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세아린 [546] · MS 2002 · 쪽지

2022-02-02 21:06:36
조회수 3,980

설날 이벤트 환자들

게시글 주소: https://mission.orbi.kr/00043729066



예전 추석 이벤트 환자들에 이어서 이번에는 설날 이벤트 환자들입니다.


예전글은 https://orbi.kr/00032454447 참고해주세요



참고로 코로나 이전 스토리들입니다.




이번에는 환자분들이 아니라 보호자분들이 주인공이고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가서 그런지 쓰다보니 너무 절망편이 되버려서 몇개는 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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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3 입으로 효도하기


종족 : (자칭)효자효녀

주 속성 : 낯설음

특징 : 병원비 안냄



여기 환자분이 계십니다. 중환자실 갈까 말까 아슬아슬 하네요. 이미 대화는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아, 저기 보호자분이 계시는군요. 몇주째 간병인 침대에서 쪽잠 주무시면서 항상 환자분 옆을 지키시며 지극정성으로 간병하고 있는 진짜 효자효녀분입니다.

아침저녁으로 회진할 때 면담하고 상태설명드리고 같이 상의하면서 치료방향 다 잡아놨습니다.


연휴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정말 고생했던 보호자A는 빨간날동안 보호자B와 교대해서 간만에 집에가서 씻고 쉬고 챙길것좀 챙기러 갔습니다.


보호자B가 면담하고 싶다고 의사를 찾는군요. 환자분 상태가 어떤지 궁금하다고 합니다. 이번에 처음 왔으니까 궁금할게 많을겁니다. 당연히 설명드려야죠.

근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보호자A와 결정해둔 치료방침이 맘에 안드시는군요. 환자분 연세와 상태 고려해서 환자분에게 힘든치료는 가급적 안하기로 했는데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를 다하겠다고 합니다. 보호자들끼리 상의가 잘 안된걸까요?


보호자A에게 연락합니다. 보호자A는 병원에서 연락올일이 없는데 깜짝 놀랍니다. 갑자기 위독해지셨나? 하고 걱정합니다. 보호자B가 어쩌고 얘기를 해주니까 자기가 전화해보겠다고 합니다.

잠시뒤 극대노한 보호자A가 병원으로 처들어옵니다. 전화로 해결이 안된걸까요?

A  : 야!! 뭐가 ㅁㅈㄷ마ㅓㅗ미며노

B  : 아니 그래도 하는데까지는 해봐야 할거 아냐

A : 너는 무슨 매ㅑㅛㅂ재ㅑ독새ㅕㅑㅁㄴ숑ㄹ

B : 그래도 아버진데...

A : 무슨 ㅁ재냑매져댜ㅛㅐㅑㅕ몬ㅇ

B  : 아니 자식된 도리가 있는데...


보호자B가 억울해하고 있습니다. 보호자A가 화내는게 이해가 안되는 것 같군요.

보호자A는 계속 뭐라뭐라 하는데 보호자B는 한가지 패턴 뿐입니다. “그래도 아버님인데 하는데까지 해야지”


A  : 됐고!!! 그럼 앞으로 간병도 니가 하고 병원비도 니가 내 !!!

B  : ..........

A : 왜 !!! 자식된 도리라며 !!!

B  : ..........

A  : 왜 말이 없어 !!!

B  : ..........


결국 입으로만 자식된 도리를 외치던 보호자B는 GG 치고 맙니다.





패턴4. 어머님이 많이 아프시데요


종족 : (자칭)효자효녀

주 속성 : 1년에 부모님 얼굴 2번봄(설날 + 추석)

특징 : 부모님이 아프다고는 하는데 어디가 아픈지는 모름 + 물어보면 화냄


정말 오랜만에 본가 찾아와서 부모님께 안부인사 여쭈면서 예의상 어디 편찮으신데는 없으시고요? 했을때 아픈데 있다고 대답하는 순간 리젠됩니다.


이런 이유로 보통 명절 당일보다는 명전 전날에 리젠될 활률이 훨씬 높으며

대부분 응급실로 처들어오고 심지어 가끔은 119 불러서 타고오기도 합니다.


패턴 1, 2는 필드와 상관없이 출몰하지만 패턴4는 서울권필드에서는 별로 출몰하지 않고 시골(지방 X, 시골ㅇ)필드에 많이 출몰하는데

높은확률로 50대 아들과 70대 할머니가 쌍을 이루며 분명 환자는 할머니로 되어있는데 옆에서 보호자가 상당히 어그로를 끄는데 이때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보호자가 어그로 끈다고 보호자한테 ‘구체적’으로 어디가 불편하신지 물어보면 답변은 안해주면서 순간 버서커모드로 변하면서 엄청나게 화를 내거든요


내가 비록 안부전화를 반년에 한번 할까 말까 하지만 내가 이렇게 효자인데

내가 비록 추석에 한번 설날에 한번 1년에 두번 찾아뵙지만 내가 이렇게 효자인데

내가 비록 평소에 어떻게 지내시는지는 모르지만 명절이라고 병원에 모시고온 내가 이렇게 효자인데

저 의사놈은 왜 빨리 치료해줄 생각은 안하고 자꾸 내가 모르는것만 물어보고 있는거지? 하면서요


그래서 어그로를 무시하고 환자 본인에게 어디가 불편하세요? 하고 여쭤보면

몰러, 그냥 나이가 드니까 온몸이 아프지 하는 패턴과

몰러, 딱히 아픈덴 없는데 아들이 가보자고 해서 왔지 하는 두가지 패턴으로 정신을 혼미하게 만듭니다.


일단 검사를 원해서 검사를 해보면 특별하게 나오는건 없습니다. 아, 나오는게 있긴 있죠.

환자분은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거 정도? 문제는 여긴 응급실이라는거죠.


공략방법으로는 잘모시고 왔다고 "칭찬"’해주는게 중요하며 당장 큰 문제는 없으니까 앞으로 병원 잘 다니시라고 해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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