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력 칼럼 시리즈 2. 독해력이란 무엇인가
독해력이란 말은 참 흔하면서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독해력을 향상시킬까 하는 궁금증이 시원하게 해소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의 당장의 필요사항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에서 시작해서 독해에 대해 글을 올리고자합니다.
독해 능력은 세 단계로 발전합니다.
기본 독해(Basic Literacy) 단계에서는 글자를 소리로 바꾸는 능력, 자주 만나는 단어(고빈도 단어)에 관한 지식 등 모든 독해에 필요한 기본 능력을 익힙니다. 대부분 취학 전까지 이 단계를 마치지만 사람에 따라서 고등학교까지 부진한 상태로 뒤쳐져있기도 합니다. 이 경우 사람에 따라 더듬거리며 읽는 정도가 틀리겠지만 글을 신속히 읽지 못하기 때문에 의미를 파악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중간 독해(Intermediate Literacy) 단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나 일반적인 이해 전략을 익힙니다. 이 단계에서는 글 읽기에 능숙해져서 여러 음절의 단어의 음가(音價)를 쉽고 빠르게 연상할 수 있게 되고, 자주 등장하지 않는 단어의 음가 역시 자동적(반사적)으로 떠올릴 수 있게 됩니다. 구어(口語, oral language)에서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포함한 세분화된 영역의 단어를 배웁니다. 다양한 읽기 전략을 익혀서 자신의 이해 수준을 점검하면서 읽고 이해가 되지 않았을 때 해결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조금 더 복잡하게 조직된 글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글을 이해하는 데 저자의 의도를 적용하는 것도 시작합니다. 중학교를 마칠 무렵에 이 단계를 완성하는 것이 보통이나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마스터하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학문적 독해(Disciplinary Literacy) 단계에서는 역사, 과학, 수학, 문학 등 세분화된 학문 영역에 맞는 독해 전략을 익힙니다. 미국의 연구자들은 대부분의 고등학생이 기본, 중간 독해 기술을 마스터하여 영어시간에 이야기 글(narrative story) 읽기를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그들 중 많은 학생은 과학, 역사, 문학, 수학, 기술 방면의 어려운 글을 이해하게 해줄 학문적 독해 단계에는 전혀 도달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위 피라미드 모양처럼 기본 단계의 독해 능력에 대해서는 이를 완벽히 갖추어야 한다는 의식과 그에 상응하는 지도가 풍부한 반면 중간 단계와 학문적 단계의 독해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함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해서 고급 독해 기술을 가르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 분석했습니다. 그래서 소수의 학생들은 학문적 독해에 도달하는 반면 대부분의 학생은 그렇지 못하고, 더 불행한 것은 대부분이 그럴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대학에 진학하고 이후로 대학원이나 직업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 전문가적인 지식을 갖게 되지만 그것은 독해 능력, 즉 새로운 정보의 습득 능력이 향상된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활동하는 세계에 필요한 지식을 이미 축적했기 때문에 그에 관한 더 이상 새롭지 않은 글을 읽고 이를 응용할 뿐이기 때문에 고급 독해능력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어떤 방면의 전문가가 될수록 다른 방면에 문외한이 되어 가는 것은, 자신의 영역에 관한 충분한 지식에 만족하고 다른 영역을 접할 능력-독해력을 더 발전시키려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필란드같은 유럽 국가는 성인들을 위한 읽기 교육도 평생 교육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어린시절부터 시작해서 중학교 무렵에서 성장이 멈춰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고등학교에 진학한 다음 수능이 요구하는 기본적인 학문적 읽기 능력을 어떻게 갖출 것인지 대부분 알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수능 국어(언어) 점수가 높은 학생들도 왜 자신이 좋은 점수를 받는지, 어떤 능력이 있어서 그런지 잘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도 후배들에게 올바르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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