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 구조도 그리는 법 = 출제하는 법
I. 들어가며
이 글은 2018학년도 수능을 대비하며 내가 만들었던 지문 구조도 그리는 법을 설명한다. 지문을 여러 회독 분석하면서 내가 깨달은 것은 첫째는 지문의 주제와 상관없이 정보의 층위가 항상 비슷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같은 층위를 사용하되 다른 상황을 제시한다는 것이었다. 이 개념을 어렴풋이 알고 있는 채로 대학에 와서 정보학과 컴퓨터과학을 공부하고, 이게 '정보의 층위'라는 것을 깨달았다. '층위'가 무엇인지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예시를 지문으로 들어 학생들의 이해를 높이려 한다.
II. 정보의 3층위
수능 비문학의 모든 정보는 무조건 3층위 또는 4층위로만 전개된다. 아래를 보자.
2020학년도 수능 바젤협약 지문
해당 지문은 2020학년도 수능의 바젤 지문을 지문을 읽고, '기억'나는 정보로만 구조화시킨 것이다. 실제로는 자기자본이 뭔지, 단기후순위 채무가 무엇인지, 분수식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가 더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나 순살쌤은 이걸 기억할 수가 없다.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상위 정보'만 기억하지 하위 정보는 기억하지 않는다. 이를 앞서 말한 정보의 층위에 따라 나누면 아래와 같아진다.
순살쌤의 제안에 따라 문장 별 사고를 쓰고, 문단 별 구조도를 그려본 학생들이면 안다. 그리고 이 글을 보고 1주일만 연습해도 안다. 이 3층위~4층위가 모든 지문의 구조를 관통한다는 것을. 그리고 머리가 좋은 학생들 또는 눈치가 빠른 학생들은 알게 될 것이다. 모든 비문학 문제가 [1번째 문제 = 1층위의 정보 판단 요구 -> 2번째 문제 = 2층위의 정보 판단 요구-> 3번째 문제 = 3층위의 정보 판단
요구-> 4번째 문제 = 4층위의 정보 판단 요구] 순으로 출제된다.
ex) 1번 : BIS가 뭐야?
2번 : 바젤 협약들의 특징이 뭐야?
3번 : 표준 모형과 내부 모형의 특징은 뭐야?
4번 : 더 상세한 내용들로 계산 한번 해볼래?
ps1) 예를 들면 이렇게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문제와 이 질문은 약간 차이가 있다.
ps2) 간혹 1층위의 물음을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그게 당해년도 수능에서 가장 어려운 지문일 확률이 높다.
여러분들은 왜 첫번째 문제보다 두번째, 세번째 문제가 어려워지는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보기>가 없는 내용일치인데도 분명히 두번째 문제보다 세번째 문제가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 왜냐하면 미시적이고 상세한 정보로 점점 좁혀들어가기 때문에, 지문으로 돌아가서 확인해야 하는 정보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앞 층위의 정보를 판단하는 것보다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그래서 오답률이 문제순서대로 순차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상당히 뇌과학적인 설계라 볼 수 있다. <보기> 문제가 어려운 이유도 똑같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3, 4분위의 정보를 구체적 사례에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다.
이런 층위로 구조도를 머리 속으로 그리면서 글을 읽을 수 있다면, 또는 지문을 다 읽고 30초-1분의 시간 안에 해당 구조도를 그릴 수 있다면 대부분의 문제를 푸는데 지장이 없다. 물론 구조도에 그려지지 않은 내용도 선택지로 물어보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우리는 선택지의 키워드가 어떤 층위의 어떤 정보에 해당되는지는 기억이 난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도 정보의 위치와 다른 정보와의 관계는 기억이 난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문으로 돌아가면 더 빠르고 정확한 정보 확인이 가능해진다. 모든 정보를 기억할 수 없음을 인지했다면 이 글처럼 정보를 3층위, 4층위로 나눠서 글을 읽어보자. 그리고 문제를 분석해보자. 본인이 이런 구조도를 읽으면서 머리 속으로 그릴 수 있는 사람인지 손으로 써야 하는 사람인지도 고민해보자. 몇달 간 연습하면 머리 속으로도 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장담한다.
순살쌤의 다른 칼럼이나 영상을 많이 봐온 학생들이라면 왜 순살쌤이 공통점과 차이점을 강조하는지 이제 알 것이다. 주제를 바탕으로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해서 새로운 층위의 정보를 분류하고, 이들을 정리해서 문제를 푸는 것이 비문학이라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기준이 있어야 기억이 더 강화되기 때문에 여러분이 파악하기 쉽고 자주 출제되는 요소를 바탕으로 정보를 정리해야 한다. 그 기준이 공통점과 차이점 (이하 공차)이다. 공차를 메인으로 잡되 3, 4분위에서 발생하는 '인과관계, 수식정보' 등은 밑줄 치고 선택지에서 판단을 요할 때 돌아가서 확인해야 한다. 밑줄도 전략적/기계적으로 칠 수 있고 정보 분류도 기계적으로 할 수 있다.
III. 3층위 구조화의 장단점
3층위 구조화의 가장 큰 장점은 지문을 완벽하게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극한으로 숙달되는 학생들은 오히려 기술지문이 더 쉬워지는 기현상이 생긴다. '아 정보량 많은데 어떡하지 ㅜㅜ' 라고 생각하는 학생과 '내가 기출 다 분석해봤는데 어차피 다 기억 못해. 수식 정보는 밑줄만 치고 상위 정보만 잡고 나중에 다 확인해서 풀거야. 그래도 풀 수 있어' 라고 생각하는 학생은 같은 문장을 봐도 처리하는 프로세스가 완전히 다르다.
또다른 장점은 굉장히 직관적이어서, 일주일이 아니라 3일만 해봐도 이게 맞다는 것을 확신하기가 쉽다. 그때부턴 체화만 몇달 동안 하는 것이다.
3층위 구조화의 단점은 정보를 분류하는 기준점을 잡지 못했을 때 정보 처리 과정에서 애로 사항이 생긴다는 점인데, 이를 위해서 '문장 간 사고 분석'을 먼저 시킨 것이다. 1~3월에 이를 열심히 연습한 학생들이라면, 또는 지금부터라도 사고 분석을 1달 정도만 빡세게 쓰는 학생들이라면 이 기준점을 못 잡는 일은 거의 없다. 결국 단점은 추가적인 분석으로 메꿀 수 있다. 그리고 이 단점은 다른 방식으로 구조화를 하더라도 똑같이 발생한다. 기준점 없으면 독해가 나가리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IV. 나가며
처음에는 머리 속으로든 손으로든 이런 식의 구조화를 그리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수학, 영어와 달리 국어의 비문학은 살면서 해본 적 없는 가장 이질적인 공부이기 때문이다. 내신을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비문학을 못하는 학생들도 많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 하지 말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자신만의 독해와 구조화를 만들어, 노력한 만큼의 대학에 합격할 수 있길 기원한다.
문장 간 사고 하는 법 -> https://bit.ly/3s2QVZ6 (순살국어 카페에서 '모범 분석' 참고)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좋아요 0
-
70명 정도 뽑는 과인데 실제로 원서 넣은 사람들 까보면 갑자기 제 앞으로 30명...
-
다군 공대 정원 20명 후반이고 첫날부터 어제까지 5칸 끝자락이다가 오늘 4칸됐는데...
-
혹시 저같은 분 계실까요,,..
-
서울대 정외과가 경쟁률이 벌써 2:1인 걸 보면.. 0
최종은 또 낮아져서 빵 날수도..?
-
Ku자전이랑 공대자전 생명과학자전 이과대학자전 나눠져 있는거 채이가 머임?
-
등록을 2월말에 한다고 치면 전적대 자퇴는 언제 해야 되나요?
-
이런 독서대 책상에 두면 너무 클까?
-
전 현우진 정병호 중에 추천을 받습니다 둘.. 다..? 들어보신 분은 없을거같은데...
-
하나같이 최초합권들만 들어올수가있음? 이게말이됨?ㅅㅂ
-
기습 덕코게임 3
16시까지 나에게 가장 많은 덕코를 쏘는 사람에게 칭찬을 해주겠음
-
진학사 0
223 간다 드가자
-
진짜 모름 이득 되는 거 하나 없는데ㅋㅋㅋㅋ
-
다썼다 0
제발다들원하는곳붙길 그리고나도 오늘부터 ㄹㅇ마음착하게쓰기챌린지한다
-
지급 조건 보니까 국어, 수학, 탐구 중 2과목 이상 만점이라 돼있는데 그럼 수능...
-
마지막날에 칸수 오르는 게 더 위험한 거 맞죠ㅠㅠㅠ? 차피 스나이긴 한데 궁금해서 여쭙니다,..
-
연대 어문은 전날 3~4칸에서 5~6칸 뜨는데 폭날까봐 도망치려는데 여긴 할만할까요?
-
원래 고려대 쓸려다가 ㅈㄴ 고민되는데 하.................... 룰렛을 돌려야하나
-
인하대에서 제일 좋른 공대가 어디인가요
-
첫날부터 쭉 5칸 끝자락이다가 오늘 4칸됐는데 다군 공대고 20명 후반 정원이에요...
-
수능게임 4
설뱃 의뱃 : 난 이게임을 해봤어요! ??? : 그런 놈이 여긴 왜 다시 들어와
-
고대 후한건가요 0
고경 667이 딱 커트라고 생각했는데 665까지 내려가있네
-
이거 다 떨어지면 쌩사수 할게요… 외대 스페인어과 복학은 도저히못하겠어…
-
시간 많이 뺏기나요? 그리고 서울월세 보통 어느정도하나요?(오피스텔말고 싼데)
-
수능수능 1
히히히히
-
1)변표 발표 후 계속 6칸 최초합이다가 마지막날 5칸 최초합으로 바뀐학과...
-
놀러와요 대학생공스타에요 감성적으로 하고싶은데 안될듯... woohooana
-
전글 덕코이벤트 0
팀원 맞추는건 제한없으니까 많관부
-
왜 갑자기 인원이 빠지지...
-
사문 항상 전교1등하던 친구 수능날 레전드로 박고 3떠서 혹시몰라서 써놓은 수시로...
-
책은 더 안사도 되니까 순수하게 교통,밥,웹툰 등 여가 비용임 일단 1월 한달 동안...
-
345로 쓸건데 0
다 소수과인데 상관 없나요? 다군이 7명으로 가장많음… 경쟁률은다 낮아요
-
폭날때 0
실지원 등수?는 안변하는데 원서접수 하고 어둠의 표본이 들어오는 케이스 많나요.?
-
지역인데 최종업뎃 이후로 코빼기도 안보이던 사람들 5명이 들어옴요... 말이되나...
-
확신을 주세요 저거 안정카드로 써도 되죠? 6칸이예요 나머지 다 쟤보다 위험하게...
-
ㅈㄱㄴ
-
비흡연러고 편의점은 처음인데 이건 꼭알아야한다? 씨유 주말 오전임 다른 알바는 홀서빙 해봤음
-
단국대 과교 성신여대 ai융합학부 썼는데 둘 다 거의 7칸이라 붙는다는 가정하에...
-
고대 간호 건사환 보건환경융합 특히 간호 이거 진짜 꿀입니다 지금 한명이라도 꿀 빨면 좋겠어요..ㅠ
-
ㄹㅇ 저만큼 선한 사람이 어딧음
-
에혀
-
인하대 반도체 0
인하대 반도체 903.91인데 합격가능할까요??…
-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예비고3 올라가는 문과 현역입니다 원래 수시러인데 이번...
-
뽑는 사람보다 진학사 상 합격자 수가 적은 과면 충분히 붙는다고 봐도 되너요?...
-
나도 재수할 땐 서성한 이상은 갈 수 있을 줄 알았지 진짜 세상과 잠시 단절될...
-
도라에몽 이슬이도 남자애들 불호라고 거르넹
-
영어 인강 질문 0
영어 인강 처음들어서 질문올립니다. 션티 수강중인데, 8품사,사진에 나온 내용을 꼭...
-
그냥 적당히일하면서 인생날먹하는게 목표임
-
24수능 212114/5 언미영한생지/러시아어 (생명 만점) 6평 212121/8...
-
둘다 6칸 최초합권이고 나군이 이쪽으로 마음이 쏠리는데 머리는 "취업은 경영이다"...
-
너무 귀여워•• 몸값은 이미 잊었어