를 탈수할 때에는 가볍게 물을 짜낸 뒤, 방바닥에 커다란 수건을 한장 펼쳐 놓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스웨터를 놓고, 위에 또 한장의 수건을 덮습니다. 그 후 손으로 꾹꾹 눌러서 물을 흡수
시켜주면 됩니다.

말릴 때에도 옷걸이에 걸면 젖은 옷의 무게 때문에 옷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빨래 건조대 위에
잘 펴서 말리는 것이 좋습니다.


    - 빨래 건조대에 펼쳐놓고 건조중인 모습 -


   - 완전 건조 후 울 본래의 질감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모습 -


4. 마치며

좋은 소재의 옷이라고 무조건 비싼 것은 아닙니다. 가령 유니클x 브랜드의 경우, 램스울 100% 스웨터도
3~4만원 정도에 구할 수 있지요. 울이나 캐시미어로 된 스웨터를 입어보면 면 재질의 스웨터에 비해
확실히 옷이 더 가볍고, 더 따뜻합니다.

그런데 이런 고급 소재의 옷은 세탁시 옷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고, 또 세탁에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싼 소재의 옷을 입으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탁이 두려워 좋은 소재의 옷을 입지 못하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지요.


- 언제까지나 어머니께 빨래를 맡길 수는 없는 법! -

개인적으로 홈 드라이에 대해 연구를 하고 또 직접 시도해본 결과 대단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사고의 위험도 훨씬 적을 뿐더러, 비용적인 면에서도 의류 한점당 세탁비용 단가는 약 50원~100원 정도밖에 
들지 않습니다.

더러워질 때마다 매번 드라이클리닝을 하고, 행여 옷이 망가진다면 그냥 버리고 새 옷을 사 입을 여유가 있다면
상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이처럼 집에서 직접 홈드라이를 시도해 보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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